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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밤의 외로움 / 박서영 열대야를 고장 난 선풍기 한 대로 보냈다빗나간 목을 두꺼운 스카치테이프로 동여맨밤새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에 정이 들었나선풍기를 끄면 잠이 오지 않는다밤새 텔레비전을 켜놓고 자는 사람을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셋이서 한꺼번에 한 사람을 지목한 적이 있다는 것을알고 있는 달은 병을 앓다가 그들을 놓아주었다나는 달의 뼈 하나를 집어 뭔가 쓰고쓰다가 지우고, 지우고 다시 쓰면서괜스레 선풍기의 미풍 약풍 강풍 버튼을 번갈아 눌러보았다죽기 전에 저 고장 난 선풍기를 가장 먼저 버려야겠다고심장에 몇 마디 꾹꾹 매장해 보는 가을 밤선풍기는 어떤 무늬를 가진 새처럼 울기 시작했다고장 난 선풍기 속에 부엉이가 사나밤의 외로움은 날개를 접고 부엉부엉 울다가슬픔을 탈탈탈탈 털어내기를 반복한다그..
네팔의 히말라야 빙하 산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다른 대륙이지만 역시 빙하를 보고왔던 터라 마음이 참 안 좋다.여름이 올해처럼 뜨거우면 빙하는 지구의 문제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스위스 알프스의 얼굴마담격인 마테호른의 암벽도 부식되는 등 안전에 큰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는데역시 원인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것으로,이미 그쪽 방면으로 손을 쓰고 있는지, 연구싸이트가 뜨곤 한다. 이야기를 글 제목으로 돌려보자.체르마트는 해발 1,610미터에 위치한 고산마을이다.인구 약 6천 명에 243평방 킬로미터의 스위스에서 손꼽히게 넓은 지방 자치체이기도 하다.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이 마을 주변으로 해발 4천미터를 넘는 봉우리를 38개나 되고이탈리아와도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는 점인데 다만 그 경계는 자동차나 기차..
큰 산을 목이 아프도록 올려다 보고싶었을 뿐,그 옆이나 뒷면까지 굳이 만날 생각은 없었다.그럼에도 나는 어쩐지 산 위 풍경을 보는 케이블카 매표소로 홀린 듯 들어섰고 그곳에서 티켓 한장을 손에 들었다. 티켓은 132스위스 프랑(우리나라돈으로 방금 환산해 보니 약 23만원) 여럿이 여행한다면,그리고 미리 예약 한다면 아마 할인방법도 있지 싶다. 카에블카에 오르자 슈웅~ 순식간에 야트막한 산을 넘고 산마을 체르마트가 멀어진다. 여러 다양한 산풍경들이 있었지만 나는 큰산 마테호른*에 꽂혀서 위로 오를 때는 그곳에 눈을 고정했다. 세계에서 가장 잘 생긴 바위산,드디어 빼어난 자태를 눈 앞에 본 순간!!!!!.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배경으로 큰 산이 솟았고 어느 새 ..
다시 보아도 아찔한 산길이다.민가도 교회도 있고 하지만 낭떠러지 아슬아슬 도로가 나 있고계곡 저 아래아래로 흐르는 물소리는 그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는 곳이 없다.저곳에 머무는 동안 계곡을 빠져나오는 유일한 방법인 이 산악도로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는데그때마다 운전대 잡은 손이 긴장되었다. 앞에 가는 버스 높이에 눈이 간다.터널에 들어갈 수 있을라나???왕복 차선이 안 되어서 간이 신호등으로 양쪽 교대로 터널을 통과한다. 그리고 정말 웃긴 게 이곳 신호등은 노랑 노랑 초록이다.참고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빨강 노랑 초록. 낭떠러지 계곡 쪽으로 뚫린 이 반쪽 터널은 1961년에 지었다는 말인 듯. 반대쪽 입구는 이렇다.지나다닐 때마다 심난해서 안 보려 해도 자꾸 눈이 갔다. 여긴 보수를 끝냈..
여행은 떠나기로 마음 먹는 것부터 시작이다.다시 고쳐쓰면, 마음을 먹을 뿐만 아니라신발을 신고서 낯선 곳을 향해 첫발을 디디는 것부터일 것이다. 높은 산 마테호른을 만나러 스위스로 가자! 사실은 반년 전에 스위스 샤프하우젠 은행에 볼 일을 예정했는데 그게 며칠 후이고,그때를 맞춰 미리미리 휴가까지 냈던 것.2백여 km 독일 남부를 지나며 주유를 하고 약간의 시장을 본 뒤(독일 물가가 스위스에 비해 저렴하고, 식당 가게 문 여는 시간도 다르므로)스위스 국경을 넘고 나니 이렇게 위의 사진처럼 스위스로 접어들었다.여기서부턴 조금씩 다른 교통정서 때문에 정신을 차리고 운전해야 한다. 겨울나라 스위스는 여름이 비수기이다.그래서인지 고속도로 곳곳이 공사 중이다.작고 큰 마을과 도로를 우회하도록 했..
해질 녘 가든 풍경이다.신문을 읽다가 문득 해가 졌음(등불이 켜졌으니)을 알았고군데군데 수북하게 핀 무스카텔라살바이*의 고마움을 핸드폰에 담았다. 비슷한 시각 반대쪽에서 본 풍경 그러나 엊그제 저녘 즈음에는 이런 풍경이었다.다 핀 꽃을 자르고 정리하면 그 틈새로 다른 계절꽃이 자리한다. 토마토와 덜 매운 고추들,이번 해도 씨앗을 내고 모종을 심어 이렇게 풍성히 자랐다.이 밭의 큰 벌레인 나를 위해 부지런히 성숙하고 있는 고마운 식물들. 뿐만 아니라 올핸 특히 장미 넝쿨자리에 우리나라 호박 넝쿨을 올렸다. 오랫동안 문앞을 지켰던 장미를 일이 많아서 없앴다.매번 남의 손 빌려서 장미 넝쿨을 정리한다는 게 쉽지 않았고, 가시도 너무 위협적이었고..... 맨숭했던 장미 자리에 호박을 올렸다..
여름 도시/ 이면우아스팔트에 듬성듬성 소나기 고였다흰 구름 발목 적시며 건너는 곳, 거기혼례비행중의 잠자리 한쌍 하늘에서 내려왔다팔월이다그늘 속에서 나는 본다 잠자리 꽁지 처음 물 찍을 때하마터면 소리지를 뻔했다 세 시간 후 바짝 마를 그곳에알을 낳는 무모함. 그러나 이내 사람의 일 또한도로 아닌 일 흔치 않음 떠올리고 평온해진다 잠자리라고도시에서 어떻게 자연스러워지겠는가그러다가 갑자기 몸이 뜨거워졌다 아니다서늘해졌다 저 잠자리들 여기서 알 낳지 않는다면무얼 하겠는가 물 있는 곳에 알 낳는 일 말고혼례비행중인 잠자리 달리 무얼 하겠는가 그리고 다시소나기 퍼붓고 알들은 물길 따라 가다 거기 어디쯤 수초에 붙어자신의 문을 열고 나설 수도 있으리라 잠자리는 몸으로그걸 알고 있었다나는 지붕 밖으로 나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