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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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이 창궐하였다

숲 지기 2018. 5. 8. 22:21

 

 

나의 테오 형제들.

 

 

지독한 전염병이 창궐하였다.

인간을 숙주로 하여 기생하는 전대미문 새로운 종의 미생물이 나타나

한 사람을, 아니 한 마을을 한 나라를 아니 전 세계를 송두리째 점령해 갔다.

감염이 되면 가장 먼저 인지 능력에 신호를 보내는데 미친 듯 날뛰고 흥분하는 것이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감염자는 자신의 생각이 가장 옳다는 신뢰를 가지고

자신만의 도덕성, 학문적인 다달음, 외골적인 신앙을 철저히 신봉한다.

이로써 내 것이 아닌, 내 생각이 아닌 것을 배격하고 불신하니 사회는 험악해지고 그에 따른 불안이 날로 커져만 갔다.

 

전염병은 마치 회오리바람 같았다.

병이 퍼져갈수록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타인을 보는 것이 고통스러워 졌다.

슬픈 가운데 분노하였다.

판단력의 혼란에 빠진 나머지 이유를 모르는 체 상대를 죽였다.

군대는 행군을 하는 가운데서도 자기편끼리 학살을 하기에 이르고

굶주림과 화재가 들끓는 중에도 다투고 싸움질을 하였다. 서서히 아니, 빠른 시간에 세상은 멸망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몇몇은 살아 남았다.

지구 복구의 사명을 받은 사람들이다.

누구도 그들을 본 적도 그들의 말을 들은 적도 없지만

그들은 대지를 복구하고 새로운 인류를 낳게 되었다.

 

 

- .....

 

이 이야기는 <죄와 벌/도스토옙스키>의 주인공 라스꼴리니꼬프가 감방병원에 있을 때 꾼 꿈이다.

토마토와 고추밭을 고르러 가기전에 고전의 기억 속, 꿈 이야기를 풀었다.

소설 속 꿈 생각으로 오늘은 저절로 밭을 갈 것 같다.

 

 

 

 

.첨언

-어제 썼던 이 글에서 빠뜨린 게 있다.

알 수 없는 전염병의 발발지와 병이 퍼지는 방향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전염병이 퍼진 게'아시아에서 유럽으로'라고 설정하였다.

하필이면 방향이 아시아에서 유럽일까?

뭔가 대단한 것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모두 아시아로부터 온다는 것을 바탕하지 싶다.

결핵의 선구자 로버트 코흐(1843년생)가 연령대로 보면 도스토옙스키(1821년생)보다 20년 연하,

미생물학이라는 용어도 상당히 어색했을 그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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