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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촌부일기/한포기생명 (84)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누가 뭐래도 늦가을, 남은 꽃들과 채소들과 원치 않는 이별을 해야 한다. 감 따러 가면서 조그만 자루 하나면 되겠지 했는데, 자루를 채우고 몇 개 비닐봉지도 모자란다. 풍년은 풍년인데, 감이 작고 여전히 초록빛...... 완숙한 과일이 되기까지는 아직 얼마 간의 햇살이 요긴하다. 릴케는 '가을 날'이라는 시에서 바로 저 덜 익은 곡식들을 위해 남국의 햇살을 기원했었겠지. 이제 겨울이 시작될 터이니 부족한 햇살을 기다릴 여유 또한 없다. 추수한 감들은 스스로 익어야 겠지. 뿐만 아니라, 더 이상 감당이 안 되는 살림들을 좀 줄이기로 하였다. 윗사진의 로즈마리, 무화과, 뽕나무 .... 약 10년 전 쯤 내가 심고 키운 것들이지만 이들과도 올해를 끝으로 이별하기로 하고.... 다 옮겨 갈 수 없지만 감나무 ..
성질 급한 포도나무가 있다. 솔직이 덜 예쁘네 뭐, 마치 코 묻은 얼굴의 시골아이들처럼. 그러나 보기완 다르게 입 안에 넣으면 톡톡 터지고 또 달다. 요즘 텃밭 가는 이유가 저 포도때문인가 싶다. 새들과 내가 경쟁하듯 따먹는 바람에 꽉 찼던 포도송이가 듬성듬성해졌다. 이른 봄에 처마 밑에서 위로 자라는 가지를 말끔하게 정리했건만 한 성질 한다는 듯이 지붕을 뚫고 솟았다. 뚫고 올랐다가 더러는 다시 아래로, 위로 올라보니 그래도 뻗을 길은 아래 뿐이었다는 건가. 같은 장소에서 윗 사진 같은 장소에서 아랫사진
꽃과 동거하면서 말수가 적어졌다. 그때그때 할 말을 꽃이 대신 해 주기 때문이다. 오래 기다린 탓인지, 저 분홍꽃 필 때는 미미한 울렁증이 있었다. 꽃잎 한장 한장은 세상으로 펼쳐낸 분홍 느낌표. 한 때는 내가 꽃을 키운다고 여겼지만 사실은 꽃이 나를 키우고 있다. 날 선 마음에 물 뿌려 주고 커피 마실 때 친구해 주고 심지어 아침마다 말 걸어 준다. 꽃과 함께 식사 / 주용일 며칠 전 물가를 지나다가 좀 이르게 핀 쑥부쟁이 한 가지 죄스럽게 꺾어왔다 그 여자를 꺾은 손길처럼 외로움 때움에 내 손이 또 죄를 졌다 홀로 사는 식탁에 꽂아놓고 날마다 꽃과 함께 식사를 한다 안 피었던 꽃이 조금씩 피어나며 유리컵 속 물이 줄어드는 꽃들의 식사는 투명하다 둥글고 노란 꽃판도 보라색 꽃이파리도 맑아서 눈부시다..
12번째 잎을 낸 몬스테라 알보, 알보 몬스테라가 늠름하게 자라는 중이다. 지난 1월에 잎 두장짜리를 입양해서 두달쯤 적응기를 가지더니 한창땐 3주 간격으로 새 잎을 보였다. 소위 공중뿌리라고 불리는 뿌리들. 하염없이 자라는 뿌리들을 처음 몇 개는 화분의 흙으로 유인했고 그 속에서 깊이 자라는 듯 했다. 그러나 뿌리 숫자가 더해질수록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큰 잎들은 길이가 34cm나 되니, 내 집을 정글로 여기는 듯 하다. 아주 씩씩하게 자라는 중인 알보몬스테라는 처음 데려와서 스타킹을 신겨 키웠고 12개월째 나와 동거 중이다. 흔히 반려식물이라던데, 그건 좀 곤란하다. 엄연히 식물은 식물이니. 좀 부언하자면 나는 저 푸른 엽록소를 단 한 톨도 생산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식물이 나의 사생..
메리골드차를 만들다, 선한 영향력으로 숲 지기 2022. 10. 14. 03:57 수정 공개 삭제 이름도 까마득하여 그냥 주황색 꽃이라 했는데, 어감도 예쁜 메리골드꽃이다. 에스더님이 서울에서의 고품격 쇼핑 목록에 이 꽃차가 있었고 첫눈에 마음에 들어 귀찮을 만큼 질문에 질문을 거듭하여 결국 차로 만들어 마셨다. 텃밭에 흔하디 흔한 꽃을 우선 따 모았다. 꽃인심이 좋아서 초여름부터 첫 서리가 내릴 때까지 환한 주황꽃 잔치를 쉼 없이 이어가는 꽃이다. 꽃잎이 빳빳한 어린 꽃만을, 이 만큼 따왔다. 키우기가 워낙 만만해서 마당 텃밭 발코니 창틀..... 틈이 생기는대로 심고 또 꽃을 본다. ㅗ 자 이제 꽃차를 만들어 볼 차례. 아주 크고 무거운 무쇠솥들을 용케 찾아냈다. 나무 주걱에 또 두꺼운,, 그 뭐랄까..
기어가는 본능은 뱀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머루 만한 청포도에게도 말릴 수 없는 본능이 있어 어디든 기어서 오른다. 사진엔 지붕으로 이미 기어올랐다. 옛날포도는 때깔 좋은 요즘 포도보다 달고 더 상큼하다. 텃밭을 오며가며 따먹었더니 여중시절 내 이빨 같다. 더러 빠지고 더러 새로 나고 하던. 잎을 조금만 들춰도 알알이 박힌 청포도가 드러난다. 나는 식물에게, 식물은 나에게 서로 아무 간섭없이 여름을 지낸 결과이다. 허리를 구부리거나 쪼그려 앉지 않아도 되는 상자텃밭을 준비 중이다. 텃밭 오두막 뒷편 하늘이 비 뿌리고싶어 안달이 난 듯 거뭇거뭇하네. 아주 오래 전에 구입하고 창고에 잠 재워뒀던 상자텃밭, 의외로 무거워서 몇 개 네모 만들고 중단했다. 네모 속에 퇴비와 잘라낸 나뭇가지며 잎들을 ..
지난 1월에 와서 7월이 되니 잎이 일곱 개가 되었다. 잎 하나하나 커온 것이 지난 반년 동안 식물과 나의 성장 기록이다. 이제 어엿한 잎 일곱 개 달린 식물이 되었다. 앞으로 쭈욱 더 성장하면서 아주 오래 전 이 식물이 살았다는 남미의 어느 정글숲 고향 이야기도 들려주지 않을까. 새잎 나올 때마다 그 전보다 커지고 무늬도 수려해지는 이 식물의 새잎주기는 3주, 아래 막내잎들 2개 보여드린다. 6번째 잎은 6월 10일에 태어나 잎가운뎃줄기 27cm 까지 성장, 같은 달 24일에 성장을 멈췄다. 새이파리 특유의 연녹색빛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이 녀석은 7월 1일에 태어나 15일 잎가운뎃줄기 27.5cm, 제일 긴 잎지름 34cm 까지 자라고 성장을 멈췄다. 오는 22일에 새 싹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월, 이파리 2개짜리 몬스테라를 입양했었다. 몸값이 턱없이 나간다 하여 이유가 뭘까 하는 궁금증이 계기였다. 물속키우기 상태로 겨울에 왔으므로 몸살이나 나면 어쩌나 애지중지 스타킹을 신겨 키웠다. 그래서인지 2월 한달 우두커니 있더니 3월부턴 매월 잎 하나씩을 새로 내보였다. 그러니까 뭉치잎(이렇게 쓰는 것이 맞는지 모르지만) 2장이 나왔고 5월 들어 드디어 기다리던 찢어진 잎이 출현했다. 위의 사진은 아기 찢잎이 물방울 뿜기를 하는 장면이다. 이틀쯤 더 자라서 잎을 펴보이는 장면. 놀랍게도 찢잎이 나오는 것은 드디어 확실하고 무늬가 어떨지 노심초사 기다리던 때이다. 손가락 마디를 펴듯 드디어 활짝 펴서 웃는 잎 개천에 용 나듯한 크기의 아주 잘 생긴 이파리이다. 스타킹을 신은 몬스테라 (daum..
이름하여 장미제라늄, 제라늄이면서 꽃은 장미를 빼닮았기 때문이다. 제라늄꽃이 그렇듯 무리지어 조그맣게 피었다가 마지막 한 송이 남았을 때 몸체를 한껏 키워 피었다. 이 장미제라늄은 작년 9월 마울브론 골목 산책 중에 어느 마음씨 좋은 할머니로부터 가지 하나를 얻어* 심은 것이다. 기특하게도 뿌리를 내리고 겨울을 견디더니 선물처럼 축복처럼 이렇게 꽃을 피웠다. 이른 아침마다 한잔 커피를 들고서 일부러 꽃 앞에서 마신다. *제라늄, 잎 한장으로 뿌리내기 (daum.net) 제라늄, 잎 한장으로 뿌리내기 장미 제라늄, 제라늄 꽃이 작은 장미꽃다발 같다 그래서 이름도 장미제라늄. 헤르만 헤세 학교가 있는 마울브론의 *드라이지히아커( Dreißigacker)할머님댁에서 찍은 꽃사진이고 가지 하나를 얻어 blog...
사람의 마을 /권서각 우리가 나무에 들어갈 수 없지만 우리가 숲에는 들어갈 수 있다 나무는 혼자서는 숲이 될 수 없지만 나무는 여럿이 모여 숲을 이룬다 사람 또한 숲에 들면 나무와 더불어 숲이 된다 멀리서 숲으로 바람이 불어오면 풀과 나무와 사람이 벅찬 화음으로 노래하고 도도히 일렁이며 군무를 한다 사람의 마을도 저와 같아서 들어오는 이 막지 아니하고 떠나려 하는 이 잡지 아니고 집집마다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워 봉창마다 따스한 등불을 밝힌다 -시와 경계 2022, 봄호 몇집 건너 있는 텃밭이웃 삽작문앞, 텃밭공동체 사무실에 볼 일이 있어 가다가 찍었다. 늘 다니던 길만 이용하느라 이런 꽃대문이 있었다는 걸 몰랐다. 저 청보랏빛 꽃은 푸른비(Blauregen)인데 기어가며 자라는 넝쿨에 푸른 꽃송이가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