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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고추나무, 3년 넘게 기쁨을 주던 ..... 본문
"고추나무를 추억하며"
족보는 딱히 없었습니다.
어쩌다가 사온 고추가 혓닥이 얼얼할 정도로 매웠다는 것때문에
그 고추의 씨앗 몇 개를 화분에 뿌렸을 뿐이었습니다.
시작은 이렇게 사소했지요.
제라늄사이에서 첫해는 고추 한두 개 열렸었던가
존재감도 거의 없이 지냈지 싶습니다.
봄이 되어 화분의 흙을 갈아주려고 보니, 고춧대로 추정되던 줄기에서 새싹이 돋고
가지 몇 개가 쑤욱 솟아났던 거예요.
그때의 경이롭고 놀라왔습니다.
고추나무가 1년 이상 생존하는 것을 처음 보았으니 말입니다.
제라늄화분에서 당장 다른 화분으로 고추나무를 옮겨심었습니다.
세들어 살던 연립주택에서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시킨 격이었지요 하하.
내심 아주 뿌듯한 마음에 저는 이리저리 자료를 찾아보고 저의 고추나무의 족보연구도 합니다.
남미에서 온 '하바네로'라는 것을 알아내고, 기회있을 때마다 이 아이들을 백방으로 자랑을 합니다.
마치 집에 금송아지 한마리를 사육하고 있기나 한 듯,
관심있어 하는 친구들을 집으로 일부러 불러서 보여주고 말이지요 ㅎㅎ
매달린 고추로 인해 무거워진 가지를 막대로 받쳐 주었습니다.
고추는 흰색바탕에 보랏빛이 도는 예쁜 꽃을 피웁니다. 꽃은 바깥 기온에 따라 대략 3일-10일 정도 피어 있습니다. 한여름에는 3일, 쌀쌀한 날씨엔 10일 넘게 피어 있지요.
꽃이 지면 그 자리에 연두색의 작은 고추가 자랍니다.
연두색의 고추는 단 며칠만에 예쁜 보라색이 되어 성장기를 보냅니다.
그리고 몇 달 뒤 보라색의 고추는 어느날 갑자기 붉은 색으로 변합니다, 익었다는 것이지요.
붉은 고추를 어쩌다가 만지기라도 하면 몇시간씩 손이 화끈거리고 따갑습니다.
맞아요, 고추의 캅사이신 때문입니다.
김치를 만들 때 저 고추 하나에 작은배추 두포기 분량을 담는데 알맞게 얼큰하고,
다른 요리엔 아주 조금씩, 그야말로 엄지손톱의 반달무늬만큼 썰어서 사용합니다.
보관방법은 고추 수확 후 일단 잘 말려서 냉장고에 두고 필요시 꺼내 씁니다.
상온에 두었더니 벌레가 생기더라고요.
이 사진들은 2015년에 찍었고, 저 고추나무는 그 이듬해였던 작년까지 살았습니다.
3년 반을 저와 함께 지낸 것이지요.
주변에 고목이 많아서 그 그늘때문에 베란다엔 종일 그늘이고, 창가엔 아주 아주 잠깐 볕이 듭니다.
각각 다른 날 찍었던 사진들을 모아서,
참 좋아했고, 큰 기쁨을 주었던 고추나무를 다시 한번 추억하여 봅니다.
-
저는 조금전 이층으로 올라왔습니다 첫 댓글을 숲지기님께 답니다.
답글
쓰고 보니 뭐 대단한 것을 주는 사람처럼 써졌는데,그것은 아니고요.
요즘은 컴에서 늦은 아침에 떠나면 밤9시가 되어서야 다시 컴앞에 오게 됩니다.
아마도 보통분들께는 지극히 평범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저는 추워서 아래층보다는 이층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었지요.
이층방에서 뜨개질도 하고 엎드려서 컴도 하면서 지냈지요.
그 고추나무를 왜 추억만 하시나요?
해마다 고추나무를 새로 씨를 심으시지는 않으셨나요?
고추가 어떻게 그렇게 매울까요?
신기하네요. 연두색이 보라색으로 되었다가 빨간색으로 바뀐다는것이
저도 키워보고 싶어요.남미에서온 '하바네로' 라고요?
제 한국고추는 겨울동안 잠자는 것처럼 있다가
밖에 내놓으면 쑥쑥 자라서 꽃이 피고, 고추가 맺히는 수준입니다.
실내에서는 꽃도 안피고 열매도 안열립니다.
가을에 들여 놓을때 얼마간은 그랬지만, 날이 추워지면
잠자는것 처럼 지내더라고요.
죽은것은 아닌것이 줄기에 새 잎이 작게 나옵니다.
숲지기님 집안은 온실속 같습니다.
초록 고추나무도 제라늄도 노란꽃도 온실처럼 자라는군요.-
숲지기2017.03.25 12:44
생명이 유한한 것이어서 저의 좋아했던 고추나무는 갔고요,
그 자식들 손부들이 자랍니다.
저는 고추가꾸기의 이론이 약해서 그냥 키우기만 했는데
원래 가지고 있던 유전자를 그대로 보유하도록 몇그루쯤은 분리하여 키웁니다.
네, 아주 많이 맵습니다.
이제는 절대로 맨손으로 고추를 써는 일은 없고요.
아, 한번은 고추만진 손으로 눈을 만졌던가 봐요, 아주 고통스러웠죠.
고목의 가지에 잎이 나오려 하네요.
저의 환했던 창가도 초록 이파리 커턴이 드리울 것이고요.
식물을 키우기엔 적합하진 않습니다, 빛을 너무 그리워 해야할 테니까요.
저는 화분을 늘이려 하지 않습니다.
베란다에 길게 늘여 놓은 제라늄 화분들 몇개와 또 쑥 익모초 싹을 내는 토마토들 고추들....
아 맞아요, 그래도 많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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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지기2017.03.26 23:39
고맙습니다 노루님.
제가 워낙 숲과 풀들을 좋아합니다요 ㅎㅎ
풀들과 만난 인연이 사람과의 그것과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휴일엔 하루 종일 흙만 만지고 있기도 한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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