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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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흑림에 살으리랏다

숲 지기 2018. 2. 8. 00:11

 

 

슈바르츠발트Schwarzwald 혹은 블랙포러스트Blackforest 즉, 검은 숲을 '흑림'이라 적고, 오늘도 흔쾌히 "흑림에 살으리랏다".

 

 

 

얼마 만의 햇살인지,

반가운 마음에 산책을 강행한다.

여기서 강행이란,

하던 일을 모두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입은 채로, 신은 채로

뜻밖에 연락이 온 변덕스런 애인을 만나러 가듯

서둘러 길을 나선 것이다.

 

 

 

 

 

 

 

삐죽삐죽한 변덕에 대해서는 나도 한 변덕 쯤 하는 편이지만

요즘의 햇살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너무나 귀하여서

오는대로 주는대로 받을 수 밖에 없는 게 이번 겨울의 햇살이다.

 

위의 사진은 숲 주차장 앞 신호등,

오른쪽 위 푸른 아우토반 팻말에 왼쪽은 프랑크푸르트, 오른쪽은 스위스 바젤 행이라고 안내한다.

이곳 성을 중심으로 주변에 단과대학들이 들어서 있다.

보이는 거리는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숨겨진 대학 숲 주차장길.

오른쪽으로 대학캠퍼스, 기숙사 등등이 나무에 가려져 위치한다.

캠퍼스 길과 일반도로의 경계가 없다.

 

 

 

 

 

 

봄눈이 내렸었나 보다. 햇살이 나오니, 앞을 다퉈 녹고 있다.

눈 치울 일 없어요 ㅎ

 

 

 

 

 

 

그냥 퍽퍽 누른 카메라에 들어온 풍경.

'야곱의 길(JAKOBSWEG)' 팻말때문에 사진도 소중하게 보인다.

한번은 꼭 도전하고 싶은 순례자의 길, 올핸 갈 수 있으려나.

 

 

 

 

 

바로크성으로 들어가는 여러 문 가운데 뒷문,

숲과 연결되어 역시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토끼들 다람쥐들이 평화롭게 서식한다.

가끔씩 노루도 있고.


 

 

 

 

 


 

 

 

 

 

 

인적 드문 성 안에서 산책 중인 노인커플


 

 

 

 

 

 

 

 

 

 

 

 

 


 

 

 

 

 

 

 

호숫가 눈이 녹아서 물웅덩이를 만들었다.

 

 

 

 

 

 



 

 

 

 

 

 

같은 사진을 여러 장 올린다.

눈 쌓인 벤치에 딱 한번 써 보았을 뿐이지만

사진을  여러 번 찍었다.

"흑림에 살으리랏다" .


 

 

 

 

 

 

 

 

 

 

 

 

 

 

  • William2018.02.07 18:36 신고

    자부심을 느끼는 말이네요..
    저는 미국촌에 오래 살아도 그 말은 안나와요..ㅎㅎ
    영국만 흐린날씨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유럽 다른 나라도 그런지요 아니면 겨울만 그런지요? [비밀댓글]

    답글
    • 숲지기2018.02.07 22:45

      '촌'이라는 말이 참 좋습니다.
      저는 마음 속까지 촌사람이니까요.

      영국보다는 덜합니다.런던은 안개 많이 끼고 날씨가 꿀꿀해서
      낮에도 신호등이 마치 밤에 보듯 빛나더군요.
      다행히 독일은 겨울만 좀 우울하고 봄 가을은 매우 마음에 듭니다.
      봄이 길고요 놀기 딱 좋습니ㅎ다 ㅎ [비밀댓글]

  • 노루2018.02.08 05:35 신고

    이런 풍광을 사진으로나마 즐길 수 있는 것이
    정말 너무나 귀한 것인데, 이렇게 쉽게 누릴 수
    있다는 데에 종종 어쩔줄 모르겠는 그런 기분이네요.

    답글
    • 숲지기2018.02.08 22:45

      보잘 것 없음에도 함께 봐 주시니,
      제가 되려 감사드릴 일입니다.
      손에서 책을 놓지 않으시는 모습을 자주 떠올립니다.
      기분 좋은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객지에 와 있습니다, 객지라고 해봤자 같은 독일입니다.
      일과 연관된 사람들이랑 늦도록 토론을 하였습니다.
      와인과 피차도 있었고요.

  • eunbee2018.02.08 06:05 신고

    숲지기님이 거니신 성안 산책길을 보며
    애들이 스트라스부르에 있을적에
    라인강변에 사는 친지의 집에서 묵던 몇날
    가까운 성들을 거닐던 추억이....ㅎ

    언젠가는-빠른 시일에- 다시 가고싶은 곳,
    보고픈 풍경, 거닐고픈 숲길..

    이렇게 볼 수 있어, 고마워요.
    글도 어찌나 좋은지... 아련한 그리움이 이네요.

    답글
    • 숲지기2018.02.08 22:56

      아련하다는 말씀, 실감합니다.
      유럽의 일상이 그렇지 싶습니다.
      뜨겁고 강렬하지는 않지만 은은하고 또한 무심한 듯 눈길 주곤 하지요.
      그런데 그런 눈길이 이제는 편안하고 자유롭습니다.
      짐작컨대 은비님께서 다녀가셨던 곳을
      지금의 제가 일상의 동선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고국을 그리워하는 것과는 별도로,
      살아갈수록 이곳이 마음에 듭니다.

    • eunbee2018.02.09 04:15 신고

      11년만에 3박4일의 짧은 고국나들이를 하고 돌아간
      작은딸 하는 말도, 프랑스로 돌아가니 그곳이 좋고
      편하다,고 해요. ㅎ 이젠 이곳이 타국처럼 낯설겠지요.
      저는 내집이 이곳인데도 프랑스가 좋은걸요.
      먹거리, 자연환경... 무엇보다 애들이 있으니.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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