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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촌부일기/한포기생명 (84)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무와 배추의 씨앗을 처음으로 심어서 싹을 본다. 어느 고고한 바위섬에서 신화가 태어나듯 떡잎을 두개 씩 올리더니 식물은 요 며칠 밤낮 기대의 울릉증을 나에게 주었다. 싹들 가운데 어떤 것이 무우이고 어떤 것이 배추인지, 이를 구분할 지식이 나에겐 아직 없다. 씨 뿌릴 땐 늘 메모를 하여 옆에 붙여 두지만, 이번엔 씨앗들이 마구 섞인 상태로 파종을 하였던지라.... 그러나 추측컨데 쑥쑥 위로 웃자라는 것은 무우일테고 손바닥처럼 이파리를 넓게 펴 보이는 것은 배추가 아닐까. 우리나라에서라면 아주 넉넉하게 씨를 뿌려서 새싹들을 솎아도 낸다지만, 나에겐 너무나 귀한 씨앗들, 묘판홈 하나에 씨앗 한 개씩만 뿌렸었다. ㆍ 댓글 19 싼동네2020.07.03 05:20 신고 주식에서 하한가를 쳤을 때 오히려 전문가들..
늙은 제라늄 꽃대가 일생의 대업으로 몰입을 한 나머지 한톨 씨앗이 태어났다. 날개까지 달아 주었다. 날아서 좋은 곳 찾아 잘 살라고. 댓글 2 파란편지2020.05.20 02:18 신고 신비로운 모습입니다. 어떻게 저 모습을 담을 수 있었을지 신기합니다. 답글 수정/삭제 숲지기2020.05.21 12:16 저 씨앗 하나를 만들기 위해 꽃잎이 쪼글쪼글 늙어가면서도 지지않고 꼿꼿이 버티는 걸 지켜 보았습니다. 경이롭죠 존경스럽고요.
차라피타라*는 아주 작은 고추가 있다. 알려진 바로는 아주 비싸서, 건조된 1kg 가격이 2만유로를 호가한단다 * 비싸기로 알려진 바닐라, 사프란보다 더 비싸다. 올핸 내 텃밭에도 심을까 하여 온라인으로 주문을 했다. 한봉지에 씨앗 20개가 들었고 그중 16개를 심어 딱 2포기 싹이 났다. (아래 사진에 표시) 싹내는 일도 비싼 몸값만큼 거만하다. 발아율이 이리도 저조하다니 ㅉㅉㅉ 차라피타는 여러 고추들 가운데 제일 먼저 씨를 뿌렸었지만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느리다. 윗사진의 모종들을 소개하자면, 왼쪽부터 비숖의 모자, 차라피타, 약 2주쯤 된 매운고추, 더 오른 쪽으로는 할라피뇨 종류인 노랑 보라 빨강 고추들이다. 차라피타 씨앗(왼쪽) 일반 고추 씨앗(오른쪽), 차라피타는 씨앗부터 미니이다. 이 사진..
유럽에도 바이러스가 창궐했고 판데미까지 선포된 날이다. 바우하우스에 일보러 갔다가 참새 방앗간 그냥 못 지나듯 식물들에게 들렀다. 맨 앞 사진이 오늘 구입한 커피 아라비카, 이렇게 어린 커피나무도있구나. 물어보니 4,5년 키우면 커피수확도 가능하댔다 딱히 커피수확을 위한 건 아니다. 4,5년 시간을 벌고싶은 거지. 유난히 잎이 빛나는 어린 커피들, 집으로 가자 하고 데려왔다. 지금부터 우린 식구야. 댓글 14 파란편지2020.03.12 01:48 신고 4, 5년의 시간을 벌고 싶은 것...... 그럼 이렇게 주문하면 좋겠군요. "숲지기님! 책임 지십시오." 4, 50년이면 더 좋을 주문. 어제밤에는 독일 메르켈 총리가 코로나 19에 6,70%가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한 기사를 보고나자..
밥풀이 연상되는 꽃망울이다. 다른 데 쏘다니다가 어둑어둑해서야 만난 눈초롱꽃. 미안해 늦게 와서. 우리말로는 설강화? 라고 한다는데 내 눈엔 눈초롱꽃이 훨씬 어울린다. 이 꽃은 봄눈을 머리에 인 모습을 자주 봤지만 이번 봄은 기껏 빗물에만 젖겠지. 맨손으로 다니다가 이 사진을 찍을 때쯤 손이 시려왔다 여전히 겨울이라는 걸 잠시 잊고 있었어. 눈초롱꽃(Schneeglöckchen)은 아주 이른 봄에 눈속에서 피는 꽃이라 하여 흔히들 봄의전령이라 부른다. 댓글 15 이쁜준서2020.02.04 23:38 신고 숲속에서 해마다 이렇게 피어 나겠네요. 흰색꽃, 홑꽃이 더 아름답다고들 하는데, 딱 그 모습입니다. 저는 이 꽃도 저 꽃도 바라보고 있는 꽃이 항상 최고입니다. 한국에서도 팝니다. 한번 사야 겠습니다. ..
운이 좋았다고 밖엔 달리 할 말이 없다. 눈발 섞인 겨울비가 며칠 내린 뒤 만난 숲 속의 기적이다.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서야 만난, 작은 꽃들의 큰 기쁨.......
흐리고 소낙비 내리더니 거짓말처럼 해가 났다. 만사를 재치고 해맞이 산책을 나서니 이렇게 봄꽃이 숲 구석에서 웃고들 있네. 조심조심 밟히지 않도록 다가갔다. 바로 직전에 내렸던 소나기 여운으로 작은 잎들에 물방울을 맺고 있네. 같은 시각의 응달 풍경. 에란티스(Winterling, Eranthis hy..
폭풍이다녀간 뒤 눈에 들어 온 갸냘픈 나뭇가지였다. 물병에 꽂은 후에야 뾰족한 초록잎에 촘촘이 박힌 동글동글한 뭔가가 보였는데, 곤충알인가 싶었다. 알에서 달팽이라도 나오면 그땐 개울가에 옮겨줄 생각이었고....... 그런데 오늘 자세히 보니 꽃받침도 있고 꽃인 듯 솟은 둥근 것도 보인다. 초록 나뭇가지가 생을 더 연장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나는 알 수 없지만, 언어가 다른 우리는 지금 서로의 생을 교차시키고 있다. '인연'이다. 전등불 아래서 방금 사진을 다시 찍으면서, 지금까지의 생각을 수정하였다. 잎 부위 중 광합성을 할 진한 광택부부은 위, 밋밋한 회색부분은 아래인데 그곳 밋밋한 곳에 사진처럼 대롱대롱 매달려 자라났다. 쬐끄맣고 엉뚱한, 제 딴엔 꽃인 듯한 그 무엇이다. 낮에 찍었던 사진보다 꽃..
들깨와 메꽃넝쿨* 메꽃이 마른 깻대를 타고 유희삼매 중이다. 어딜 봐도 겨울인데 독야청청 잘 논다. * 딱 한철만 자라다가 가는 정직한 식물 들깨에 비해 손톱의 때만큼 한 작은 뿌리만 있어도 순식간에 싹 내고 어디든 기어 오르는 메꽃(Acker-Winde)은 다년생 잡초이다. 잡초 중에서도 왕잡초로서 아무리 뽑아도 다시 나고 어떤 경우는 지하 2미터까지 그 뿌리를 뻗는다 한다. 독일 농부들이 좋아할 리가 없다. 댓글 9 노루2019.12.10 03:25 신고 그래도 이 계절에 바늘잎 아니면서 독야청청, 그것도 밝게 청청, 밉지 않네요. 답글 수정/삭제 숲지기2019.12.10 16:37 그쵸 원래는 뾰족한 잎에만 어울린다 여겼던 독야청청입니다. 오후 늦게 밭에 못다 한 가을걷이를 하러 갔다가 저 메꽃넝쿨..
아주 작은 아가 감나무*로부터 한 광주리 감을 수확하였다. 작년에 맛보기 몇 개를 얻었었지만, 실질적인 수확은 처음인 셈. 이렇게 5월에 감꽃을 피우고 7월에 피운 꽃을 말리더니 그 사이로 꼬마감들을 보였었다. 이게 9월 쯤? 유감없이 무럭무럭 자랄 즈음이다. 다닥다닥 붙어 열렸지만 단 한 톨의 감도 솎지 않았었다. 최선을 다한 감들인데, 기껏 내가 뭐라고 솎는단 말인가.... .... 그 결과 다닥다닥, 아주 자잘한 감들이 되었다. 감나문 너무 어리고 가지는 나약하여 감들이 자랄수록 가지가 휘어지고, 막판엔 땅에 비스듬히 누워 버렸다. 안타깝지만, 이즈음 여러 사정으로 내가 돌보지 못한 사이 감나무는 마치 열쌍둥이를 가진 만삭의 임산부인양 불룩한 가지들을 주체하려 안간 힘을 썼었다. 11월 들어 연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