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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정월 초하루에 읽는 시 본문
저기 동백이 오고 있다
/정일근
얼음이 꽝꽝 어는 정월 추위 속에 온다
방울토마토 크기만 한 동백 꽃송이
빨간 입술 감싸듯 내밀며 온다
그 속에 대여섯 장의 꽃잎으로 온다
흰색 수술 노란 꽃밥 감추며 은근슬쩍 온다
엄동에 활짝 피어나
겨울 동冬을 이겨 꽃이 되기 위해 온다
그러다 소문이 사실인 듯 활짝 피어날 것이니
위대한 겨울의 꽃, 동백이 오고 있다
저기 화려하게 지기 위해 동백이 온다.
새옷 입고
/ 문정희
새해에는 새옷 하나
지어 입을까보다
하늘에서 목욕 나온 선녀들처럼
헌옷은 훌훌 벗어버리고
가쁜한 알몸 위에
새옷 하나 갈아입을까보다
내가 사는 숲속에는 가시가 많아
그 가시에 찢기워 상처 많은 옷
흔해빠진 고독
이제는 훌훌 벗어버리고
새해에는
새옷 입고 새로 사랑할까보다
가만히 있어도
하늘이 가득 차오르는
우물 같은 사람 하나 만날까보다
누가 와서 훔쳐가도
흠 하나 없는 마알간 미소
마시면 등골까지 시원해지는
새해에는
그런 우물 하나
마음 속에 키울까보다
새옷 입고 거기 서서
물이나 길을까보다
- 문정희,『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파람북, 2020)
다 사랑일세
/ 임보
내 주머니에 늘 기만원 넘지 않게
용돈 주신 것도 다 하느님 사랑일세
내게 만일 흥청거릴 돈 있어 보게
매일 밤 친구놈들 떼로 불러 놓고
북장구 니나노에 빠지다 보면
이 몸뚱이 어이 오래 버티겠나
소주잔이나 홀짝이며 시나 쓰라고
내 용돈 그렇게 주신 것 다 사랑일세
내 키 오척단구(五尺短軀) 이리 짧게
내신 것도 다 하느님 사랑일세
만일 육척거구 미남으로 태어났어 보게
장안의 미녀들 다 몰려들어 사랑하자고
조르면 내 무슨 수로 거절할 수 있으리
그런 걱정 말고 시나 쓰라고
세상 여자들 거들떠도 안 보게
이렇게 낮게 지으심도 다 사랑일세
대동아(大東亞) 전쟁에 六.二五 동란
四.一九에 五.一六
풍진 세상 이 땅에 보내
산전수전 겪게 하신 것도
다 하느님 사랑일세
태평성대(太平聖代)에 탄탄대로(坦坦大路)
부귀영화 한평생이면
인생살이 무슨 맛이겠나
단맛 쓴맛 다 본 뒤에
매운 시 둬 줄 만들어
기죽어 사는 놈들 달래 주라고
그렇게 베푸신 것 다 사랑일세.
- '날아가는 은빛 연못',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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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가없이 가져온 3편 시의 생산자 즉 시인들께 감사한다.
.....한 해의 끝을 이토록 후련히 보낸 적이 있었던가
2024년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했기에 있는 힘껏 그 문을 닫았다.
다행히 2025년 첫날이 경쾌하게 열렸다.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에게 이 기쁨을 전한다.
.....전시회에 그림을 냈다.수채화를 고수해왔지만 이번엔 아크릴이었다.
새로운 시도에 내면적 기쁨이 있었다.
.....겨울을 겪는 중인 제라늄이, 혹독한 중에도 꽃을 보이는 녀석들이 있다.
인간으로 치면 이들(난세에 수려한 꽃까지 피우는 )이 위인인 셈.
.....사진들은 2025년 1월 1일 미샤엘 동산의 석양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