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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불운의 천재음악가 모차르트가 작곡한 '아주 작은 밤음악'악보가 발견되었단다.존경하는 헬렌님 블로그에서 가져왔다.250년만에 발견된 모짜르트의 새 작품을 듣다!/Ganz kleine Nachtmusik (tistory.com) 초연의 극적인 연주를 듣기 시작해서적어도 5번은 꿈쩍도 않고 되돌려 듣고 있는 중이다. 사실은 하루 병가를 내고 치과 치료를 받았고,덴티스트가 내 왼쪽 윗어금니를 마구 뚫고 쑤시는 서너시간 동안,다신 이런 몸서리치는 경험을 안 할 수 없을까, 하는 궁리 뿐이었다.치료 후 귀가했지만이번엔 진통주사 효과가 서서히 사라지네.어금니에서 윗잇몸, 머리, 윗몸 전체로 통증이 가속도로 번졌다.이를 어쩌누!!!! 잠시 고민하고 위에 옮겨온 헬렌님의 블록을 클릭했다.극적인 순간을 위해 아껴두었던..
'물찬 제비 같다'라는 수식어를 붙여 주고싶은 정치인 사라 바겐크네흐트*,공교롭게도 여성이며 또 우연히도 시원시원한 미모를 지녔다.늘 당당하며 어디서나 군개일학 같고청중을 쥐었다 폈다 하는 화술에 필력 또한 장난이 아니다.이러한 그녀가 정치 입문 한참 후인 지난 1월에 새 정당을 창당했다."사라 바겐크네흐트와 연대 Bündnis Sahra Wagenknecht '라고 하고 약자로는 BSW**라고 표기하는데 세계 정치사에 듣도보도 못한 정당이름인 셈.이 정당이 정치사에서 듣도보도 못한 이유가 그 가진 이름보다 더한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정치색이다.이를테면 좌도 우도 아닌, 어떤 땐 극좌이다가 또 어떤 땐 극우를 표명하는데좌익인 왼쪽당Linke와 보수의 상징인 기민당과도 닮은 부분이 그 예이다. 친러..
땡벌을 죽였다.독일에서는 최소 1만에서 5만 유로의 벌칙금이 책정된 고귀한 땡벌*을.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책상에 앉아 노동에 몰입해 있던 어제 오후,나의 치렁한 머리카락 안팎을 쏘다니며 문제의 땡벌이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놀라 일어나서 머리를 가로젓고 일렁여도 녀석은 그 놀이를 멈출 기세가 없었다.하는 수 없이 당장 손에 닿았던 휴지 여러 장을 접어 손가락힘으로 녀석을 짓누르고땡벌과 함께 휴지에 싸였던 내 머릿칼 스무 가닥도 싹뚝 잘랐다.땡벌을, 잘린 내 머리카락과 함께 휴지통에 장례하면서 아주 잠깐 승리의 안도감이 있었던 것 같다.녀석이 내 얼굴에 벌침을 쏠 적의가 있었는지, 땡벌 쪽의 변호사가 훗날 질문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극구 정당방어, 맞아 그 정당방어였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앞서 썼듯이..
참 별 볼 일 없는 블랙포러스트 즉 흑림에서 흑림보다 더 별 볼 일 없게 사는 내가 한번 깜짝 놀랐던 순간이다. 부억바흐폭포Burgbachwasserfall를 네비게이션에 찍고 친구 서넛과 떠났었다.휴가의 막바지에 집에서 불과 20km 떨어진 아담한 골짜기 아래 주차를 하고 느릿느릿 세상 수다를 떨며 걸었다. 골짜기는 습하나 상쾌한 숲냄새가 후각을 자극하고 여기저기 흐르는 도랑물 소리가 또한 청각을 자극한다. 폭포로 향한 길은 두개인데,하나는 사진에서처럼 도랑물과 울퉁불퉁한 돌이 뒤섞인 길과 잘 닦여진 넓고 평평한 흙길이 있는데당연히 첫 길을 택해 올랐다. 골짜기에서 폭포 쪽을 향하는 것은 너무나 쉽다.물 떨어지는 굉음을 향해서만 걸으면 되니까. 계단인듯 계단 아닌 ..
깻대를 베는 시간/고영민 깻대는 이슬이 걷히기 전에 베는 법잘 벼린 낫으로 비스듬히 스윽, 당겨 베는 법이라고 당신은 말했네무정한 생각이 일기 전밤이 다 가시기전, 명백한 낮빛이 다 오기 전조금 애처롭게슬픔의 자리를 옮겨놓듯 천천히 베는 법이라고 말했네아침밥을 먹기 전의 시간곤한 숨소리가 남아있어 세상이 아직은 순정해져 있을 때쓸쓸하게 낫에 베이는 깻대여하지만 이슬은 사라지고 마는 것깻대를 베는 것은 어쩜 내 안에 와 있는 당신을 가르는 것과 같아서가만히 와서 가만히 가는 것을 일부러 가르는 것과 같아서터지는 슬픔 같은 것이어서깻대는 마음 축축하게 베는 것이라고 당신은 말했네이 밭에 첫 모를 옮길 때를 생각하며그늘 속에 잠든 당신을 탁탁탁 두드려 털 때를 생각하며싸락싸락 깨알이 바닥에 쏟아질 때를 생각하..
등산을 해서 올라가려 했지만 그냥 차 타고 바로 산 위의 산수도원으로 갔다.건물 주변에 잔디 주차장이 여기저기 있었지만 우리를 위해 비워둘리 만무했다. 하는 수없이 어슬렁어슬렁 산을 내려와서 겨우 주차를 하니, 수도원 산 위까지 걸어야 하니 그나마 아주 조금 등산할 기회가 생겼었다. 더위에 지친 이들이 그늘에 앉아 있다.우리 또한 주유소를 찾느라 ...ㅎ 수도원 아랫동네인 오베르네(이날 우리는 이 곳에서 저녁을 먹었다)의 에티코 공작의 딸 오딜리아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였다. 아버지는 딸의 불행을 두고볼 수 없어서 죽이려 했고, 어머니는 아버지를 피해 딸을 구하고자 수도원에 맡겼다.수도원에서 12세가 된 오딜리아는 레겐스부르크 에르하르트에서 세례를 받을 즈음 시력을 되찾았다.그러므로..
엘사스 지역, 스트라스부르크 옆, 성 오딜리아* 산에 올랐다.성오딜리아라는 성인의 이름을 딴 수도원이 있는 이 곳은엘사스 지역 뿐만이 아니라 중부 유럽 일대에서도 가장 알려진 성지의 하나. 차 한대를 다 채울 4명 친구끼리 한 주 전에 의기투합, 계획했었다.원래는 일찍 출발해서 수도원까지 걸어올라 아점심을 먹자 했지만 다 모여서 출발지를 벗어난 게 정오가 지나서였다.우리 중 피아니스트 친구 F가 무려 3시간도 더 늦게 왔기 때문이었다.나와는 음악 작업을 함께 하고 있기도 한 이 친구는모임때마다 번번이 늦어서 "시간예술 하는 친구가 왜 이모양이냐"는 핀잔을 주어온 터였는데이날은 아예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지각을 했다.나 말고 다른 2명은 이 와중에도 그래도 와 준 게 어디냐는 표정이었다.그러고 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