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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늘 느끼지만 그림 가격에 날개가 달렸나 싶을 정도이다. 지난 한해 독일의 경매그림 10위를 언론에서 다뤘기에 가져왔다. 특히 이번엔 생존하는 화가(게하르트 리히터 Gerhard Richter 의 초기 흑백 그림이 순위에 들었고 9위 화첩의 화가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는 낭만주의의 상징인 안개바다 위의 방랑인(맨 아래 그림 첨가)를 그렸으며 올해로 탄생 250주년을 맞는 화가이다. . 1위 - 알렉세이 폰 야울렌스키(Alexej von Jawlensky), "땋은 머리를 한 소녀(Girl with a Braid)", 1910년, 하드보드에 판지에 유채, 69.5 x 49.5cm: 6월 9일 뮌헨 케터러(Ketterer)에서 낙찰가 530만 유로(추정 350만 유로) 2위: 파블로 피카소, "Buste d..
두꺼비집이 떨어지는 근하신년 /김승희 일 년 열두 달 처음 열리는 새해 첫날에 영하 17도에 근하신년! 갑자기 정전이 오고 우리 집에 전기가 끊어지고 난데없이 벽 위의 신발장 위에 두꺼비집이 내려오고 피라미드에서도 어두운 두꺼비집이 떨어지고 보일러 텔레비전 냉장고 밥솥 에어 프라이어도 모든 가전도 다 안 돌아가고 어쩌자는 것인가 삶이 갑자기 바뀌고 밤이 갈라지고 주술이 술렁거리는 피라미드 속 어두운 밤 새해 첫날 정전의 밤 철물점 아줌마도 새해 첫날에 고향 시골에 가고 전기 수리공도 한전 검침원도 다들 새해 첫날이라 놀고 저 아래 도시는 강추위에 어두운 빛은 더 춥고 앞집도 모르고 뒷집도 모르고 옆집도 모르고 두꺼비집은 밤새워 힘없이 떨어지고 온몸으로 동시에 두꺼비집은 내려가고 하얀 빨래는 빙폭처럼..
이번 해 거래된 가장 비싼 그림들을 모셔왔다. 코로나가 가져온 미술품 경매의 추세 및 앞으로의 전망 등의 분석도 있었지만 나 같은 일반인(?)의 상황과 워낙 거리가 있어서 생략하고 가격 순서에 따른 그림들만 모셔왔다. 특기할 것은 클림트의 그림이 2점이나 10위권 내에 들었는가 하면 서거 50주년으로 대대적인 추모 전시가 기획되었던 피카소의 그림(시계를 찬 여인)이 1위를 했다는 것이다. 아래 그림들은 2023년 거래된 가격별 10위부터 1위까지. 10위: 앙리 루소, "Les Flamants", 1910, 캔버스에 유채, 113.8 x 162cm: 5월 11일 뉴욕 크리스티에서 낙찰가 3,750만 달러(2,000만 달러에서 3,000만 달러로 추정) Bild: SOTHEBY'S 9 위 : 바실리 칸딘스..
한해 딱 한번 규칙적(?)으로 교회를 가는데 그게 오늘이다. 아이들의 성탄극을 보고 관련 찬송가 몇 구절 따라부르며 참여하는 맛이 좋아서이며 기꺼이 자발적으로 종교세를 내며 하는 유일한 종교행위라고 생각한다. (점점 많은 독일인들이 기독교로부터 탈퇴하고, 그에 따른 종교세 면제를 받고 있는 추세이다) 성탄이 다가오면 이미 몇 주 전부터 동네 교회 게시판에는 성탄극을 안내하는 방이 붙는데, 나 말고도 이 프로그램에 눈독들이는 사람이 많아서 몇 십년 독일에서 사는 동안 1년에 한번 주기적으로 만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 곳에 오는 유일한 동양인이어서 , 내 얼굴은 이 작은 동네 사람들에겐 이미 눈에 익었을 터였다. 올핸 반으로 줄어든 관객 탓에 교회의 윗층을 폐쇄했다. 예년 같으면(코로나 이전) 발 디딜 ..
며칠 전, 2023년 망연회 가는 길에 아주 잠깐 들렀던 크리스마스마켓. 입구가 딱히 없어서 적당히 중간으로 들어갔다가 밀려드는 인파에 아차 싶어서 결과적으론 바로 탈출구를 찾았지만 말이다. 크리스마스시장 특유의 바람개비 즉 크리스마스피라미드. 가정용은 저보다 훨씬 작으며 원래는 집안의 솜씨 좋은 누군가가 만들었다는데 아래 촛대에 춧불을 밝히는 그 열기로 위의 바람개비가 한 방향으로 회전을 하는 것. 크기스마켓의 저 모형은 아래 실재로 의자며 테이블이 있어서 앉아서 음료를 마시고 담소할 수 있다. 가게들은 주로 달착지근한 크리스마스 쿠키를 팔고 퇴근 직후여서 시장끼가 있었지만 저 어마어마한 군중 속에서 차례를 기다릴 인내심이 없다. 여긴 더 하다. 저 많은 사람들이 둥근 ?? 이름을 모르겠네. 독일말로는..
꼭두 새벽에 독일을 나섰다. 무려 900여 km 의 대장정, 네비게이션에 이탈리아 피렌체를 찍고 남으로 남으로...... 왼쪽인 동쪽에 해 뜨느라 장관이 펼쳐지겠지만 어림잡아 핸드폰 단추를 누를 뿐, 운전에 집중하였다. 이곳은 독일과 스위스 국경 직전이었지 싶고, 검문소를 가볍게 통과, 다시 남으로 남으로.... 호수의 나라, 스위스를 지나는 중이다. 여기가 루체른호수? 였지 싶다. 마음 같아선 잠시 멈춰서서 눈호강을 누리고 싶지만 눈치껏 서행을 하며 손전화에 담았다. 터널이 가까워지고 , 터널을 달린 후의 풍경이 바로 앞글 '12월에 읽는 시' 의 사진에 올렸었다. ............................... 피렌체에 도착하니 밤이다. 주차 후 숙소 체크인하고 골목길을 나서니 소나기가 쏟아..
손의 고백 / 문정희 가만히 손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우리의 손이 언제나 욕망을 쥐는 데만 사용되고 있다는 말도 거짓임을 압니다 솨아솨아 작은 오솔길을 따라가 보면 무엇을 쥐었을 때보다 그저 흘려보낸 것이 더 많았음을 압니다 처음 다가든 사랑조차도 그렇게 흘러보내고 백기처럼 오래 흔들었습니다 대낮인데도 밖은 어둡고 무거워 상처 입은 짐승처럼 진종일 웅크리고 앉아 숨죽여 본 사람은 압니다 아무 욕망도 없이 캄캄한 절벽 어느새 초침을 닮아버린 우리들의 발걸음 집중 호우로 퍼붓는 포탄들과 최신식 비극과 햄버거처럼 흔한 싸구려 행복들 속에 가만히 손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생매장된 동물처럼 일어설 수도 걸어갈 수도 없어 가만히 손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솨아솨아 흘려보낸 작은 오솔길이 와락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