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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이슬/이기철아무 것도 사랑하지 않았으므로저 순결에 도달할 수 있었다아무 것도 먹은 맘 없었으므로저 순결에 도달할 수 있었다나락이 어딘 줄 모르므로 공중에 매달릴 수 있었다누굴 한 번 지독히 사랑한 적도 미워한 적도 없었으므로저리도 투명한 몸일 수 있었다숨어서 지내는 일생이 전부인 물방울피마저 하얘서 물방울인 이슬가시에 찔리면 제 피를 어디에 잠궈 두나 산에 사는 작은 새여 / 장석남감꽃이 나왔다신문을 접고 감꽃을 본다참 먼 길을 온 거다벽에 걸린 달력 옛그림엔 말 씻는 늙은이 진지하고살찐 말은 지그시 눈 감았다어디서 나비라도 한 마리 날아와라날아와서 말 끌고 가라성밖 막다른 골목 어귀에 자리 잡고 살지만번거롭다, 밥이나 먹고 사는 일이야 간단할 것인데이 눈치 저 눈치 며칠째 이 小市民을..
딱따구리라는 새에 대해 오래 생각했었다.학술적이거나 탐구를 위해서가 아닌, 다만 그들 작은 몸이 쉼없이 해대는 망치질 때문이었다.제목에도 썼지만 하루 1만 2천번까지 망치질을 한다고 하니 몸체는 23-26cm,몸무게 60-90g의 제구로 견디기엔 중노동이 아닐 수 없다.어디까지나 사람에 준한 것이지만 그들은 유독 휴일에 부지런하다.예를 들어 공휴일이나 일요일 혹은 휴가에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늘어지게 늦잠을 자는 중일 때가 그렇다.독일은 주말이나 공휴일에 잔디를 깎거나 기계음 같은 소음을 내는 것이 법에 위배되어 즉각 벌금조치가 내려지지만 인간이 정한 휴일 따위는 아예 안중에도 없다는 듯 딱따구리는 휴일만 골라서 망치질을 해대는 듯 하다.(평일에도 딱따구리가 부지런할까? 사실 난 잘 모른다.) 교장선..
지난 4월 22일이 평생 쾨닉스베르크를 떠나지 않았던 계몽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 탄생 300주년이었고작가 카프카가 1924년 6월 3일 서거하였으므로 올해 그 100주년이 되며오늘 5월14일 엘리스 먼로, 필력 하나로 정상에 오른 캐나다 어르신의 서거소식이 들렸다. 시대는 달랐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여전히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세 사람에 대해,별반 아는 것도 없는 내가 뭐라고 첨언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 굵직한 이름들 앞에서 견디기 힘든 티를 내고 만 날씨는 소낙비 내렸다가 말았다 하였다.그러거나 말거나 너무나 멀쩡한 나는 오후 늦게 고추모종을 살피며 퇴근 후의 피로를 씻었다.
스위스 출신이자 성별이 여자(도) 남자(도) 아닌 논바이너리 가수 네모가 스웨덴 말뫼에서 개최된 올해의 유럽가요제에서 우승을 했다. WINNER'S PERFORMANCE: Nemo - The Code ✨ | Switzerland 🇨🇭 | Eurovision 2024 - YouTube 치마를 입고 진한 화장을 하는 남자들이 부쩍 눈에 띄는 요즘이다.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데 있어서도 적극적인 추세이구나 싶었는데이번 노래 경연대회의 쾌거로 인해 제 3의 성관념에 환기를 시키게 된 셈이다. 논바이너리 Non-binary 는 여자(she)나 남자 (he)로 규정하지 않은 they 라고 불린단다.우리가 아는 they는 복수 3인칭인데 1인칭은 뭐라고 하는지까지는 나도 모른다.성별표기에 있어서는 기존의..
봄비 / 배한봉당신은 새 잎사귀의 걸음으로 내게 들어왔다하늘에서 대지로 조용조용 속삭이며 노크하던당신의 발자국 소리에 맞춰 심장이 뛰고피가 돌아 세계의 상처에 살이 차올랐고구름의 눈썹 아래로 휴가 떠난 태양의 안부가 궁금했지만간절했던 것들은 간절하게 자라서척박한 페이지에 초록빛 문장을 새겨 넣었다알몸으로 거울 앞에 서면 그새 새로 출간된날개가 내 겨드랑이에서 언뜻 보였다투명한 잎사귀의 걸음으로 당신이 내게 들어올 때나뭇가지 안에 갇혀 신음하던 그 춥고 아픈,간절한 것들이 찍어놓은 푸른 바코드젖은 말들이 도처에서 재잘대며 걸어 나오고 있다당신의 아이들이 재잘대며 달려 나오고 있다- 배한봉 '주남지의 새들' 천년의시작 2017 라일락 / 허수경라일락어떡하지,이 봄을 아리게살아버리려면?신나..
벚꽃 반쯤 떨어지고 / 황인숙 한 소절 비가 내리고 바람 불고 벚꽃나무 심장이 구석구석 뛰고 두근거림이 흩날리는 공원 소롯길 환하게 열린 배경을 한 여인네가 틀어막고 있다 엉덩이 옆에 놓인 배낭만 한 온몸을 컴컴하게 웅크리고 고단하고 옅은 잠에 들어 있다 벚꽃 반쯤 떨어지고 반쯤 나뭇가지에 멈추고. - 황인숙 '자명한 산책' 문학과지성사 2003 눈빛으로 말하다 / 나호열 떠나보지 않은 사람에게 기다려 보지 않은 사람에게 손아귀에 힘을 주고 잔뜩 움켜쥐었다가 제풀에 놓아 버린 기억이 없는 사람에게 독약 같은 그리움은 찾아오지 않는다 달빛을 담아 봉한 항아리를 가슴에 묻어 놓고 평생 말문을 닫은 사람 눈빛으로 보고 눈빛으로 듣는다 그리움은 가슴 속에서 피어나는 꽃 그저 멀기만 ..
세계의 흔한 설산을 두루 보았지만 한라산은 독특하다. 내 나라의 산이어서가 그 첫째이고 유아독존 우뚝솟아 섬을 다독이고 멀리 뚫린 각 방향 대양까지도 느긋이 거느리는 아주 잘 생긴 산이기 때문이다. 서귀포? 중문? 눈을 한라산에만 고정하였으므로 저 지점이 어딘지 모름. 산 보려는데, 귤이 막아선다. 옆에 선홍빛 꽃나무마저 부채인듯 펼쳐들었다 . 초록지붕이 낮은 것인지 꽃나무가 높은 것인지, 키재기 하면서 한라산을 다 가렸다. 이번엔 전선이 한라산 배경 공간이 여러 나뉘었다. 좀 삐딱하지만, 자르기엔 풍경이 아깝다. 사심으로 삐딱이를 견디자. 한적한 어느 교차로 즈음 한라산이 온전하게 나타났다 소리를 지를 뻔 했다. 중문 어디쯤 유명호텔 밀집지대에 유독 보석처럼 눈에 들어 온 창천슈퍼, 작은 저 체구로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