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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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줄장미와 나흐티갈

숲 지기 2021. 7. 10. 06:24

 

 

돌보지 못한 애인같이 

머리가 사정없이 헝컬어진 텃밭 줄장미,

그래도 넉살좋게 찾아와  

매년 대문이 비좁게 잔치를 한다.

 

 

 

 

 

바쁘다는 이유로 

재작년부터 전지를 하는 둥 마는 둥 했더니 

참 볼상 사납다.

뭣이 그리 바빴는지 매년 개화기를 놓치기가 일쑤였는데 

올핸 7월초도 써늘해서 핀 꽃이 오래 간다.

꽃이라도 져야 전지를 하지.

특히 줄장미는 줄기 가시가 성가셔서 

전지를 하는 동안엔 가시에 여기저기 긁히고 찔리는가 하면

일을 끝낸 후엔 영락없이 몸살을 한다.

 

 

 

 

 

줄기가 웃자라서 

오가는 길에 자꾸 옷을 잡아당기길래

급한 가지 몇 개 잘랐다.

왼손으로 연장 잡고 오른 손엔 핸드폰.

 

 

 

 

 

 

 

 

 

어두워질녘, 나흐티갈의 노래를 듣는 줄장미

 

  • 파란편지2021.07.10 01:54 신고

    마당과 정원은 다른데
    새소리는
    숲지기님의 것인지
    여기 앉아 있는 저의 것인지 몰라서
    잠시 어리둥절했습니다.^^

    답글
    • 숲지기2021.07.10 22:20

      나흐티갈이 애인을 구하는 노래를
      최선을 다해 부르고 있습니다.
      저 노래를 듣는 동안은 아직 애인이 없다는 것이니,
      저렇게 평생 독신 가수로 살아주면 좋겠다 싶습니다.

    • 파란편지2021.07.11 07:46 신고

      숲지기님!
      오늘에사 숲지기님 마음을 알게 되었어요.
      전 이 댁에 자주 와서 놀다 가면서도 숲지기님 마음까지 헤아리진 못했거든요.
      괜히 짜~안해지네요.
      그럴게요.
      독신가수로 살아볼게요.
      까짓 거 숲지기님도 계시니까 참고 싶어요.
      혹 어떤 녀석이 저 아니면 죽네 사네 하면 어쩌지? 싶긴 한데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할게요.
      그러니까 전적으로 믿진 마세요.
      인간들끼리도 배신하고 사기치고 그러던데 새라고 해서... 아니, 전 쉽게 돌아서고 그러진 않지만요.
      저도 숲지기님의 이 아름다운 집이 참 좋아요. [비밀댓글]

  • 이쁜준서2021.07.10 04:28 신고

    꽃의 크기가 작은 이런 줄장미를 가시가 촘촘하게 박혀서 손가락이 찔리고
    팔이 찔리고 긁히고 손질 하면 그렇게 되시지요?
    저가 분홍줄장미, 흰색줄장미를 멀리서 받아 키우다 마당에 내려 보냈습니다.
    흰색 꽃이 제법 큰 줄장미 하나 키웁니다.

    그런데 실제는 향기가 아주 좋을 것이고, 꽃은 너무도 아름답지 싶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답글
    • 숲지기2021.07.10 22:27

      옥상만이 아니고, 마당에도 꽃을 가꾸시는군요.
      맞습니다, 많이 찔리고 긁히고,
      일전엔 팔꿈치를 찔려서 며칠 고생 중입니다.

      장미에 가지가 없으면 장미가 아니지요.
      그 정도는 알지만, 가시장갑을 껴도 작업하긴 참 성가십니다.
      장미를 좋아하는 릴케는 장미가시에 찔려 죽기까지 했다지요.
      저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꽃 중엔 장미가 으뜸인 것은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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