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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잎 본문
잎
/최문자
누군가의 잎으로 산다는 것
한 번도 내가 없는 것
새파란 건 새파랗게 울고 싶다는 뜻
뒤집혀도 슬픔은 똑 같은 색깔이 된다
누구의 잎으로 산다는 건
많이 어둡고 많이 중얼거리고 많이 울먹이다 비쩍 마르고
많이 죽고 죽어서도 가을이 그렇듯 몇 개의 마지막을
재로 만들고
잘 으깨져서 얼어붙고 많이 망각되고
붉은 탄피처럼 나뒹굴고
사방에서
연인들은 마른 소리를 내며 밟고 가는 것
누구의 잎으로 산다는 건
한 번도 꽃피지 않는 것
어금니를 다물다 겨울이 오고
마치 생각이 없다는 듯
모든 입술이 허공에서 죽음과 섞이는 것
- 2021 여름호 계간 '시인시대'
............................
숲에서 잎들과 공기까지 나눠 마시는 공생을 하지만
잎으로 산 적은 없다.
위의 시를 읽자니,
잎처럼 살아주신 분들께 고개가 숙여진다.
존경하며,
감사드린다.
.......
사진*1은 집 마당 잎들이고
사진*2는 운전 중 숲동네 산책길 어귀를 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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