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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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서랍/Y, 입실론 이야기

아이디 구출작전의 전말

숲 지기 2019. 11. 28. 10:29

지난 21일이었습니다.

책상 앞은 켜켜이 쌓인 자료들로 폭발 1보 직전, 뭐 그런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컴 앞에서 작업산매경인데 대뜸 다음에서 보낸 메일이 떴습니다.

아이디(지금 사용 중인)가 '보호조치'되었다는 안내 메일이었죠,

그 이유로는 '스팸도용 즉 대량의 유해성 메일발송' 이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30일 동안 본인증명을 통한 구제 기회를 줄테지만,

확인하지 않으면 이 아이디와 그에 따른 정보들이 삭제된다는 경고도 했지요.

순간 누군가로부터 머릴 세게 한대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일 마감을 어찌어찌 마치고,

바로 그때부터 외롭고 처절한 저의 '아이디 구출하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다음이 요하는 '본인확인'에 들어갔지만

통상적으로 전화번호를 통해 확인된다는 이 시스템은 국내인들에게만 적용되는 듯,

저 같은 외국 전화번호는 선택조항에도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민등록으로 확인하는 방법은 주민증 발급일 기준 1992년까지만 거슬러 오를 수 있으니 

1988년 발급된 저의 것은 아예 클릭조차 불가능합니다.

그 외에도 신원조회를 할 수 있는 무슨 정보회사가 있던데 그 경우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쪽에서 안 될 때 저쪽으로 가라하고 물어물어 어찌어찌 가보면 다시 돌리고

그러다가 용케 다다른 곳은 콱 막혀서 원점으로 되돌립니다............


다음에 제시된 방법으로는 가능성이 없어 허탈한 심정으로 며칠을 보내는 동안

실날 같은 희망으로 고객센터에 바로 메일을 썼습니다.

전혀 알지 못했던 스팸도용부터 이 아이디가 저 개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등등 .....미주알고주알.....

(이런 말은 사실 쓸 필요도 없었지 싶습니다만....)

한두 통이 아닌 10통을 쓰고 또 쓰고 또 쓰고,

식음을 전폐하면서까지 써서 보냈습니다.

저의 메일이 고객센터에 접수되었다는 것 외에는 달리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 사이 저는 다음 측으로부터 대답을 들을 다른 싸이트메일을 여러 개 만들었습니다.


그러던 어제서야 고객센터에서 첫 반응이 왔습니다.

답메일이 왔는데, 본인증명으로 여권 사본을 보내라 했지요.

정직하게 그리 했더니 이번엔 얼굴도 고유번호도 다 가리고 다시 보내라 합니다.

안 그러면 사본을 쓰기도 전에 파기한다고요.

제가 어쨌겠습니까,

거의 바람의 속도로 답메일을 했습니다.

여차하면 다 잃을 마당이어서 저는 속이 탔고,

상대 고객센터 담당자는 저의 상황과는 대조되게 그저 느긋했겠지요. 

그렇게 하루를 넘기고, 또 반나절을 넘기더니

새 비밀번호가 손전화 문자로 전송되었습니다.


다음의 시작페이지를 열고

떨리는 마음으로 전송해 받은 임시비밀번호를 넣었더니

얏호!  거짓말처럼 아이디가 열렸습니다.

 

지금은 비밀번호를 아주 어려운 것으로 고쳐넣었습니다.

전엔 아주 쉬운 것이었기에 그 또한 몹시 후횔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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