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독야청청(獨也靑靑) 본문

촌부일기/한포기생명

독야청청(獨也靑靑)

숲 지기 2019. 12. 10. 09:45

 

 

들깨와 메꽃넝쿨* 

 

 

메꽃이 마른 깻대를 타고 유희삼매 중이다.

어딜 봐도 겨울인데 독야청청 잘 논다.

 

 

 

 

*

딱 한철만 자라다가 가는 정직한 식물 들깨에 비해 

손톱의 때만큼 한 작은 뿌리만 있어도 순식간에 싹 내고 어디든 기어 오르는

메꽃(Acker-Winde)은 다년생 잡초이다. 잡초 중에서도 왕잡초로서 아무리 뽑아도 다시 나고

어떤 경우는 지하 2미터까지 그 뿌리를 뻗는다 한다.

독일 농부들이 좋아할 리가 없다.

  • 노루2019.12.10 03:25 신고

    그래도 이 계절에 바늘잎 아니면서 독야청청,
    그것도 밝게 청청, 밉지 않네요.

    답글
    • 숲지기2019.12.10 16:37

      그쵸 원래는 뾰족한 잎에만 어울린다 여겼던 독야청청입니다.
      오후 늦게 밭에 못다 한 가을걷이를 하러 갔다가
      저 메꽃넝쿨을 보고선 그 주변만 맴돌다 왔습니다.
      사진은 어둑어둑해서야 찍었고요.

  • 숲지기2019.12.10 03:27

    잡초의 저력 [비밀댓글]

    답글
  • shinilc2019.12.10 04:52 신고

    농부들의 눈에는 제거해야할 또하나의 일거리로 보이겠네요~~
    다른이들은 생명력의 위대함으로...
    나의 눈에는 자연에 순응하지 못하고 튀는 녀석으로~~ㅎ
    반대로, 자신을 잘 돋보이는 재주꾼..

    즐겁지만 않은 보기좋은 자연을 벗삼아 좋은계절 되세요~^^

    답글
    • 숲지기2019.12.10 16:42

      '순응하지 못한 튀는 녀석'이 '재주꾼'이 되었네요.
      다재다능하신 신일님 속에 혹시 그런 요소가 있습니까?
      음악인 스포츠인 사업가 직장인 등등등....

      고맙습니다, 신일님도 축복의 연말 보내세요.

  • 파란편지2019.12.10 15:24 신고

    어깃장을 놓는 얘기일까요?
    죽어란다고 다 죽으면 몇 가지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아요.
    죽어라 죽어라 해도 살아남는 것들이 있어서 세상의 푸르름이 유지되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답글
    • 숲지기2019.12.10 16:51

      최선을 다 하지 않는 나무도 없지만
      아둥바둥하지도 않지 싶습니다.

      각 생물체마다 입력된 수명이 다른데
      저보다 더 오래 살 나무를 돌볼 때 특히 숙연해지지요.
      창가에 늠름한 고목들도
      오래 전에 이 지구에 왔다가 사라진 모르는 누군가가 있어서이고요.

  • 이쁜준서2019.12.10 17:11 신고

    메꽃의 뿌리는 월동해서 그 이듬해 다시 새싹이 올라 오는데도,
    저렇게 열심히 올 해를 살다 가는 모양입니다.
    생명은 그런 것이구나 싶어져서 생명은 풀 한포기라도 위대한 것인데,
    계절에 따라서 자리에 따라서 뽑혀 지는 것이 있고, 그냥 두고 보는 것도 있고,
    내년 봄에 올라오는 새싹은 꽃도 피겠지요.

    답글
    • 숲지기2019.12.10 22:20

      이쁜준서님께서 얼마나 생명을 귀히 여기시는지 잘 압니다.
      제한된 조건 속에서도
      거의 불가사의한 일처럼 꽃을 화사하게 만개시키곤 하시잖습니까.
      '풀 한포기라도 위대한 것인데'라고 하겼는데
      저 위의 메꽃에게 너무도 맞는 귀절입니다.

      봄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납니다.
      저의 많은 씨앗들이 다 싹을 듸울 거라 생각하니 말입니다.

 

 

 

  

 

'촌부일기 > 한포기생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 봄의 소식- 1. 에란티스   (0) 2020.02.05
제 딴엔 꽃인가본데  (0) 2020.01.15
독일 슈바르츠발트의 감 풍년  (0) 2019.11.14
11월 운무 속의 이끼  (0) 2019.11.13
고추들의 추수 반상회   (0) 2019.10.18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