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독일 흑림 슈바르츠발트, 여기가 그 고향. 본문

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독일 흑림 슈바르츠발트, 여기가 그 고향.

숲 지기 2018. 2. 25. 00:11

 

숲의 도로에서는 앞만 보고 가야한다.

도로를 벗어난 숲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그야말로 흑림.

보이는 건 쭉쭉 뻗은 엇비슷한 나무들 뿐이어서, 순식간에 길을 잃는다.

하마터면 영원히 잃을 수도.

 

 

 

 

 

이런 연유로 흑림엔

숲에 들어가서 길을 헤매는 우화나 동화가 많다.

어떤 사람이 여러 날 안 보이면 '숲에서 길을 잃었나?' 한다.

숲이 생활의 터전임에도 숲사람들은 

숲을 얕잡아 보는 법이 없다.

 

 

 

 

 

 

 

숲사람들이 사는 마을은

권력자들로부터 지리적으로 멀다.

그럼에도 숲마을은 거의 늘 지배 속에서 살았다.

권력과는 아무 상관도 없이 권력이 움직이는대로, 

이쪽에 속했다가 또 저쪽에 속하는가 하면

이쪽과 저쪽이 혼인을 맺을 때는 변방 숲마을들의 통치권이 혼숫감에 딸려 가기도 하였다.

 

 

 

 

 

 

 

숲 사이로 고르게 나 있는 이 도로는 본래 나무수송을 위하여 건설되었다. 

전쟁광이었던 히틀러가 흑림의 나무를 군수물자로 쓰기 위해서 2차대전 즈음에 총력을 기울여 만들었다.

이같이  범가적인 강력한 독재가 아니었다면  이런 막대한 도로사업이 짧은 시일에 진행될 수 있었을까.

오늘날에도 약간의 부분적인 보수만 할 뿐, 견고하기 그지 없는 숲도로들이다. 

 

 

 

 

 

 

히틀러는 절대로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될 역사 앞의 중죄인이지만

도로건설에서 만큼은 엄지를 치켜 올려주고 싶다.

"아주~~ 잘 했어용~~!"

(물론 뻔히 아는 사실임에도 독일인들은 이런 표현을 절대로 할 수 없다. 히틀러 예찬은 준범죄 행위여서 고소를 하면 법의 처벌을 받는다.)

 

 


 

 

 

 

 


 

 

 

 

 

 


 

 

 

 

 

 

사진들은 발렌틴의 날 귀갓길에 찍었다.

하필이면 발렌틴 날이냐고? ,, ㅎㅎ 그러게 말이다.

 

 

 

 

 

 

 

 

 

 

 

 

 

 

 

  • eunbee2018.02.26 11:34 신고

    어제 저녁엔 라인강변에서 살고있는 오래된 친구를 만났어요.
    나이는 나보다 훨씬 아래지만 37년 세월동안의 친구지요.
    함께 탈춤추고 여행하던 그룹멤버로..ㅎ
    그친구의 출장길에 이곳에서 랑데부~ㅎ 많은 얘길 나누는 중
    흑림이야기가 무수히 차지했어요. 숲지기님 포스트에서 볼수있는
    흑림 풍경 사진도 수십컷 보았지요.
    공유할 수있는 이야기꺼리가 있다는 건 대화의 소중한 요소예요.

    오늘은 큰애네로 초대해서, 파리 가족 모두 모여 라인강변 친구를
    위한 만찬을 가질거예요. 어젠 유럽 유일의 막걸리집<백세주 마을>
    에서 둘이만 만났걸랑요. 백세주 마을, 숲지기님께도 소개하고픈,
    처음 가 본 장소였어요. 생막걸리 맛과 창호지등이 잘 어울리는 곳.ㅎ
    파리에 그런 주막이 있다니...^^

    오늘 저녁에도 아름다운 흑림풍경은 우리들 대화속에
    푸르고 아련한 빛깔로 우거질 거예요.
    숲지기님을 초대하려 합니다.
    그러니.. 귀 간지러우실지도.....ㅎ

    답글
    • 숲지기2018.02.26 19:27

      무려 37년지기시라고요?
      왕 부럽습니다.
      이 지구에 살면서 소울메이트 한 사람만 가지셔도 성공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은비님 두루두루 사람을 깊게 사귀시는 것은 익히 눈치를 챘습니다만.

      귀하신 자리의 막걸리 안주로 흑림을 간택하셨다니
      저의 기쁨이고 흑림의 영광입니다.

      사실은 상상이 되잘 지 않습니다.
      우리말을 쓰는 사람과의 술자리를 언제 가져보았었는지,
      너무 까마득하기 때문입니다.
      아주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상상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두분, 그리고 가족분들 아름다운 저녁시간 가지십시오.

  • 노루2018.02.27 08:23 신고

    흑림 사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

    미국 유타주와 콜로라도주의 숲을
    가로지르는 큰 길도 비슷한 풍경인데
    흑림의 나무들이 더 크고 검게(당연히!)
    보이네요.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한 큰 업적으로 미국
    고속도로 시스템을 꼽는데, 그게 2차대전 때
    연합군 사령관으로 있으면서 독일의 고속도로를
    보고 감명 깊게 배운 거라지요?

    답글
    • 숲지기2018.02.28 01:22

      제 생각인데요, 거대하고 광활한 미국의 숲과 비교하면
      흑림은 아마 아담한 규모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 맞아요, 검은 숲 블랙포러스트이니까 그건 확실할 겁니다 하하

      도로도 미국도로 운전해본 사람들 말이,
      독일의 아우토반은 아무 것도 아니라던 걸요.
      북미 대륙을 횡단했다느니 하면서 자랑하는 걸 여러 번 들었습니다.
      그릇이 작은 저는
      이 정도에도 만족합니다.

  • joachim2018.02.27 14:04 신고

    on the road again, spontan faellt mir bei diesen Bildern dieses alte Lied ein!!!

    답글
    • 숲지기2018.02.28 01:23

      Kannst du singen fuer mich?

    • joachim2018.02.28 01:34 신고

      Um gottes Willen,ich kann nicht singen, aber gib auf "you tube" ein: on the road again, dann das 2. Lied oeffnen

  • 히틀러가 잘한 일도 있군요.
    아름다운 숲을 잘 보전했으면 좋겠어요

    답글
    • 숲지기2018.02.28 14:51

      독일인들 앞이나, 또 공적인 곳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표현이지만
      사실입니다.
      정확히는 오스트리아 사람이고요.
      그렇지요, 숲의 보전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많은데
      언젠가 한번 써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추풍령2018.02.28 20:43 신고

    Black forest의 풍경을 잘 보았읍니다. 저는 미국 뉴욕주에 거주하는데 미국의 숲길과는 이색적인 광경입니다. 독일에는 여행해본 경험이 없지만 독일의 산천 풍광을 많이 좋아합니다. 특히나 도나브강의 발원지, 프랑스와의 국경 근처인 블랙 훠레스트
    그 우거진 숲을 보고 싶습니다. 바덴 바덴을 한번 방문하고 싶습니다.

    답글
    • 숲지기2018.02.28 22:06

      와우 도나우강의 원천을 아신다니 놀라우십니다.
      작년에 세미나가 있어서 그 쪽에서 몇밤 잤는데,
      지형이 제가 사는 흑림과는 또 다르더군요. 바위가 많고 완만하고
      공룡들이 살기에 아늑했지 싶습니다.

      바덴바덴에 오십시오,.
      오시면 이곳의 온천을 꼭 추천드립니다.
      로마시대때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꾸준히 유황 성분이 솟아나는 곳입니다.
      온천 정면에 그곳에서 세상을 잊고 싶어 한 마크 트웨인의 유명한 문구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바덴바덴을 사랑한 문인들이 많지요.
      톨스토이, 안톤 체홉, 토스토옙스키 등등 ....

  • 나2018.03.01 11:21 신고

    쭉쭉 뻗은 나무들이 잘도 생겼다 하네요.
    키도 크고....
    나무들이 나라마다 수종이 같다 하더라도(나무를 잘 모르니 같아 보일지도_
    모양이나 생김새가 주는 느낌이 달라요.
    독일의 특히 흑림의 나무는 아주 잘생긴 남자 같다는 생각을 해요.
    길은...역사가 오래네요...하지만 도로 설계가 잘 되었다니,
    하긴 독일 어디나 가도 길은 잘되어 있던걸요~
    마구 달려도 안전한 설계...그게 차를 잘 만드는 기초가 되었을지도, 아니
    뭐가 먼저인지는 모르겟지만요.

    그나저나 이곳은 이번주내내 눈이 가득이네요...매일 눈, 눈
    슬슬 아니 벌써부터 겨울이 뉘가나기 시작합니다.
    봄이 그립네요. [비밀댓글]

    답글
    • 숲지기2018.03.01 21:08

      스웨덴의 숲도 장난 아니게 예쁘던걸요.
      어디서 봤냐 하면요, 안나님 사진에서요 ㅎ
      독일은 여자보단 남자들이 멋져요,
      그게 숲을 닮아서 그런 것 같죠.

      안나님 독일을 너무 잘 아시니 뭐라 말씀 못드리겠습니다.
      비교할 만큼 다른 곳을 많이 아는 것도 아니고요.
      대신 흑림의 눈이 이제는 전혀 고맙지 않습니다.
      좀 전에 눈발이 하나 둘 날리는데 돌아버릴 것 같았지요.
      다행히 눈 내리는 시늉만 할 뿐 이내 그쳤습니다.

      봄이 안나님 창가에 빨리 오시길 기원드릴께요.
      겸사겸사 흑림에도 들러 주고요 ㅎ [비밀댓글]

  • 사슴시녀2018.03.03 04:01 신고

    바덴 바덴을 몇번 지나쳤는데 아쉽게도 온천은 못가봤어요! 눈에 쌓인 흑림이 가끔 그립습니다!
    미국 하이웨이는 캘리포니아 국도 1번 샌프란 오래곤 서쪽 태평양곁으로 주욱 캘리포니아 까지 내려가는데
    버켓리스트에 추천할만큼 아름답더군요!

    답글
    • 숲지기2018.03.03 14:00

      미국 하이웨이, 느낌에 아주 웅장할 것 같습니다.
      뭐든 크고 널찍하고 시원시원한 미국에 비해 유럽은 소박하지 싶습니다.
      그래도 흑림을 좋게 봐 주시니 고맙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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