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숲산을 넘다가
숲 지기
2021. 4. 23. 06:26
인디언들이 그랬다죠,
말을 타고 너무 빨리 달렸다 싶으면
잠시 멈춰서서 자신의 영혼이 잘 따라오기를 기다렸다 하죠.
텅빈 봄숲을 이리저리 오가는 동안
요즘따라 그저 기계적으로 운전을 할 때가 잦습니다.
그야말로 멍~~~하게요.
하하
영혼이 인디언식 늑장을 부렸을까요.
앞 사진을 보니 오늘 하산 풍경인데,
오른 쪽 아래가 절벽이고요.
하긴 날마다 다녀야 하는 길 가운데
한쪽이 절벽이 아닌 적은 거의 없지만 말입니다.
출발을 하고 목적지까지,
별 일이 없는 한 멈춘 적도 없는데
잠시 멈췄어요.
한 박자,
숨을 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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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처럼요?
답글
인디언들은 영혼을 참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인 것 같았습니다.
인디언이 쓴 책은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에 영혼이 깃들어 있을 것 같아서요.
그렇게 다니시면 하루하루의 풍경이 달라서 살아가는 나날을 저 숲이 챙겨보고 있을 것 같습니다. -
왜냐하면(아니 제 생각에는) 다 자신의 길을 가는 거니까요.
답글
일러줘봤자 별 수도 없지 않겠습니까?
인간은 다 그렇잖아요.
자신만의 길..........
그런 생각을 하면 아득하지만 생각을 하지 않고 걸어가잖아요.
전 날이 갈수록 그 생각이 골똘해지고 있거든요.-
숲지기2021.05.01 13:45
아, 그렇군요 자신만의 길......
숙연해 집니다.
한동안 저는 어떤 흔적이든 남길까 했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먼저 간 사람들처럼
마치 바람한번 스쳐지난 것처럼 두고 갈까 합니다.
소통이란 것은 시대를 공유하는 가족이나 이웃과만 하면 되지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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