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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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일기/한포기생명

제 딴엔 꽃인가본데

숲 지기 2020. 1. 15. 07:50

 

 

 

폭풍이다녀간 뒤 눈에 들어 온 갸냘픈 나뭇가지였다.

물병에 꽂은 후에야 뾰족한 초록잎에 촘촘이 박힌 동글동글한 뭔가가 보였는데,

곤충알인가 싶었다.

 

알에서 달팽이라도 나오면

그땐 개울가에 옮겨줄 생각이었고.......

 

그런데 오늘 자세히 보니

꽃받침도 있고 꽃인 듯 솟은 둥근 것도 보인다.

 

 

 

 

 

 

초록 나뭇가지가 생을 더 연장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나는 알 수 없지만,

언어가 다른 우리는 지금 서로의 생을 교차시키고 있다. 

'인연'이다.

 

 

 

 

 

 

 

전등불 아래서 방금 사진을 다시 찍으면서, 지금까지의 생각을 수정하였다.

잎 부위 중 광합성을 할 진한 광택부부은 위,  밋밋한 회색부분은 아래인데

그곳 밋밋한 곳에 사진처럼 대롱대롱 매달려 자라났다.

쬐끄맣고 엉뚱한, 제 딴엔 꽃인 듯한 그 무엇이다.   

 

낮에 찍었던 사진보다 꽃부분이 조금 더 자라 있다.

 

 

  • 파란편지2020.01.15 02:25 신고

    '언어'가 다른 존재들끼리 서로를 들여다보다가 서로의 마음을 그리워하기도 하다가 어떤 느낌으로 신호를 보냄으로써 '인연'이 깊어졌네요!

    답글
    • 숲지기2020.01.15 13:51

      아무래도 저는 동물보다는 식물꽈에 속한다고 여깁니다.
      통하는 게 훨씬 많습니다.
      그들은 한 자리에서 숙고하며 또
      별일이 없으면 주어진 조건을 평생 감내합니다.

  • style esther2020.01.15 15:12 신고

    예뻐요~
    로즈마리 비슷한 허브향이 날 것 처럼 보이지만
    꽃은 확실히 다르네요..
    어떤 이름을 가졌을지, 알고 싶기도 하구요..

    답글
    • 숲지기2020.01.16 17:49

      저의 냄새 맡는 감각이 무뎌서요....
      아주 약한 소나무향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송아가루 같은 노란 가루가 떨어져 있습니다. 화분이겠지요.
      이름을 알면 반드시 알려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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