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잘 지냅니다.
잘 지낸다는 말을 씁니다.
사실 잘 지냅니다.

겸사해서 사진 몇장 올리고요.
텅빈 거립니다. 서 있는 차 외엔 거의 죽은 듯 멈췄습니다.
가장 활발해야 할 정오 쯤이고요.

마찬가지인데, 가로수도 없는 응달이 진 거리같죠.

간만에 행인의 뒷모습이 보여 기념으로 찍었습니다.
여기가 아주 번화한 주택가인데,
바이러스가 아주 싸늘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 근처에 유명한 전통 주말시장이 있는데,보나마나 폐쇄를 했겠지요.
보기 싫어서 그곳엔 일부러 안 갔어요.

반가운 자전거 한대, 이 또한 기념으로 찍었고요.

텃밭의 미라벨레(매실 매화와 비슷)꽃이 한창이죠.
미안해서 어젠 한장 찍어 주었습니다.
인간세계와 달리 로즈마리도 꽃 피느라 바쁩니다.
최절정기죠.
저녁무렵 신호등 앞인데,
더 당겨찍지 못했네요.
뒷자리의 오른쪽 창문 ㅎㅎ 겨우 찍었지만 마음에 들어요.
앞 사진보다 약 5분쯤 지났을까요,
하늘에 뭔가가 보였죠.
누가 잘라낸 새끼손톱 만한 표시, 보이시나요?
네, 새달이 시작되었죠. 내일이면
저 눈썹달은 조금 더 살이 쪄 있을 겁니다.
이상,
저는 잘 지냅니다.
이 글 읽는 분들, 꼭 건강하게 살아남아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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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포스트들 보면서, 잘 지내시는구나, 했는데
답글
기자님으로부터 직접 들으니 더 반갑네요. ㅎ
늘 그렇지만 사진들이 다 아주 좋아요. 저 저녁놀은
일품!
우리 나라 생각하면 여전히 부러운 건 저런 가로수들,
일본 공원에도 큰 나무들이 충분한 거리 두기를 하고
서 있는 게 보기 좋더라고요. 종로 옛 문리대 교정에도
일제 시대 심은 나무들이 아마 아직 서 있을 텐데 ... -
마음에 드신다 하신 사진은 저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답글
예사롭지 않은 거리 사진은, 기념이 될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시인, 소설가들이 이런 얘기를 수없이 쓸 것 같고요.
이미 오래전에 쓴 작가들도 있긴 하지만요.
"살아남아요 우리!"도 마음에 썩 들고,
그 아래 선물 같은 나무 한 그루도 아주 좋은 나무입니다.-
숲지기2020.03.29 01:47
바이러스창궐에 따른 비상대책이라지만,
가족까지 떼어놓는다는 불만이 여기저기 터져나옵니다.
곧 부활절인데, 가족들이 만날 수 없다면 명절이 무슨 소용일까요.
무엇보다 조부모들이 제일 위험하시다니요.
까뮈의 '페스트'를 저도 자주 떠올립니다.
아래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상황을 보면
암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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