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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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일기/한포기생명

11월 운무 속의 이끼

숲 지기 2019. 11. 13. 22:25

 

차고 습한 11월의 꽃밭이다.

 

자세히 보면 마치 '이 때다 !' 싶어 활개를 치는 식물,

(눈을 크게 뜨고)

누구지 넌?

 

 

 

  독일에선 귀한 보호식물인 이끼, 함부로 채취하면 벌을 받는다.

 

그러니까 아주~ 귀하신

그 이름 '이끼'.

 

 

 

 

 

 

 

숲으로부터 날아든 낙엽들이 융단처럼 깔리고

그 위에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가 말다가,

안개가 꼈다가 말다가 한 날들 중

숲집 내 정원의 한 귀퉁이.

 

 

 

 

 

 

 

 

나는 내놓고 사는 팔불출,

돌벽의 어떤 식물도 이 그윽한 가을 덕에

'아름답다'.

 

 

 

 

 

 

 

속은 돌이지만 푸른 양서류 한마리가 엎드린 듯.....

 

 

 

 

 

 

오는 비에 젖기만 하는 낙엽에 비해 

이끼는 오는 빗속에서 더 푸르다.

 

 

 

 

 

 

 

돌에 붙어 기생하는 이 생명은 이 계절이 아니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춥고 습한 이 계절을 손꼽아 기다렸을 터.

내 정원의 가을이 그들로 인해 쓸쓸하지 않아.

 

 

 

 

 

 

 

 

 

 

 

 

 

 

비가 덮은 후 더 이상 쓸어담을 수 없는 낙엽과

가을꽃들과 이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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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요소
 
  • 이쁜준서2019.11.13 23:26 신고

    이끼의 계절입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요?
    비가 오고 흐리고 사람들은 스산해서 싫겠지만,
    이끼들은 그런 날들이 더 좋겠지요.

    독일에서는 이끼를 중요하게 여기는군요.

    답글
    • 숲지기2019.11.14 00:17

      이끼들 가운데도 급이 있고, 그 채취 여부 정도도 다릅니다.
      독일은 환경법을 어기는 걸 매우 엄중하게 다룹니다.
      흑림이 국립공원이고(물론 흑림이면서도 국립공원이 아닌 곳도 있습니다만),
      저 이끼들이 정원에 자란다고 뭐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선물 장식으로 가끔 얹을 때도 그 소중함을 함께 하지요,
      귀하니까요.

  •  
      •  
  • 파란편지2019.11.14 14:43 신고

    이끼의 친구쯤이 되어 자세히 보았습니다.
    곱고, 예쁩니다.
    요즘은 사진가들(전문가들)이 머썩한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전문가가 많지 않을까
    쓸데없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시화전 열기'를 좋아하는 분들도 머썩해 있지 않을까,
    또 쓸데없는 생각을 합니다.
    굳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려넣을 필요가 있을까 싶은 것입니다.

    답글
    • 숲지기2019.11.15 02:41

      이끼를 자세히 보시면,
      그 가운데도 잎이 있고 줄기 뿌리가 다 있습니다.
      워낙 생명력이 강해서, 한여름 얼마간 죽은 듯 지내는 얼마간의 빼곤
      비가 오든 눈이 내리든 별 상관하지 않고 푸릅니다.
      제 숲집이 있는 주엔 녹색당 끗발이 셉니다.
      환경, 자연보호법이 그래서 막강하고요.
      동네의 임업 하시는 분들은 다르겠지만 , 저야 당연히 불만이 없습니다.

      사진기나 렌즈의 한계가 있어서 근접 촬영엔 무리가 따릅니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싶어 ,고맙시만한 카메라입니다

      흑림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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