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과 수직 /이 순간

하필이면 목련꽃 앞에서

숲 지기 2019. 4. 1. 00:12

 

친구가 왔다,

한때 '죽'자고 붙어다녔던

'죽'마고우.

 

 

 

부산하게 케잌을 두어 개 굽고 맞았던 그녀와 정오 즈음에 산책길에 올랐다.

성과 마욜리카 등 화가인 그녀 취향따라 거의 접대용으로 뱅뱅 돌다 보니 배가 고팠다.

바로 이어 저녁초대가 있었던 나는 참았지만

친구는 성안에서 유일하게 구할 수 있는 조그만 아이스크림으로 허기를 떼우는 중.

 

 

 

 

 

 

아이스크림 시식 장소가 하필이면 저 멋진 목련꽃 앞,

 

 

 

 

 

 

 

 

 

 

 

의외로 그럴싸하여 여러 장 찍었는데,

이제 보니 아이스크림 때깔까지 꽃잎을 닮았네.

사진들 공개한 걸 알면 친구가 뭐라 할테지.. 하하

 

 

 

 

 

 

 

 

 

 

 

 

 

 

 

 

 

 

흑림 숲마을의 들꽃 같은 친구, 볼수록 짠~~ 하네....

먼 곳에서 왔는데 내 약속 있다고

아이스크림 하나로 허기를 달래라 했으니......

 

미안....

 

 

  • 이쁜준서2019.03.31 20:44 신고

    목련꽃 앞은 너무도 멋진데,
    하필이면 시장하실 때, 저 작은 아이스크림 하나로,
    그래서 앞으로도 가끔 이 날이 생각나시겠어요. 하하

    답글
    • 숲지기2019.03.31 21:12

      날씨까지 만점인 그런 봄날이었습니다요.
      독일친구들은 쿨해서 전혀 기억을 안 할 겁니다.
      저만 안쓰럽게 여길 뿐일 것이고요.
      목련꽃 앞이어선지 하찮은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인데도 자꾸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 이쁜준서2019.03.31 21:16 신고

      우리 나라 같으면, 동네마다 몇걸음 걸어 나가면 편의점이 있고,
      음식점이 즐비 합니다.
      생활환경이 그러하지 못한 곳이니, 목련꽃은 풍성하게 꽉차게 피었고,
      친구분은 배가 고픈데 드릴 것이 없어서 아이스크림 하나 드렸고,
      대비다 되는 사진입니다. (내용을 알고 보면요)

    • 숲지기2019.03.31 21:56

      이 시각에 깨어계시다니요, 놀라우십니다.
      여긴 오늘부터 써머타임이 시작되어 지금은 밤 9시 56분입니다.

      전체 숲과 성에는 가게가 없고요, 그나마 있었던 게 허름하게 우산 하나 펴고 설치한 아이스박스 속의 아이스크림 뿐이었습니다.
      어딜 가도 맛난 음식들을 먹을 수 있는 음식천국인 우리나라,
      참 그립습니다.

  • 알 수 없는 사용자2019.04.01 03:57 신고

    목련꽃이 먹을 수 있다면 아이스크림 같은 맛이면 좋겠다 싶네요. 친구랑 시간 보내기...또한 좋겠다...ㅎ...합니다. ^^

    답글
    • 숲지기2019.04.01 19:26

      그렇죠,
      만개한 저 꽃은 보기만 하여도 배 부를 것 같죠.
      간만에 아주 좋은 시간 보냈습니다.

  • 노루2019.04.01 05:13 신고

    어울리는,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림이라
    한 번 내리 보고 다시 오르락 또 내리락 ㅎ

    답글
    • 숲지기2019.04.01 19:35

      저의 친구를 잘 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숲사람의 인성을 숨길 수 없는 우린 아주 소박합니다.
      나이가 들면 친구끼리 더 의지를 할 것 같고요.

  • eunbee2019.04.01 08:55 신고

    죽자고 붙어다니던 죽마고우,
    마욜리카 그림처럼 매력적인 친구,
    숲지기님의 인상이랑 많이 닮았어요.

    이방에서의 단짝 친구,
    큰애에겐 크리스틴이라는 친구가 있지요.
    서로에게 너무도 좋은 친구,
    그런 사람있어 다행이에요. 모두들...

    답글
    • 숲지기2019.04.01 19:41

      우린 닮은 게 하나도 없지만 어찌하다보니 거의 20년지기가 되었습니다.
      따님께서 은비님을 닮으셨을테니,
      주변에 분명 좋은 친구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크리스틴, 참 정감이 가는 이름입니다.
      모두 아는 쉬운 이름을 급조해야했을 때, 한때 저의 명함에 크리스틴이라썼습니다.
      지금도 아주 가끔 그리 부르는 친구도 있습니다요.

  • 파란편지2019.04.07 03:17 신고

    처음의 두어 장 사진을 보며 '이 사람 좀 봐! 목련꽃잎을 먹네?' 했습니다.
    사진을 보고 글을 읽으며 비로소 저게 꽃이 아니로구나 했습니다.
    이건 설명이 없다면 다른 생각을 하기에 충분한 장면이 분명합니다.^^

    답글
    • 숲지기2019.04.07 23:27

      친구니까 그렇게 보이는지,
      뭘 해도 예쁩니다.
      설사 꽃잎을 먹고 있어도 말입니다.
      친구사이 서로 존중하지만 어떤 부분은 가치관이 너무 달라서
      충고도 하고 일부러 몇년간 거리를 둬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했던 것조차 미안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