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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4월 초하루 시편지 (1)
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4월, 깃털처럼 가벼운 시작
4월엔 만만한 게 '꽃'입니다. 산책을 하다가 무심코 발 밑을 보면, 그 아래 풀꽃 여러 송이가 누웠다가 일어납니다. 특히 4월엔 그들을 보지 않고는 살 수가 없지요. 눈 돌리는 곳 어디에나 피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말예요, 자세히 보면 웃고만 있던 그 꽃들도 일정 시기가 되면 그 만큼 집니다. 저는 이것을 '물리적인 이별'이라고 이름하였어요. 보기에는 헤어지는 듯 하지만 사실은 가짜로 떠나는 것입니다. 아무리 늦어도 떨어진 꽃잎이 흙이 될 때면 그들은 다시 만나니까요. 꽃을 떠나 보내는 나무는 그래서 슬퍼하는 법이 없지 싶습니다, 고목일 경우는 더 무덤덤하지요. 지금은 이 곳의 주요 명절인 부활주간입니다. 종교와는 별개로 얼마간 수도자들의 일상을 모방하여 보았습니다.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책상서랍/초하루 시편지
2018. 4. 1. 0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