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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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일기/한포기생명

3월의 금요일 오후, 쓸 데 없이 눈 내리면 일어나는 일

숲 지기 2018. 3. 3. 04:40

 

 

 

 

 

3월임에도 꽁꽁 언 대지에 쓸 데 없이 눈이 내리고

딱 금요일 오후를 맞춰서 잡아 두었던 약속을 기약없이 미뤘다 눈 때문에.

별 수 없이 책상에나 앉았다.

 

 

 

 

 

앉아서 펼쳐있던 책을 읽는 게 아니고(기분상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손에 잡히는대로

거의 즉흥적으로 도마뱀 한마리 뜨게질로 낳았다.

계획에도 없이, 후딱 낳게 되는 기분이 이런 것이구나

그것도 도마뱀을!


 

 

 

 

도마뱀 책꽂이,

어디까지 읽었는지 표를 해두는  책 사이 꽂이용. 

 

이어서 꽃모양도 후딱 만든다

마가렛을 좀 닮은 것도 같은.

 

 


 

 

 

 

마가렛 하나 더.

 


 

 

 

 

도마뱀이든 꽃이든 책꽂이로는 꼬리가 길~~어야 한다.

 


 

 

 

 

길죽하게 책 아래까지 내려와야 읽던 책을 덮은 후에도

어디까지 읽었었는지 금세 알 수 있다.

 


 

 

 

 

 

코바늘 잡은 김에, 평소 요긴했던 생필품으로 눈을 돌린다.

일렉피아노의 이어폰 부분,

귀의 고막 앞부분이 가끔씩 가려운데 그야말로 쓰잘 데 없이 예민한 탓이다.

어림잡아 애기발싸개(?) 만한 크기로 후딱 떠서, 애기발 싸듯 씌웠다.

면 소재 뜨게실이어서 피부에 한결 친숙하고만!  

 


 

 

 

 

 

오른쪽의 코바늘과 실로 짠 중간의 작품(?)들.

작품들이라고 쓰는데 뒤가 캥기고, 피노키오의 교훈이 번개처럼 떠오르네.

이 면상에 코까지 길쭉해지면 어떡하냐.

그래, 그냥 '호작질'이라 하자고 하하 .

 


 

 

 

 

 

무무도 달려 왔다.

도마뱀보다는 꽃 옆에서만 서성인다.

짜아식 꽃은 알아가지구,

무무군,

부탁인데 꺾거나 추행은 말거라 그저 바라만 보는 게 꽃이란다~~,

 

 

('me too ' 운동을 응원합니다!)

 

  • eunbee2018.03.03 11:49 신고

    오호호호~^^♡^^
    이렇게 사랑스런 호작질 결과물이라니!
    작품!반열로 모시겠습니다.

    무무가 보내는 은근한 몸짓에 서늘한 충고를...ㅎㅎ

    토요일
    큰애는 청소기 돌리고, 저는 숲지기님이랑 놀고..
    점심 후엔 은비네로 가서 은비 까비랑 ...

    까비 나이가 사람 나이로 104세라네요.
    오늘 아침 카톡에는 까비이야기로 두어 페이지 이어졌어요.
    무무는 몇살?

    답글
    • 숲지기2018.03.03 13:56

      무무의 나이를, 그러잖아도 저도 물어보았습니다.
      근데 아시다시피 아이가 워낙 과묵해서요.
      옛날 같으면 다그쳐서 묻는데,
      저도 이것저것 수행을 하다보니 상대를 존중하게 되었습니다.

      까비는 용케도 나이를 말할 줄 아나 봅니다.
      104세면 연로하십니다.
      저는 1백세 이후 선호하는 장난감에 큰 관심이 있습니다.

  • William2018.03.03 13:28 신고

    뜨게질 잘하십니다.
    아주 creative하게 보입니다..

    답글
    • 숲지기2018.03.03 13:57

      제가요, 웃음이 나옵니다
      왜 웃는지는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하하
      윌리엄님 지구가 돌아요 ㅎㅎ

  • 사슴시녀2018.03.03 14:43 신고

    도마뱀의 순산을 축하 드립니다! ㅎㅎ
    아주 예쁜 도마뱀을 낳으셨어요 숲지기님! ^^
    제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 푸른색과 흰색이라선지...
    첨 보는데...애정이 갑니다!
    타인의 물건에 애정 이라니... ^^

    답글
    • 숲지기2018.03.05 22:53

      애정을 주셔서 영광입니다.
      본래의 것에 비해 제 도마뱀은 징그럽지 않습니다.
      막 만질 수도 있고요 ㅎㅎ
      뜨게실이 딱 3가지 뿐이어서 꽃도 도마뱀도
      다 같은 색상입니다 .

  • 노루2018.03.04 02:41 신고

    숲지기님은 역시 재주꾼이시네요.
    눈이 쓸데없이 내린 게 아니구요.
    펼쳐진 저 책이 정겹게 보이고 읽고
    싶어져요, 읽을 수 없는 독일어 책이. ㅎ

    답글
    • 숲지기2018.03.05 23:16

      책을 가까이 하는 저만의 수단이었지 싶습니다.
      호작질로 책꽂이를 만드는 일 말입니다.
      노루님 덕분에 저도 서서히 책 읽는 습관을 익히는 중입니다.

      저 책은 "표기의 놀라움, 언어의 놀라움 Wunder der Zeichen, Wunder der Sprache"라는 고대 글자 생성에 관한 책인데 선물로 받았던 터라 울며 겨자먹듯 읽습니다.
      저는 선물로 받은 책들은 읽은 후에 짧으나마 독후감으로 되돌려 주는 습관이 있습니다.

  • shinilc2018.03.04 13:51 신고

    제가 좋아하는 색깔이네요..ㅋ 하얀색 포인트도
    잘 어울립니다..
    책이랑 같이 있으니 왠지 더 멋스러운 느낌도 드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답글
    • 숲지기2018.03.05 23:20

      저 색을 좋아하시는군요.
      회녹색? 네이비색? 그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렇게 호작질을 하다보면 겸사겸사 독서를 하게되지 않을까 해서
      수를 쓴 것이지요.
      고맙습니다.

  •  
  • joachim2018.03.08 14:02 신고

    Hi, was sagst du zu dem beginnenden Fruehling? Und zu den Annaeherungen von Nord- u. Suedkorea???

    답글
    • 숲지기2018.03.09 13:18

      Leider haben wir ziemlich boese Freunde. Sie beeinflussen das Schicksal meines Landes.

  • 아침향기2018.03.11 03:33 신고

    책꽂이를 뜨게로~~~
    도마뱀 꽃모양
    책이 읽고 싶어지겠는걸요 ㅎ~

    답글
    • 숲지기2018.03.12 23:41

      빙고!!
      맞습니다, 책과 가까워지려는 일념으로
      이것저것 호작질을 해본 것이랍니다.

  • snooker2018.04.05 13:51 신고

    우씨...
    눈사태, 길 막힌 거, 혹은 멋진 설경을 상상하며 들와뿌렀는딩~~

    ~~~~~~~~~~~~~~~~~

    나쁜 사람은 재주가 많다... 는 당치도 않은 속설... 은 없습니닷.
    헤헤헤 도망가야지. =3=333=33333

    근디 뭔 재주를 혼자 다 갖구 태어나셨다요?
    글도 디게 이쁘게 쓰시네염.
    몬 허는 게 음는 양반이시넵. 흑~

    답글
    • 숲지기2018.04.19 14:48

      도망 가셔도 그곳이 어디신지 훤히 보이는뎁쇼 하하

      칸토르쌤이 그런 분이시져, 세상 재주 다 갖고 나오신 분.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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