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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지빠귀인지 뭔지, 책 읽어주는 남자가 부럽지 않아 본문
"내 나이 열 다섯일때 황달이 왔다.
병은 가을부터 시작하여 이른 봄이 되어서야 나았다.
날씨가 추울수록 또 흐릴수록 증상이 심해졌지만
새해가 되면서 확연히 좋아졌다.
날씨가 포근해진 1월에는 발코니 쪽으로 어머니는 내 침대를 옮겨 주셨다.
하늘과 해와 구름, 그 외에도 나는 아이들이 마당에서 뛰어 노는 소리를 들었다.
2월 어느 초저녁엔 지빠귀새의 노랫소리도 들었다"
,.....
가방을 바꾸면(여자들은 외출시 그때그때 분위기따라 가방을 바꾸기도 함)
그 속에 넣어 둔 책도 필구도 못 찾게 된다.
위의 글은 한동안 들지 않았던 가방에 넣어두었으므로 읽기에 뜸했던 '책 읽어주는 남자'*의 도입부이다.
3분의 1쯤? 5분의 1쯤? 읽었지만 내용에 대한 기억이 긴가민가하여
다시 처음부터 읽기 시작였다.
여기까지 읽은 책을 덮고,
아니 이 문장들을 가지고 숲산책을 나서려는데
지빠귀인지 뭔지
길섶에서 노랠 한다.
지빠귀인지 뭔지, 누군가 이른 봄숲에서 고래고래 노래를 부른다.
영상 속 밑둥만 보이는 것은 7- 8년 전쯤 폭풍에 쓰러진 뒷산고목)
* 책 읽어주는 남자(Der Vorleser) -Bernhard Schlink
가방을 바꾸는 바람에 매몰(?)되었다가 함께 발굴된 내 소지품들
다이어리, 갱년기 필수품인 부채, 만년필 연필, 책(읽어주는 남자) 등등
.
-
숲지기님 소장품이군요!
답글
와~ 숲지기님 거다!
숲은 조금만 보여주셨지만 인간이 통제하지 않은 숲 같습니다.
통제가 불가능해야 옳을 것입니다.
인간이 통제를 받아야 옳을 것입니다.
아, 이건 쑥스러운 얘기입니다. 뭣도 모르면서 괜히......
지빠귀이면 어떻고 아니면 또 어떻겠습니까?
다만 그에게 그 얘기를 하진 마십시오. 서먹해질 것입니다.
가만 있어 봐. 어디서 읽은 문장 느낌인데... 그러면서 읽었는데 아 이런 왠지 실망스럽게도 책 읽어주는 남자였다니...-
숲지기2021.03.11 15:40
눈이 녹고나니
숲이 황량해졌습니다.
눈 녹은 물로 산동네는 여기저기 작은 폭포가 생겨나고요
개울물도 조금 불어난 것 같습니다.
운전을 하며 그냥 그렇구나 하고 지나만 다닙니다. 새해가 되어 3월이나 되었지만,
저만 뒷산에도 오르고 할 뿐
이웃끼리 왕래도 안 합니다.
바이러스가 선한 숲사람들의 정서를 이렇게나 험난하게 만들었구나 싶습니다.
독서왕이신 교장선생님께서 기억하시는 문장이군요. 본받고 싶습니다.
저는 책꽂이에 몇년 꽂아 두다가
가방에 넣고 몇달 다니다가
넣은 그 가방마저 한참 잊고 있었습니다.
소지품 이야긴요, 코로나 덕분에 그 가운데 화장품이 없어졌고요, 마스크가 그 자릴 차지했습니다.
저는 이 잇점을 크게 생각하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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