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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더운 바람 탓이겠지, 아침 일어나니 바깥 공식 기온이 18도, 12월 말일 기온치곤 기록적이다. 약 북위 50 쯤이고, 오늘 낮길이가 8시간 16분인 중부유럽에서 믿기 힘든 현상이 일어났다. 이런 가운데 아침 요가를 끝냈다. 헐렁한 린넨바지에 반팔 티셔츠, 거실창을 활짝 열어 이 해의 마지막 떠오르는 해를 몸으로 만끽한 순간이었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 오늘 망년일, 망년 파티는 비교적 넓고 흑림 높은 지대에 사는 프랑크가 초대를 하였다. 파티에 가져가기로 계획한 요리의 재료를 어제까지 다 마련했고, 오후부턴 요리에 돌입한다. 모두 서양을 준비했는데 이유는 귀한 우리 한국음식은 가능한한 내 집에서만 맛 보는 원칙을 세웠기 때문이다. 오늘 만날 친구들 역시 거의가 채식주의자들, 내가 꽤나 신경써서 준비..
12번째 잎을 낸 몬스테라 알보, 알보 몬스테라가 늠름하게 자라는 중이다. 지난 1월에 잎 두장짜리를 입양해서 두달쯤 적응기를 가지더니 한창땐 3주 간격으로 새 잎을 보였다. 소위 공중뿌리라고 불리는 뿌리들. 하염없이 자라는 뿌리들을 처음 몇 개는 화분의 흙으로 유인했고 그 속에서 깊이 자라는 듯 했다. 그러나 뿌리 숫자가 더해질수록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큰 잎들은 길이가 34cm나 되니, 내 집을 정글로 여기는 듯 하다. 아주 씩씩하게 자라는 중인 알보몬스테라는 처음 데려와서 스타킹을 신겨 키웠고 12개월째 나와 동거 중이다. 흔히 반려식물이라던데, 그건 좀 곤란하다. 엄연히 식물은 식물이니. 좀 부언하자면 나는 저 푸른 엽록소를 단 한 톨도 생산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식물이 나의 사생..
오후 4시 시작예정인데 시계탑을 보니 시계탑에 5분 전이다. 한해 딱 한번 교회가는 12월 24일 성탄전야, 교회에 와 보니 성탄예배가 야외에서 진행된단다. 코로나시국이 선포되었던 지난 몇 년간 교회 문을 닫았던 것에 비해 이렇게라도 할 수 있는 게 어디냐며 다들 서서 시작을 기다린다. 참 많이 생략되고 엉성하지만, 극을 주도할 아이들이 오른쪽 앞으로 등장했다. 앞에 모인 사람들은 그냥 구경꾼이 아닌 적어도 1년에 한번 예배를 보는 예배꾼들. 이 특별한 사정을 다 감안하고 이해하는 사람들 드디어 징슈필 형식의 성극이 시작되고, 만삭의 마리아와 요셉이 하룻밤 묵을 곳을 찾아다닌다. 마을 어디에도 빈 방이 없고, 마지막 한 집에서 "마굿간이라도 좋다면....." 한다. 근데 마리아와 동행한 요셉이 거의 할아..
이것이야말로 놀이이다. 이맘때라야 놀 수 있는 극한의 즐거움이고. 누구에게도 빌려주고 싶지 않은 내 소유의 성탄놀이. 그 하나가 건조된 꽃으로 만든 촛대장식. 전문적으로 말린 것이 아니고, 내 마당에 피었던 꽃들을 버리지 못했을 뿐이다. 이런 식으로 집어서 어디든 걸어두면 저절로 마르더라 얼추 리스 모양을 잡았다. 말려둔 장미꽃과 그 열매, 수국과 푸른 침엽수를 둥글게 묶고 로맨틱한 리본을 달았다. 요렇게 두른 뒤, 양초만 꽂으면 완성! 재료가 남아서 작게 하나 더 만들고. 그 외 남은 푸른 가지로 둥글게 묶고 있는 리본을 묶고 그 아래 종 모양 등을 달았다. 코로나 전후해서 2개 두입했는데, 이제서야 제대로 달았다. 매년 같은 식물에, 같은 문구 작년에 왔던 각설이마냥 이 친구도 꺼내서 앉히고 2m 가..
해발 1천미터 고지 뒷산엔 눈이 쌓이지만, 6백미터 지점 산중턱인 여긴 다행히 비가 내린다. 사진의 낙엽길은 등산로로 연결된 뒷마당 치워도 치워도 다시 수북한 낙엽들은 오는 비가 마치 접착제라도 된 듯 바닥에 눌러 붙었다. 올핸 제라늄 정리도 늦다 추위가 지각을 하는 통에 쉬엄쉬엄.... 낙엽 치우는 도구는 딱 요 빗자루 하나, 이웃들은 바람을 불어 쓸어 내거나, 흡입을 하는 기계를 더러 쓰지만 나는 굳이 빗자루를 고집한다. 한햇동안 마당 나무들이 이룬 낙엽 농사 아닌가, 나름 소중했을 것들을 너무 쉽게 없애면 안 될 것 같다. 노동인가 놀이인가, 얼마전까지는 노동이었지만 이제 점차 놀이 쪽으로 기운다. 마당 한 곳엔 이끼가 새파랗게 살아나고 있다. 다른 계절엔 죽은 듯 지내다가도 꽃들이 지고, 나무의 ..
성탄시장, 종일 비 오는 중에 친구와 잠시 배회하였다. 딱 봐도 무슨 동화인지 알 듯한데, 더 실감나도록 동화 전체를 읽는 인자한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심술을 부리는 언니들과 대조적으로 아궁이 잿더미 앞에 선 가엾은 누구, 그 누군가를 비둘기들이 위로해 주고 있다. 여긴 늑대와 빨간모자? 앞에서 뜨거운 토론을 벌이는 가족. 저 숲이 흑림이었지 아마 하하 동화가 들리는 동안 당나귀도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다시 한번 어린이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다. 과자가게에 손님이 하나도 없다. 비가 제법 내리는 중. 동화를 듣던 아이가 이야기에 앞질러 다 말해주고 있다. 누가 동화를 읽었고 읽지 않았는지 나는 알지롱! 비가 주룩주룩.... 바닥에 푹신한 톱밥을 깔아서 비가 내림에도 다니기에 질척대지 않고..
말고 / 김윤현 물이 많아 이젠 됐다 싶을 때 더해지는 물 같은 관심 말고 이만하면 따뜻하다 싶을 때 더해지는 온기 같은 친절도 말고 배고프지 않을 때 건네는 한술 밥 같은 인정도 말고 땀을 다 식혔다 싶을 때 드리워지는 그늘 같은 다가섬도 말고 어둠에서 다 빠져나왔을 때 내미는 손길 같은 도움도 말고 지루한 장마 끝에 더 뿌려지는 빗줄기 같은 사랑도 말고 - ´반대편으로 걷고 싶을 때가 있다 ´ 한티재 2022 주름 / 이대흠 아침 일찍 일어나 빗소리 듣는 것은 햇차 한잔 쪼르릉 따를 때처럼 귀 맑은 것이어서 음악을 끄고 앉아 빗소리 듣노라면 웅덩이에 새겨지는 동그란 파문들이 모이고 모여서 주름을 이루는 것이 보이네 휘어지며 늘어나는 물의 주름을 보며 삶이 고달파 울 일 있다면 그 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