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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이병률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시들어 죽어가는 식물 앞에서 주책맞게도 배고파한 적기차역에서 울어본 적이 감정은 병이어서 조롱받는다 하더라도그게 무슨 대수인가 싶었던 적매일매일 햇살이 짧고 당신이 부족했던 적이렇게 어디까지 좋아도 될까 싶어 자격을 떠올렸던 적한 사람을 모방하고 열렬히 동의했던 적나를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게 만들고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조차 상실한 적마침내 당신과 떠나간 그곳에 먼저 도착해 있을영원을 붙잡았던 적 사랑의 불가능/고영민 나무는 잎을 지웠다이제 새를 모을 방법이란 무엇일까시효가 있는 걸까사람에게도 불이 붙지 않는 재와 같이물 위로 떨어지는 눈송이 같이 일생을 다하고 폭발하는 별과 같이울지 않는 새와 같이새가 없는 하늘같이 나의 날은 베..
우체국을 지나며 / 문무학살아가며 꼭 한번은 만나고 싶은 사람우연히 정말 우연히 만날 수 있다면가을날 우체국 근처 그쯤이면 좋겠다누군가를 그리워하기엔 우체국 앞만 한 곳 없다우체통이 보이면 그냥 소식 궁금하고써놓은 편지 없어도 우표를 사고 싶다그대가 그립다고 그립다고 그립다고우체통 앞에 서서 부르고 또 부르면그 사람 사는 곳까지 전해질 것만 같고길 건너 빌딩 앞 플라타너스 이파리는언젠가 내게로 왔던 해 묵은 엽서 한 장그 사연 먼 길 돌아와 발끝에 버석거린다물 다 든 가로수 이파리처럼 나 세상에 붙어잔바람에 간당대며 매달려 있지만그래도 그리움 없이야 어이 살 수 있으랴- '공정한시인의사회', 2024년 9월호 서귀포 소녀/김륭 비는 계속된다그대로 두면 또 울 것 같아 이런 말을 하는 소녀..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나에게 말을 붙이고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오래 있을 거야.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될지는잘 모르겠어.당신, 가끔 당신을 느낀 적이 있었어,라고 말하게 될까.당신을 느끼지 못할 때에도당신과 언제나 함께였다는 것을 알겠어,라고.아니, 말은 필요하지 않을 거야.당신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모두 알고 있을 테니까.내가 무엇을 사랑하고무엇을 후회했는지무엇을 돌이키려 헛되이 애쓰고끝없이 집착했는지매달리며눈먼 걸인처럼 어루만지며때로는당신을 등지려고도 했는지그러니까당신이 어느 날 찾아와마침내 얼굴을 보여줄 때그 윤곽의 사이사이,움푹 파인 눈두덩과 콧날의 능선을 따라어리고지워진 그..
.독일어 번역판으로 나온 한강 저서들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문학적 근원은 길 잃은 자들과 소외된 자들이며 그의 작품을 읽은 자들이라면 강하고 깊은 질문을 얻을 것이다. " 전문 비평가가 독일 어느 신문에 실린 수상자 평이다. 우리 문학인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에 대한 감동과 의미는 생략한다. 이 소식을 접한 직후 몇 시간은 나도 제 정신이 아니었으니까.예를 들어 길거리 아무나 잡고 우리 문학 강연을 했을 정도이니...정신을 차려보니 그들은 물리학 국제학회에 온 스페인 청년들이었으며 자동차 관련 수련공 독일청년 몇이었다. 가던 길을 계속 가고 싶었겠지만 워낙 열변으로 붙잡는 바람에 뻥~한 표정으로 듣더니 격렬히 나를 안으면서까지 축하해 주었다. 겸연쩍게 '문학과는 좀 거리가 멀어서....' 라는 ..
준비 - 열애 일기 4/ 한승원산 단풍의 색깔은 조금씩 진해지는 것이 아니고어느 하룻밤의 찬서리와 함께 갑자기 새빨개지고 샛노랗게 된다고 산에 사는 젊은 비구니 스님이 그랬습니다낙엽은 한 잎 두 잎씩 지는 게 아니고어느 소슬한 바람 한 자락에 담벽 무너지듯 와르르 쏟아지는 것이 대부분이라고산에 사는 늙은 스님이 그랬습니다나는 날마다 준비합니다사랑하는 당신께 가노라는 말도 못 하고 어느 하룻밤 사이에 단풍처럼 진해졌다가 담벽 무너지듯 떨어져갈 그 준비- 한승원, 『열애일기』(문학과지성사, 1995) 저 별빛 / 강연호그리움도 버릇이다 치통처럼 깨어나는 밤욱신거리는 한밤중에 너에게 쓰는 편지는필경 지친다 더 이상 감추어둔 패가 없어자리 털고 일어선 노름꾼처럼막막히 오줌을 누면 내 삶도 이렇게..
불운의 천재음악가 모차르트가 작곡한 '아주 작은 밤음악'악보가 발견되었단다.존경하는 헬렌님 블로그에서 가져왔다.250년만에 발견된 모짜르트의 새 작품을 듣다!/Ganz kleine Nachtmusik (tistory.com) 초연의 극적인 연주를 듣기 시작해서적어도 5번은 꿈쩍도 않고 되돌려 듣고 있는 중이다. 사실은 하루 병가를 내고 치과 치료를 받았고,덴티스트가 내 왼쪽 윗어금니를 마구 뚫고 쑤시는 서너시간 동안,다신 이런 몸서리치는 경험을 안 할 수 없을까, 하는 궁리 뿐이었다.치료 후 귀가했지만이번엔 진통주사 효과가 서서히 사라지네.어금니에서 윗잇몸, 머리, 윗몸 전체로 통증이 가속도로 번졌다.이를 어쩌누!!!! 잠시 고민하고 위에 옮겨온 헬렌님의 블록을 클릭했다.극적인 순간을 위해 아껴두었던..
'물찬 제비 같다'라는 수식어를 붙여 주고싶은 정치인 사라 바겐크네흐트*,공교롭게도 여성이며 또 우연히도 시원시원한 미모를 지녔다.늘 당당하며 어디서나 군개일학 같고청중을 쥐었다 폈다 하는 화술에 필력 또한 장난이 아니다.이러한 그녀가 정치 입문 한참 후인 지난 1월에 새 정당을 창당했다."사라 바겐크네흐트와 연대 Bündnis Sahra Wagenknecht '라고 하고 약자로는 BSW**라고 표기하는데 세계 정치사에 듣도보도 못한 정당이름인 셈.이 정당이 정치사에서 듣도보도 못한 이유가 그 가진 이름보다 더한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정치색이다.이를테면 좌도 우도 아닌, 어떤 땐 극좌이다가 또 어떤 땐 극우를 표명하는데좌익인 왼쪽당Linke와 보수의 상징인 기민당과도 닮은 부분이 그 예이다. 친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