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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엘사스의 성지, 성오딜리아(수도원)를 찾아서 1 본문
엘사스 지역, 스트라스부르크 옆, 성 오딜리아* 산에 올랐다.
성오딜리아라는 성인의 이름을 딴 수도원이 있는 이 곳은
엘사스 지역 뿐만이 아니라 중부 유럽 일대에서도 가장 알려진 성지의 하나.
차 한대를 다 채울 4명 친구끼리 한 주 전에 의기투합, 계획했었다.
원래는 일찍 출발해서 수도원까지 걸어올라 아점심을 먹자 했지만
다 모여서 출발지를 벗어난 게 정오가 지나서였다.
우리 중 피아니스트 친구 F가 무려 3시간도 더 늦게 왔기 때문이었다.
나와는 음악 작업을 함께 하고 있기도 한 이 친구는
모임때마다 번번이 늦어서 "시간예술 하는 친구가 왜 이모양이냐"는 핀잔을 주어온 터였는데
이날은 아예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지각을 했다.
나 말고 다른 2명은 이 와중에도 그래도 와 준 게 어디냐는 표정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 말고는 다들 이 지역 출신의 독일인들,
적어도 10분 전에는 약속 장소에 출현하는 것을 핏속에 새긴 나와는 다르다.
더 쓸 수 있지만 TMI 가 될 터여서 이만....
내 차로 내가 운전하여 갈 생각이었지만 지각한 F는 극구 자신의 차로 가잔다.
일단 유럽다리를 넘어 프랑스로 갔다.
유럽의 다리, 독일과 프랑스를 잇는 상징적인 것으로 언젠가 오바마도 걸어서 건넜었다.
F는 그날 지네 엄마차로 왔고,
엄마차의 기름이 바닥인 것을 국경을 넘어 프랑스 벌판을 한참 헤집은 후에야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우리들의 짧은 불어실력이 총동원되었다.
현지사람들이라곤 하지만 시골사람들의 길안내는 번번이 빗나갔다.
이마을 저마을 주유소를 찾아 다니면서 우리 중의 누군가가 독일과 프랑스의 차이가 마을에 주유소가 있고 없고에 있다고 했다. 그러자 "아냐 독일도 비슷해" 그랬다.
칫 바보들, 주유소가 없는 게 아니라 우리가 단지 못 찾는 거라니깐.
웃기는 건 이러는 중에도 아이스크림의 유혹에 넘어가서 프랑스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 줄 서서 기다렸다가 기어코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는 것(그 사진은 생략, 이유는 너무 웃겨서).
우여곡절 끝에 기름을 넣고 주유소를 나설 때는 낯선 외국에서 차기름을 넣은 게 어디냐는 표정이었다.
다시 산 아래로 와서 저 꼭대기를 향해 갔다.
,,,,,,,,,,,,,,,
*성 오딜리아(660-720)
수도원 아랫동네인 오베르네(이날 우리는 이 곳에서 저녁을 먹었다)의 에티코 공작의 딸 오딜리아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였다.
아버지는 딸의 불행을 두고볼 수 없어서 죽이려 했고, 어머니는 아버지를 피해 딸을 구하고자 수도원에 맡겼다.
수도원에서 12세가 된 오딜리아는 레겐스부르크 에르하르트에서 세례를 받을 즈음 시력을 되찾았다.
그러므로 아버지에게 돌아갔지만 아버지의 완강함에 도망쳐서 몸을 숨겨야만 하였다(오딜리아가 숨었던 동굴, 계곡 등은 오랫동안 성지로 숭배되었다).
세월이 흘러 아버지는 화해한 오딜리아에게 땅을 물려주고 690년에 수도원을 설립했다.
앞을 못보던 오딜리아가 지팡이로 바위를 치니(일설에는 수녀가 된 오딜리아가 나병환자들을 치료하던 중에 발견했다고도 함) 그곳에서 생명수가 솟아났는데,
그게 오늘날에도 눈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이 수도원의 암벽 샘물이다.
이런 연유로 성오딜리아는 장님들에게 특별한 수호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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