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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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과 수직 /'경계'란 없다

빨간 구두를 신은 남자

숲 지기 2019. 4. 2. 00:11

마욜리카 전시장에 반나의 남자가 서 있다.

거개의 마욜리카 분위기와 다른(아주 다른) 남자,

불안한 듯 두려움이 역력한 남자의 눈빛,

거울에 반사되어 

우연히 마주쳤던 나를 '움찍'하게 하였다.

 

 

 

 

도자기 재질.

작가는 젊은 남자사람을 빚고

윗옷을 벗기고

 

 

 

 

 

 

 

 

 

 

 

 

 

 

 

 

 

 

 

 

 

 

 

빨간 구두를 신겼다.

따로 제목이 없었던 것 같은 이 작품의 압축언어는 그래서

'빨간 구두'일 것이다.

 

 

 

 

 

 

남서독 케라믹대회에서 1등상을 받은 작품.

(청바지 상표에 마욜리카 로고가 박혔다)

  • 장수인생2019.04.02 09:29 신고

    4월이 시작되었습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봄꽃처럼
    따스하고 아름다운 한주보내세요^^

    답글
    • 숲지기2019.04.03 11:43

      여긴 비가 내리네요.
      갓 피어난 봄풀들이 즐거운 때입니다.

  • 노루2019.04.02 16:31 신고

    빨간 하이힐을 신고 서서는 변화된 또는 변화 중인
    자신의 내부의모습이 드러나나 거울을 보며 살피는
    듯해요.

    마지막 사진이 이쁜데요, 표딱지들은 없다고 치고요.

    답글
    • 숲지기2019.04.03 11:53

      거울에 얼마나 어떻게 비춰질까, 불안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구약시대에도 고대로마에도있었던 여러 부류의 사람들 중 하나일 따름인데
      여전히 특별하게 줄 긋고 보네요 저 역시.
      그래서 미안합니다.

      마욜리카 특징과 많이 먼 이런 작품이 제작되었습니다 놀랍죠.
      시간이 되면 진짜 마욜리카스러운 것들을 올리겠습니다요.

  • eunbee2019.04.04 15:46 신고

    거인의 빨간구두.ㅎ
    인상적이에요.

    맨아래 사진의 청바지와 빨간구두는
    제게 매우 친숙한 컷이에요.
    제가 청바지에 딱 저색깔의 빨간구두를
    신고 다녔거든요. 사진도 있는걸로 기억되네요.
    즐겨입던 옷이 청자켓 그리고 청바지.ㅎ

    저같은 사진을 찾아 포스팅해보고 싶어지네요.
    매치가 근사한걸요.ㅎㅎ

    답글
    • 숲지기2019.04.05 15:50

      와우, 멋쟁이 은비님.
      청바지의 청색과 빨간 신발은 뜨거운 대비가 됩니다
      색상이나 디자인이나 다 말입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운동화 같은 펑퍼짐한 것만 신고 사는 저에겐 거의 꿈의 조화입니다.
      은비님 사진 올려주시면 대리만족 심히 느끼겠습니다요.
      기다립니다.

  • 파란편지2019.04.07 03:23 신고

    거울에 비친 얼굴 표정이 인상적입니다.
    문득 백화점이나 대형마켓에 세워놓은 마네킹 옆을 지나갈 때 사람인 줄 착각하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그럴 때 흠칫 하며 고개를 들고 그 마네킹의 표정을 보면 영락없이 무표정이었고,
    그게 더 야릇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나중에 인조인간이 그런 것들처럼 다가올까요?
    청바지를 입은 남성(?) 인조인간이 저처럼 붉은색 여성 신발을 신고 옆으로 다가오면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어떨지......

    답글
    • 숲지기2019.04.07 23:33

      작품 전시를 거울을 통해서만 표정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작가의 설정에 놀랐습니다.
      아 그리고요, 거울에 비친 빨간구두남자를 보았을 때, 그도 저를 보고 있었습니다.
      첫째와 두번째 사진이 그렇습니다.
      순간 멈칫했지요. 사내의 눈빛을 보고나서야 그가 신었던 빨간구두가 이해될 것도 같았습니다.
      빨간 구두를 신었으므로 그런 눈빛을 한 것이 더 마겠습니다요.

    • 파란편지2019.04.08 02:54 신고

      그렇군요 ^^
      녀석 하고는.

    • 숲지기2019.04.09 12:45

      '녀석 하고는.' 이렇게 혼잣말 하시는 표정,
      하하 연상됩니다.
      한사람의 애제자를 보듯 하시지요?
      지금도 거룩한 모습으로 기억하는 저의 은사님들도 꼭 그러셨을 것 같습니다.

    • 파란편지2019.04.09 14:50 신고

      어떻게 하겠습니까? 저런 녀석.
      전 가르친 '아이들'(?)이 찾아오면 대뜸 "내가 너를 때렸나, 안 때렸나?"
      그것부터 확인합니다. 일단 안심하려고요.
      교사생활을 시작했을 땐 더러 때렸거든요. 그다음부터는 그러지 않았는데
      혹 몰라서요. 대답 듣고는 안심합니다.^^
      마음속으로는 지금도 늘 생각합니다.
      옛 어른들은 "나쁜 놈" "못난 놈"이란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출중하지 못한 놈"이라고 했다는 것을요.

    • 숲지기2019.04.30 16:37

      선생님들의 마음은 맞는 아이들보다 훨씬 아프시겠지요.
      그걸 저는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미리 좀 알았다면 하는 후회를 할 때가 있습니다.

      교장선생님의 너무나 인간적인 말씀에
      감동합니다. 그러셨군요. 훈육하심에도 늘 바른 마음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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