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새 모이 때문에 부부싸움을 ...ㅎ 본문

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새 모이 때문에 부부싸움을 ...ㅎ

숲 지기 2020. 3. 26. 07:55

 

 

 

 

 

 

 

 

당분간 못 볼 또 그 친구네 이야기이다.

볼 수 없다니* 더 생각나는 게 본능이니.

 

위에 보이는 저 계단은 이제 막 봄풀들이 피어나고,

멀리 보이는 계곡의 물소리는 그 어떤 실내악보다 마음에 와 닿는다.

 

그런데 저 곳을 걸을 수 없다.

문제는 새똥 때문에.

 

 

 

 

 

 

 

 

 

 

새똥,

이 단어는 친구부부의 의중을 가르는 현실적인 주제이다.

친구남편이 새의 모이를 주고,

여느 새들과 같이 자신들의 배설물을 남기는데

남편이 보기엔, 덕분에 식물도 잘 자라는 '선물'인 것이고

아내가 보기엔 그냥 '똥'인 것이다.

 

 

 

 

 

 

 

 

새똥에서 시작된 의견대립은 새모이에도 번졌다.

너무 비싼 모이를 준다는 것인데

비싼 잣을 날마다 한봉지씩 모이에 섞어 빻는다는 것이다.

내가 페스토를 만들 때 비싼 잣 대신 저렴이 호두로 대처하곤 하는 걸 생각하면

친구의 볼멘소리가 이해된다.

 

 "새들의 뼈가 얼마나 튼튼해지겠어, 보라구 저렇게 잘 날잖아.

잣 덕분이야!"  친구남편이 한 말이다. 

 

 

 

 

 

 

 

 

 

이 부부의 싸움에 과연 누가 이길까?

곰곰 생각해 보았다.

누굴까?

 

 

 

 

 

 

 

새,

새다.

뻔한 백전백승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임시대책으로 전 독일은 2명까지만 만나는 게 가능함

 

  • 파란편지2020.03.27 01:40 신고

    사진 보는 순간, 천국, 천당, 그런 단어들이 생각났습니다.
    저게 계단이군요... 그렇다면 천국(천당) 올라가는 계단쯤?
    그리고 그 천국, 천당을 위한 부부싸움이라면
    천국, 천당 운영위원회의 싸움쯤?
    왠지 고소한 느낌입니다.
    하기야 인간이 있는 곳이면 싸움이 없을 리 없겠지요.
    내가 더 착하다! 내가 너보다 더 착하다!
    이런 싸움도 가능할테니까요.

    뭐,그냥 해본 생각일 뿐입니다.

    답글
    • 숲지기2020.03.27 14:01

      교장선생님 댓글 읽으면서, 천사들도 가끔 티격태격하는가 보다고생각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리스 신들은 밥 먹고 하는 일이 쌈질과 연애질 뿐이었던 것 같아요 하하
      물론 천사와 그리스신은 아무 연관이 없습니다만.

      고소한 느낌이라시니 ㅋㅋ
      이분들 얘기 듣다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누가누가 더 착할까,
      이런 건 유치원에서 혹은 국민학교에서 했던 것같은데
      저들과 그런 생각을 접목해봐야 겠습니다.
      네, 지금까진 안해봤고요.

    • 파란편지2020.03.27 14:11 신고

      너무 집착하진 마세요.
      그런 사람들 중에는 괴짜가 많고 괴짜들은 논리가 더 강하거든요.
      그냥 구경만 하셔도 괜찮은 일이 아니겠어요?

    • 숲지기2020.03.27 14:39

      저는 '그들만의 철학'이라 보고요,
      열심히 듣습니다.
      필요하면 필기도 하는 걸요 ㅎㅎ

  • 노루2020.03.27 16:59 신고

    진지한 교인이거나 아니면 교인이 아닐 수밖에 없는,
    그래서 교인이 아닌 사람이 진지한 교인 배우자와 사는,
    두 사람이 다 깊은 아픔을 지니고 살아야 하는, 경우가
    생각납니다. 지나고 보니 그렇게 될 뻔하고 만 게 잘
    된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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