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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2월에 읽는 시 본문

어제와 비에 대한 인터뷰
/송재학
밤의 감촉인
어둠을 만져보았어
내게 먼 해안이 생겼어
도톨도톨한 흑백 건반은
저녁부터 비를 되풀이하고 있어
희고 검은 손가락이
가늘어지면서 건드리는
빗방울은 블루
비와 물방울을 이해한다면
나는 투명해지는 거지
창문으로만 보이는 겨울비 때문에
뒤척이는 눈물 대신
나의 해안은 자꾸 길어진다네
이상한 하루였어
물이 나면서
내가 물,
무엇이든 서로가 되는 날이었어
서로를 포옹하는 날이었어
-시집 '습이거나 스페인' 문학과지성사 2025

지구에서 배운 슬픔
/이원
접시, 가까스로 웅크린 기어이 끌려가는
비닐장갑, 함부로 뒤섞는
리본, 끊어질 수 없다는 착시
모래, 사라진 것들의 수와 거의 맞아떨어지는
구름, 자서전을 쓰는 일은 이제 질렸다구
돌멩이, 멀고 먼 처음에서부터 걸어와봐
침대, 숲과 눈은 서로의 기다림을 알까
옷장, 할머니 만지기 껴입기 숨기 숨 참기
화분, 귀향을 포기하지 않을 거야
종이, 몸보다 먼저 뛰어내리기
클립, 귀 분류하기 귀 모으기 안에서 나오지 못하기
스쿠터, 헬멧은 귀여운 것으로 머리통은 픽셀처럼 흩어지기 쉬워
후추, 너무 그리워서요
달걀, 너무 끔찍해서요
풍선, 달라붙어 새파래지는
라디오, 늙은 엄마가 죽은 엄마 찾기 죽은 엄마가 미라 엄마 찾기
당근, 하얀 이빨 필수
열쇠, 잠겨 있다는 착각
지갑, 거울 조각이 나라는 믿음
모자, 회고록 쓰기 모임
가방, 내장 집합소
우산, 금간 심정이 아물 수 있다는 착각
지도, 비명의 역사
잔디, 최소로 깎일 때까지 빠짐없이 바늘이 꽂힐 때까지
크리스마스트리, 오래 오래 전 눈사람에 불 켜기
엽서, 쓰다 만 너
의자, 울다 만 너
구두, 모든 것이 잠든 밤이면 끽끽 소리를 낸다니까 부활한다니까
양배추, 능선이 감겨 들어갔다는 설
연못, 영혼이 버둥거리고 있다는 설
드론, 신의 실패
수건, 번복 반복 불복
비누, 부러진 날개와 같은 성질
장난감, 우리가 우리를 사용한 방식
우리, 소화기를 깜빡한 레고 소방관
-월간 '現代文學' 2026 1월호

말하지 못한 것들
/이용주
롤 블라인드는 끝까지 내려오지 않는다
누군가 멈추라 했지만
그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런 말엔 대개 얼굴이 없다
빛은 허락 없이 들어오고
허락은 늘 늦는다
창은 닫혔지만
방은 이미 바깥에 있다
말하지 못한 것들은
말보다 먼저 눕는다
벽돌처럼, 그러나 벽은 되지 않는다
울음은 바닥에 앉아
기다리지 않는다
유리는 깨지지 않는다
너무 맑아 안쪽이 먼저 어두워진다
이런 투명함은
어디서 배운 것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렌즈가 움직이고
촬영이라 말하는 누군가
그 말은 번역되지 않는다
벽돌은 쌓이지만
이유는 설명되지 않는다
설명은 늘
뒤늦게 도착해
기어오른다
벗어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안쪽이 없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
창밖엔 야경 대신
편집되지 않은 시간들이
깜빡인다
말하지 못한 것들은
끝내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라지지도 않는다
이 방은 아직 열리지 않았고
이미 여기에 없다
-웹진 '시산맥' 2025 겨울호

.... 1월에서 2월로 넘기가 버거웠다.
40도 넘는 고열이 며칠간 나를 휘둘렀다.
코로나에 걸려 병가를 냈다.
마치 유행 지난 스커트를 혼자만 입고 지낼 때처럼 뭔가가 맞지 않는다.
.... 여행에서 돌아오는 일이 원래 계획보다 함참 더 걸렸다.
폭설로 비행선이 취소되고 급조한 여객기의 연착,연결된 뮌헨발 바젤행이 떠나버렸고
비행사에서 마련한 티켓으로 도착했을 땐 예약한 기차 ICE가 떠난지 한참이 되었다.
혼자 여행 시엔(혼자 아닐 때가 거의 없지만) 여행일정을 사전에 꼼꼼히 채크하는데
이번처럼 연결된 교통이 뒤죽박죽인 적이 없었다.
.... 나 때문에 1월로 연기한 팀원들의 연말회식이 있던 날은 영하의 깡깡한 날,
회식장소인 이웃도시를 가던 중 아우토반 휴게실에서 차 시동이 걸리지 않네.
택시가 안 와서 그 밤에 어찌어찌 대중교통이용하고 또 걷고
고행 후 도착해서 마지막 분위기를 함께 했다.
차는 어찌되었냐고?
다다음날 견인, 바테리의 수명이 다해서 교체했다.
.... 위의 우여곡절을 묵묵히 기다려준 착한 코로나,
그러나 지난 며칠간 그 위력을 알기에 충분했다.
.... 사진은 여전히 조지아 설경, 저편의 블루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 시들, 가져올 수 있어 감사드린다.
이 글 클릭한 선한 분들, 제발 아프지 마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