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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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과 수직 /이 순간

하얀 튤립 두묶음에 대한 예의차리기와 샤갈의 사이렌

숲 지기 2025. 2. 24. 07:46

 

 

어제 아트페어 다녀오는 길에 

눈처럼 흰 튤립 두 묶음을 샀다.

 

자명종의 알람없어 푹 자고 깬 아침,

튤립향을 코로 눈으로 맡으며 커피를 내리는데,

기다리던 소포가 당도한 듯

햇살이 좌라락 부엌까지 깊게 들었다.

내 생에 이렇게나 선물 같은 아침도 있구나 했다. 

 

아주 잠깐의 황홀경에 젖었지 싶은데,

몇초의 잠깐이 스친 후, 구석구석 먼지들이 와글거렸다.

오랫만에 찾아든 햇살이 구석구석 숨었던 먼지를 일깨웠기 때문이다.

포갠 위에 또 포갠 먼지들,

흐린 날엔 도저히 찾아낼 수 없었던 것들이 책꽃이, 유리컵, 탁자를 지나 

유리창에도 다닥다닥 붙었다.

 

 

 

 

 

 

 

거의 본능적으로 청소작업,먼지와 오염제거에 들어갔다.

금싸라기 같은 휴일 오전시간인데 말이지.

이윽고 아침 식탁이라고 차리니 정오가 다 되었다. 

튤립에 대해 예의를 갖추느라, 금싸라기 같은 휴일 오전을 다 썼다.

 

 

 

 

 

어제 전람회에서 만난 샤갈의 '로미오와 쥴리엣'

 

 

 

 

샤갈 작 '사이렌' 두 작품. 위와 아래 사진들인데 

그리스 신화 중 오디세우스를 유혹한 그 사이렌이다.

연도 확인을 할 걸,

작품의 연대별 선후는 모르겠다.

 

 

 

 

 

 

 

우연히 찍은 사진

 

 

 

기회가 되면 더 많은 전람회 사진을 올려야지.

 

 

지금은 내 속에서 내가 되어가고 있는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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