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독일 흑림
- 흑림의 샘
- 바질소금
- Schwarzwald
- 뭄멜제
- 코바늘뜨기
- 마늘풀
- 프로이덴슈타트
- 익모초
- 뽕나무
- 감농사
- 루에슈타인
- 흑림의 코스모스
- 독일흑림
- 힐데가드 폰 빙엔
- 바질리쿰
- 잔설
- 카셀
- 흑림의 겨울
- 우중흑림
- 흑림의 봄
- 텃밭
- 흑림의 오래된 자동차
- 독일 주말농장
- 흑림의 성탄
- 흑림
- 꿀풀
- 헤세
- 흑림의 여뀌
- 싸락눈
- Today
- Total
목록코바늘뜨기 (2)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3월임에도 꽁꽁 언 대지에 쓸 데 없이 눈이 내리고 딱 금요일 오후를 맞춰서 잡아 두었던 약속을 기약없이 미뤘다 눈 때문에. 별 수 없이 책상에나 앉았다. 앉아서 펼쳐있던 책을 읽는 게 아니고(기분상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손에 잡히는대로 거의 즉흥적으로 도마뱀 한마리 뜨게질로 낳았다. 계획에도 없이, 후딱 낳게 되는 기분이 이런 것이구나 그것도 도마뱀을! 도마뱀 책꽂이, 어디까지 읽었는지 표를 해두는 책 사이 꽂이용. 이어서 꽃모양도 후딱 만든다 마가렛을 좀 닮은 것도 같은. 마가렛 하나 더. 도마뱀이든 꽃이든 책꽂이로는 꼬리가 길~~어야 한다. 길죽하게 책 아래까지 내려와야 읽던 책을 덮은 후에도 어디까지 읽었었는지 금세 알 수 있다. 코바늘 잡은 김에, 평소 요긴했던 생필품으로 눈을 돌린다...
일은 건조하고, 기차여행은 따분하다. 남독일에서 북으로 가는 기차 바깥 경치를 바라볼 수 있는 낮동안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해가 지고 어두워져 기차 안 풍경만 봐야 하는 밤이 되면, 열차 선반 위에 부려놓은 짐가방들은 말이 없다. 무표정하게, 몸을 좌석에 구겨 넣은 그들의 주인들 또한 말이 없다. 스케치북을 꺼내서 바로 앞자리 조는 남자를 그린다 노트북을 펼치고 인터넷 거리 여기저기 쏘다녀도 본다 아, 별짓을 다하였음에도 목적지까지는 두어시간이 더 남았다. 그때 이거다 싶어 짐 속에서 무엇인가를 꺼내며 혼잣말을 한다. "어디, 뜨게질이나 해볼까?" 팬지꽃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첫 시도치곤 꽤나 예쁜데(자화자찬 ㅎㅎ). 코바늘뜨기를 언제 해보았더라? 색상이 딱 3개뿐이어서 뜰 만한 게 별로 없지만 한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