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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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과 봄꽃 산책

숲 지기 2025. 3. 11. 17:06

 

 

 

숲에서 푸른 꽃 벌판을 만날 때마다 친구 이네스는

"아, 저기 봐, 푸른 카펫(Blaue Teppich)! " 이라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가까이서 보면 그리 촘촘하지 않지만 

원거리에선 연푸른 카펫이 고목 밑둥치들에 펼쳐져 있다. 

 

 

 

 

 

 

서로 너무 바쁜 우리는

목련이 피는 봄 산책을 연례 행사처럼 하기로 했고,

지난 연말부터 날짜를 조정하여 지난 주말 드디어 만났더랬다.

 

 

 

 

 

 

이제 막 문을 연 봄, 그 속에 있어도 봄이 그립듯,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도 친구가 그리운 날.

 

 

 

 

 

 

작은 크로쿠스, 그보다 더 작은 푸른 별꽃잎이 피어나는 그 사이사이를 누비며 

우리는 무슨 이야기든 하며 쏘다녔다.

 

 

 

 

 

목련을 보러 갔더니

글쎄, 

단 한 송이도 꽃잎을 열지 않았다.

여전히 밤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니 입을 꼭 다물고 있다.

목련이 생각엔 아직 때가 아니라는 거지.

 

 

 

 

 

 

 

 

 

 

 

 

 

 

 

 

 

 

 

 

 

 

 

 

노란 산수유도 이제 막 피기 시작하고

 

 

 

 

 

 

 

 

 

 

 

 

 

 

 

 

 

꽃밭에서 고목들끼리 그림자밟기 놀이 중......

 

 

 

 

 

푸른 별꽃들에 다가갔지만 

그들을 밟지 않으려 무진장 애썼던 우리

그래서 걸음이 참 웃겼던 우리, 

그마저도 서로에게 기쁨이되었던 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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