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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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일기/텃밭이야기

게임 같은 전쟁

숲 지기 2020. 6. 16. 20:25

상추를 먹고 무우싹도 먹고,

작년까진 시도조차 안 하던 깻잎 순까지 처치하였다.

텃밭을 어슬렁 거리는 나체달팽이들,

한 스무마리 정도를 생포하여 몇 백미터 떨어진 한길 건너편에 옮겨 놓았다.

 

다시 밭으로 찾아오려면 지네들 기는 속도로는 며칠 걸릴 것이고,

아니 그 이전에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 한길에는 자끔이라도 차량들이  오가기 때문에.

내 속에 숨은 잔악한 속셈에 나도 가끔 놀란다.

 

어딘가에 숨어서 저항의 번식을 마구마구 해대는 그들에 비해

난 단신으로 맞서는 참 고독한 투사.

게임인지 전쟁인지,

텃밭농사를 시작한 이래 이어지는 그들과 나의 접전에서

나는 단연 패자이다.

 

사실은 기꺼이 질 수 밖에,

그들의 배경은 자연이니.

 

 

 

사진은 올해의 것이 아니다.

지금 텃밭은 깻잎과 상추들의 밑둥만 남아서 처참하다.

그야말로 패전지역 같이....

 

 

 

 

  • joachimvoigt2020.06.16 14:11 신고

    Nordkorea hat die Sprung eines Verbindungsbueros an der Grenze zu Suedkorea bestaetigt. Pjoengjang hatte nach einer Propaganda-Aktion suedkoreanischer Aktivisten gedroht, "entmiliterisierte" Zonen wieder mit Soldaten zu besetzen. Es kriselt wieder,aber diese Massnahmen sind eigentlich gegen Trump gerichtet, denoch gefaerlich.

    답글
    • 숲지기2020.06.17 13:00

      Es hat schon angekündigt.
      Nordkorea hat Verbindungsbüro mit Südkorea in demilitarisierte Zone gesprengt.

  • 파란편지2020.06.17 01:30 신고

    '나체달팽이'라면 민달팽이일까요?
    힘은 없어보여도 번식력과 성장력은 대단한 녀석들이었습니다.
    십몇 년 전, 전에 살던 아파트 분양을 받으며 베란다에 실내정원을 조성했습니다.
    물론 인공 흙을 써서 식물 생장은 좋았고 벌레도 생기지 않았는데 마침내 민달팽이가 살기 시작했고,
    농약 파는 가게에서 아주 장담을 하는 약품을 뿌렸더니 얼마 동안 조용하다가 다시 생기고 생기고 해서
    매년 전쟁을 치루듯 했습니다.
    그 아파트를 팔 때, 젊은 아주머니가 동백, 남천 등 몇 가지 나무와 덩굴식물, 음지식물,
    항아리 두는 곳, 소형 연못 등이 있는 그 실내정원을 보고 당장 좋아했는데
    민달팽이 얘기를 하지 않은 것이 미안해집니다.

    답글
    • 숲지기2020.06.17 13:07

      고생하셨습니다.
      텃밭처럼 땅이면 몰라도 발코니나 테라스에 달팽이가 생기면 에휴,많이 징그러울 것 같아요.
      그러나 애석하게도 또한 다행히도 자연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저같이 나약한 인간이 얄팍한 수를 써도,
      그들은 물러서지도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아주 위에서 보면 저 또한 달팽이와 다를 바 없는 미물입니다 .

  • 이쁜준서2020.06.18 01:37 신고

    저희가 이사 왔을 때는 경작지와 야산을 깎은 곳이라,
    민달팽이, 시늘거무라는 발 많이 달린 예전 시골에서 누에를 칠 때에
    그 방에서 자주 보였고, 사람들도 밤중에 자다가 그 벌레가 살 위로 기어가면
    바로 물집이 잡히는 벌레가 많았습니다.
    민달팽이는 우선 징그럽게 담 벼락에도 기어 간 흔적이 보이고,
    야산에 올라가면 얼마나 큰 민달펭이를 많이 보았던지요.

    그 후 아파트가 쏙쏙 들어서고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올라 오고,
    길은 아침에 빗자루로 쓸어 낸 것처럼 맨들맨들해 지고,
    그러면서 민달팽이가 줄어 들었지요.
    시능거무는 마당에서 종종 보였는데, 보이면 잡아 버리고 해서 그런지?
    아니면 환경이 그만큼 오염 되어 그런지 없습니다.

    저는 화분을 엎어서 말리다 보면 지렁이도 보입니다.
    장갑 낀 손으로 못 잡고, 쓰레바퀴로 옮겨 담아서 집 앞 도로로 던져 버립니다.

    숲지기님 계신 곳은 환경은 좋고, 올 해처럼 민달팽이 피해가 큰 해도 있으시지 싶습니다.
    잡아서 또 옮겨 주시니 아무 때나 잡을 수도 없으실 것이고, 난제 입니다.

    한국에서도 밭에 김장채소를 심어 놓고, 배추 애벌레는 잡아 주고 하는데,
    달팽이가 배추 잎을 뜯어 먹으면 피해가 크다 하더라구요.



    답글
    • 숲지기2020.06.18 13:13

      그야말로 징글징글 합니다.
      콩을 한 이랑 심었는데, 몇몇은 밑둥을 남겼고요, 다른 나머진 흔적도 없이 처리했습니다.
      비가 여러 날 내리는 동안 달팽인
      아주 즐겁게 노닐었던 것 같아요.

      이쁜준서님처럼 옥상 정원을 하시는 분들은 저처럼 달팽이대전 같은 거사는 안 치루실 것 같습니다.
      저의 옆집처럼 나무상자를 높여 작물을 재배하면
      어느 정도는 달팽이 공격을 막을수가 있다 합니다.

      자연의 일부이니, 그냥 체념하고
      재차 씨앗 뿌리고 또 또 뿌리고 할 생각입니다.

  • 안나2020.06.18 06:41 신고

    민달팽이가 제일 문제죠? 다 먹어치우니...처음엔 깻잎처럼 향이 강한건 안먹다가
    나중엔 얼마나 먹어대던지...저도 손바닥만한 정원 가꿀때 경험해본거에요.
    사진을 보니 작년거라도 잠시 반가운 마음이 들어요.
    이젠 깻잎을 못보니...
    저희집 감자도 실패에요...잘 자라서 잎이 무성하다가 잎이 병들어서.
    이래서 씨가 중요하다 했어요...종자씨가 아니니 안되는거라고.
    대신 스웨덴 여름 잡초같은 꽃은 잘 피어났어요. [비밀댓글]

    답글
    • 숲지기2020.06.18 13:17

      안나님네 감자가참 예쁘게 싹을 냈던데,
      안타까워요.
      저도 감자는 꽃을 보기위해 키우는 것인지라, 추수를 해도 요리는 잘 안 하게 되더라고요.
      전년도에 캐지 않은 감자가 여기저기 싹이 나서,
      어딜가나 감자가 나와 있습니다.
      이걸 기억해둬야 제때에 캐는데 말입니다.
      올핸 달팽이가 특히 더 극성인 것 같아요. 어쩌겠습니까.
      제가 이길 싸움은 어차피 아니니,
      하는데까지만 합니다 ㅠㅠ

  • shinilc2020.06.23 05:44 신고

    농부의 마음이 담겨진 것 같아요..
    농업이 생업이면 이래저래 약도 치고 건강하게 유지할것인데..
    거기에 버린 달팽이가 설마 다시 오진 않을것 같고 근처에 있는
    다른 달팽이들이 오겠죠..ㅎ
    자연앞에 이길수 있는것이 있을까요..
    다음엔 잘 이겨 보세요~^^

    답글
    • 숲지기2020.06.25 10:19

      절대 못 이깁니다 자연은.
      그냥 잡초 조금 뽑고 달팽이 조금 멀리 이사 시키고,
      비 오면 우산 쓰고 추우면 옷 입고.....
      그 외에 뭐 할게 있을까요 ?

      달팽이를 옮겨 놓은 것,
      참 못 할 짓을 한 거죠.
      그래도 약간의 죄의식으로
      이 글이나마 썼습니다.

  • 추풍령2020.06.26 17:40 신고

    숲지기님 안녕하십니까? 예전에 블로그에서 님의 글을 즐겁게 읽던 닉네임 추풍령입니다.
    블로그 홈페이지가 변경되면서 즐겨 찾던 <해외생활> 목차를 찾을 길없어 구독을
    그만 두었다가 다시 숲지기님의 블로그 글을 읽게 됩니다.
    반갑습니다. 지금도 예나 다름없이 흑림에서 꽃 심고 채소 기르며 외롭게 살고 계시는군요.
    종종 찾아 뵙고 댓글도 올리며 님의 펜이 되겠읍니다. 또 만나요.

    답글
    • 숲지기2020.06.27 12:12

      추풍령님 반갑습니다
      이게 얼마만이십니까요!
      저로 하여금 세계현대사에 눈을 뜨게 해주신 추풍령님,
      그간 어찌 지내셨습니까?
      허드슨 강가에도 여름이 왔습니까?

  • 추풍령2020.06.27 16:10 신고


    숲지기님 반갑습니다. 정말 오랜간만이네요.
    저는 2년전 하드슨 강가 전원도시를 떠나서 지금은 뉴저지로 이사하였읍니다.
    딸이 살고 있는 도시의 어느 아파트로 왔읍니다. 뉴욕시와는 한시간 거리의
    근교입니다. 나이 먹으니까 아무래도 가족 가까히 있어야 겠지요.
    우리 딸은 뉴저지 주정부 재정 분석관실 마네저로 한국 중앙청으로 치면
    과장쯤 해당하는 중간급 책임자입니다. 우리 아들은 멀리 아이오와주의
    어느 종합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의 입니다. 저의 아내는 11년전 2011년에
    폐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갔읍니다.

    답글
    • 숲지기2020.06.28 07:43

      추풍령님께서는 자제분들을 아주 훌륭히 키워 내셨습니다.
      사모님 보내시고 꽤 오래 홀로 지내셨다는 것도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리고 옳으신 말씀이세요,
      가족분들과 가까이 계셔야지요.전원생활도 참 잘 하셨던 것으로 압니다만...
      공감합니다. 수년 전부터 숲에 들어와 자발적인 유배를 택한 저도
      슬슬 하산을 할까 생각해 보곤하니말입니다.

      도시살이는 전원에서 사실 때보다 많이 다르시 지요?
      자제분들과 화목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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