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숲마을 소녀들, 이렇게 자랐네 본문

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숲마을 소녀들, 이렇게 자랐네

숲 지기 2021. 8. 17. 20:42

 

 

 

 

8월 초하루 시편지 (daum.net)

 

 

불과 몇년 전에 이랬던 아이가,

마치 뻥튀기 기계에서 금방 나온 듯

아래와 같은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났다.

 

 

 

 

 

고독한 마당일꾼인 나를 위해

이웃인 애들 엄마는 플라우맨과 배 한 바구니씩을 들여서 

내 집에 보냈다.

일 하는 중에 맞은 귀빈이어서 

탁자와 의자를 급히 마련하고 

간식으로 준비했던 옥수수며 잡것들을 내어 놓으니

'엄마 갖다 드린다' 한다.

 

 

 

 

 

눈이 아름다운 아이는 이제 1학년이 되어

말 수가 많아졌다.

학교에서 새로 사귄 친구가 여럿인데,

그들과 논 이야기를 하느라 언니가 껴들 틈도 없다.

 

 

 

 

아직 핸드폰이 없는 11살 언니는 

또래 친구들이 거의 다 가졌지만 자신은 그런 것은 아직 필요가 없다고 한다.

동생이 손모양으로  '이딴 만한 엄마 테블릿을 언니도 좋아한다' 하니

아차,

언니가 당혹스러워 한다.

 

 

  • 파란편지2021.08.18 01:42 신고

    저 요정 같은 소녀들이 아이들은 다 아름답다는 걸 실감하게 합니다.
    아직은 좀 미숙한 듯한 표정들이지만 생각할 만한 건 다 생각하는 것이어서
    함께 있으면 괴롭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고... 시간 가고 세월 가는 것도 모르게 하죠?
    "엄마 갖다 드리겠다"고
    그것만 해도 깊은 생각이죠.

    답글
    • 숲지기2021.08.18 15:13

      마을 아이는 얘들 밖에 모르는 저의 오해일 수도 있지만요,
      얘들은 요즘 아이들과 꽤 다릅니다.
      흔히 느끼는 애어른 느낌이 전혀 없고요
      학교까지 들어갔다는 동생은 여전히 유치원아이 같아요.
      맞습니다, 미숙한 꼬마아이 ㅎㅎ

      도시문명에 노출된 아이는 구사하는 어휘력과 말 하는 속도가 높을테지만
      이 아이들은 여유롭고 느립니다.

      요정 같다는 말씀,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물놀이를 하다 온 아이는 혹여나 더럽힐까봐 의자 방석을 저렇게 등 위로 하고 앉았습니다.
      좀 순진해서 그렇지 알 것은 다 아는 아이들입니다.

  • 이쁜준서2021.08.18 20:49 신고

    사진으로만 보아도 첫 사진부터 미소가 지어 집니다.
    도시에 살고 있어 대문만 나서면 여러사람들이 지나다니는데도
    저 소녀들이 이렇게 이쁜데, 숲지기님께서는 얼마나 좋아 하고,
    사랑스러우셨을까 싶습니다.

    먹을거리 엄마 가져다 드린다 하니 예전 우리 세대가 자랄 때의 정서 같습니다.

    답글
    • 숲지기2021.08.20 15:43

      순한 아이들에게 혹여나 안 좋은 영향을 주게 될까봐
      대화할 때 많이 조심합니다.
      뒷동네 이제 청소년이 된 한 남자아인 어렸을 때 제가 한 얘길 다 기억하고,
      한국사람 아시아인에 대해 선입견을 저로 인해 가졌다 합니다.

      엄마 갖다 준다는 말이 예쁘지요.
      제가 요구르트를 주었는데, 아마 배가 안 고팠는지 먹다가 언니에게도 권하다가
      정말 어렵게 먹는 걸 보였습니다.
      배부르면 그만 먹어도 된다고 제가 일러주니,
      그제서야 안도하듯 숟갈을 놓았죠.

  • 최고야2021.08.21 15:11 신고

    생각이 머물게 하는 글귀입니다.

    답글
  • 헤리티지2021.08.23 05:27 신고




    폭염에 시달렸지만, 오곡이 알차게 익어야 할 시절에 많은 비가 내리더니,
    이제는 폭우를 동반한 태풍까지 한반도 남단에 상륙할 것으로 보여 걱정입니다.
    비 피해 없으시도록 주의 하셔야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선 역대 왕 중 글씨를 가장 잘 쓴 왕은 누구일까요?

    ▶조선 왕실에는 서예 실력이 뛰어난 왕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파병을 온 명나라 장수에게서 글씨를 요청받았다는 선조의 필체는 유려하다는
    평가를 받았지요.
    창덕궁 후원 영화당에 걸었던 ‘간취천심수(看取淺深愁)’ 가 유명하답니다.
    ‘내 마음의 근심은 가늠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숙종은 조선 후기 임금 가운데 가장 글씨를 잘 쓴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경희궁 용비루에 걸었던 ‘교월여촉(皎月如燭)’, 즉 ‘달이 촛불처럼 밝다’는
    의미의 현판은 살아 움직이는 듯 생동감 넘치는 숙종의 글씨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영조는 어필 현판을 많이 제작케 하고 형태와 제작 방식에까지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어필 현판이 통치자로서 국왕의 권력과 존재감을 가시적으로
    보여 주는 상징물이기도 했기 때문이지요. 영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기거한
    창의궁 양성헌에 걸었던 ‘건구고궁(乾九古宮)’ 현판이 특히 유명합니다.

    ◀선조들의 숨결 어린 문화재
    "문화재를 사랑하는 마음은 애국심입니다"

    답글
  • 사슴시녀2021.08.30 04:12 신고

    나도 저런때가 있었을까?
    문득 생각해봅니다, 잔대꽃과 챠이브꽃을
    손아귀 가득 쥔 이웃 소녀 아이의 모습은 "꽃의 요정" 이라 불러도 될만큼 순박하고 아름답네요!
    "아름다운 젊음을 젊을때는 모르고 지난다" 라는 유명한 철학자가 한말을 어느 책에서 읽은적이 있는데
    누군지 생각이 안나네요!
    철학자 이름이 제겐 중요치 않지만
    철학자가 한말은 나름 중요한 명언이라 생각 합니다! 그리고 궁금해서 자신의 어린시절의 모습이 아름다웠다고 생각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요?
    전 어려서도 젊어서도 그리고 지금도
    제 자신이 아름답다 라고 생각해본적이 없어서요! ㅎㅎ

    답글
    • 숲지기2021.09.01 03:15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 들꽃 한 묶음을 들고와서
      저에게 쑥 내밀었습니다.
      들꽃도 예뻤지만, 아이 마음은 그 보다 더 예뻤었습니다.
      종을 닮은꽃은 너무나 사슴님께서도 주셨습니다. 밭에서 매년 잘 피고 잘 자랍니다.

      그리고 요즘 저도 거울의 얼굴을 거의 보지 않고 삽니다.
      원래도 못났지만 요즘들어 부쩍 미워지고 있답니다 ㅠㅠ
      사슴님께선 아름다운 분이시지요. 귀한 과일들을 풍성이 기르신 것만 보아도 알만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