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과 수직 /이 순간
영화 '바그다드 카페'의 야스민처럼.....
숲 지기
2020. 6. 25. 18:26
어젯밤10시쯤 독일 아우토반 6번 하이델베르크 근처. 주유 중에 본 하늘 풍경,
초승달(사진의 왼쪽 위)을 찍으려 했지만,
노을까지 건졌다.
이 사진을 찍은 직후 만난 주유계산대 아줌마가
내가 운전할 6번 도로의 교통 체증이 심할 거란다.
방금 꽤 큰 교통사고가 났다면서....
귀가 얇은 나는 사고가 났다는 아우토반 즉 고속도로를 포기하고 국도로 접어들게 된다.
딴은 머리를 굴려서 선택했던 국도이었건만 이번엔 또 다른 장애물이 있었으니
그 야밤에 위험물인지 혹은 중기기인지를 운반하는 차들이 길을 막고 있었던 것 느릿느릿 엉금엉금.....
몇 대씩 연이어 움직이는 대형운반차 뒤의 긴 행렬 속에 끼어서
나도 같은 속도록 뒤따라 운전 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자정을 훨씬 넘어서야 귀가 하였다는 것,
평소엔 1시간 거리인데 말이다.
'피할 수 없다면 아예 즐겨라'는 말은 한때 나에게 참 고약했던 대선배의 말이다.
잊을 만도 한데, 이럴 때 명언을 꼭 떠올리게 하여
자신의 악어 같은 행위마저 희석시킨단 말이지.... 여튼.....
초승달이 이끄는 깜깜한 시골길을 느리게 달리며
꿀밤 같은 생각의 호사를 누려보자, 그래서 누렸다.
이 깜깜한 한밤의 길이 바로 '바그다드 카페'로 가는 길이라면,
영화 속 '야스민'의 옷을 입고 그녀의 생을 산다면......
그곳에 상추밭 고구마 밭을 일구어 놓은
노래 잘하는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뭐 안 될 것도 없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