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과 수직 /이 순간
아침 쪽달 보기 30초
숲 지기
2023. 1. 18. 01:41
출근 중이던 어제 1월 16일 아침 7시 40분쯤,
꼭두새벽인 듯 푸른 순간이 도시를 점령하던 때였다.
부슬비를 동반한 습한 계절풍에도
젖지 않고 바람에도 쏠리지 않은 달이 떴었다..
사실은 몇 백미터 앞에 쓰레기차가 가가호호 내 놓은 쓰레기를 담고 있었으니
뒤에 따르던 차들은 걷기 속도로 따라 움직이던 중이었다.
5분 늦을까,
아니 10분은 더 늦겠는 걸 .
집들과 나뭇가지 교회탑이 평등하게 꺼멓고 움직임이 없는 사이
눈 짐작으로 보슬비 물기가 만져지는 헬멧의 오토바이 싸나이가 제자리에 멈췄다.
앞앞에 건널목으로 자전거가 나타났기 때문이어서 서행중이던 나도 브레이크를 밟았다.
다시 30초 추가.
주어진 30초에 뭘 하나?
30초의 명상?
고귀한 30초를 찢어 하늘 쪽으로 시야를 돌리니 눈썹달이 떠 있네.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오래 전부터 나를 주시하고 있었던 듯.
내 짜릿한 달보기
30초 순간*이 허락되었다.
아침 출근길의 쪽달은 그 후 까맣게 잊었었다 다시 핸드폰에서 푸른 배경의 사진을 보기 전까지는.
30초 쪽달보기 따위를 굳이 여기에 올리는 것도 이후에 잊힐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내 블로그엔 뻔한 것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