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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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헤세의 모교, 마울브론수도원 허브마켓

숲 지기 2021. 9. 14. 09:54

 

 

헤르만 헤세와 그 보다 훨씬 이전의 사람 요하네스 캐플러가 수학했던 김나지움이 있는

마울브론 수도원 앞마당,

윗길에 차를 주차하고 비탈길을 걸어내려 수도원의 입구로 향하는 중이다.

수도원은 1993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보호를 받고 있는데,

중세부터 쭈욱 이어서 건축 증축한 유서깊은 건물이 그야말로 보물이다.

 

지형으로 보면 멀리 포도밭 야산이 오른쪽의 수도원 건물을 감싼 듯 하고

수도원 뒤론 자연호수가 자리하는데 이날은 가지 못하였다. 

 

 

 

 

 

 

사는 곳과 멀지 않아서 손 쉽게 올 수 있지만 5년마다 한번씩 올까말까, 계기가 없으면 딱히 들르지 않게 된다.

이 수도원이 독일만두 마울타쉐의 전설같은 탄생지이다.

수도원엔 예로부터 사순절이 다가오는 긴 기도의 시기에는 고기를 먹지 않는 관습이 있다 한다.

그런데 고기가 그리운 수사들이 고안해낸 방법이 만두속고기를 감추는 것이었다나.

고기는 먹고싶고, 들키진 말아야 겠고...ㅎ

그래서 탄생한 독일만두 '마울타쉐'가 그래서 이 지방의 별미가 되었다.

여기 오면 나도 꼭 먹고 가지만 이날은 바빠서 그 또한 생략했다.

 

 

 

 

 

 

수도원 앞의  유서깊은 분수대

헤세의 작품 속에 등장했을 그 분수대이다. 

어린 헤세는 마울브론 수도원 김나지움을 다니다가 갑자기 뛰쳐나와 

밖에서 밤을 보냈고, 훗날  '수레바퀴 아래서' 라는 작품에 그날의 경험을 담았다.

마울브론수도원 김나지움은 기숙사를 갖춘 비교적 엘리트학교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요하네스 캐플러와 헤르만 헤세 정도의 대 선배를 가진 것만으로도 여타 다른 학교와 구분되지 않을까 싶다.

 

 

 

 

 

 

이날은 수도원 앞에 약초식물의 장이 열렸다.

....

팔이 아파서 

일단 여기서 쓰기를 중단해야겠다. 

남은 것은 사진설명뿐이긴 하지만....

 

 

 

 

 

다시 이어서 쓴다.

사진의 오른쪽이 수도원 입구,

올 때마다 크든 작든 수리를 해서 제대로 다 구경한 적이 없는 것 같다.

영케도 이날은 수리 중이 아니었지만, 

바깥 광장에 차려진 약초들만 보아도 시간이 빠듯하였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은 

코 앞에 갖다놔도 모르는 것이 약초이다.

숫자로는 미미했지만 기대했던 힐데가드 빙엔 관련 약초를 만난 것 만으로도 

나에겐 기쁘고 보람있던 날.

 

 

 

 

 

잎에 흰점이 찍힌 풀은 허파약초 즉 기관지풀(Lungenkraut, Pulmonaria Officinalis)이다.

산과 알칼리의 정도(PH)에 따라 피는 꽃의 색깔이 연분홍에서 보라색까지 다양한 이 식물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폐 건강을 책임지는 약초로서

유럽에서는 마치 들풀처럼 1천3백미터 고지에서도 자란다. 

12세기때 사람 힐데가드 폰 빙엔의  다양한 약초 제약 방법에 따라 

기침 폐부종 숨쉬기 힘듦 등을 치료한다. 

 

 

 

 

 

 

여긴 약초와 들꽃이 마구 섞였나 보다.

화려하고 묵직한 장미 한 다발보다 위의 들꽃 한 포기가 좋은데,

나는 어쩔 수 없는 산골사람인가 보다.

 

 

 

 

 

 

 

오후여서 진열했던 들꽃다발이 다 팔렸단다.

사진을 찍지 못해 아쉽지만,

마스크를 쓴 꽃집아줌마는 뿌듯하단다

 

.

 

 

 

 

 

울긋불긋한 것들의 소재는 양털이고

자연산 물감으로 색을 입혀 여러 모형을 손으로 만들어 판다.

 

 

 

 

 

 

소년이 캐챱을 찍어 먹고 있는 것은 감자포메스.

토마토사진을 찍어도 된다고 허락 받고 

소년모습도 넣었다.

토실토실한 토마토들만큼 발그레하게 익은 소년의 볼도 참 귀엽다.

헤르만 헤세가 김나지움을 뛰쳐나와 다시는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던 때가

아마 저 소년의 나이쯤 되었을까나.

 

올핸 폭우때문에 전 유럽에 토마토가 흉년이다. 

그럼에도 제대로 모양을 갖춘 토마토는 거의 씨앗용으로 구입하는데,

내 밭에 없는, 또 없었던 것이 거의 없어 

사진만 찍었다.

 

 

 

 

 

 

늦여름 햇살이 뜨거워질수록 아이스크림 가게의 줄이 길어졌다.

시원한 크림아이스가 꿈같지만,

저 긴 줄을 기다리는 일이 끔찍하여 참았다.

 

 

 

 

 

 

 

 

 

 

 

 

 

 

 

 

 

 

 

 

 

 

 

 

 

 

 

 

 

 

 

 

 

 

 

 

 

 

 

 

 

 

 

 

 

광장 입구 오른쪽 참 예쁜 옛날건물들은 카페 서점 등이 늘 그 자리에 있는데

몇십년 전과 똑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걸 보니,

아마 이들도 영락없는 보호대상이 되었나 보다.

 

 

 

 

 

아, 수도원오른쪽 저 다락방은 그야말로 역사적인 것인데

파우스트(괴테 작품의 소재가 되었던 실존 파우스트)가 저 방에서 지냈다 한다.

소리소문도 없이 날아들었다가, 창문으로 휭 날아가버리곤 했다는데......

몇 십년 전 이곳의 지인 카챠와  저 아래를 산책하다가 주워들은 이야기인데

그녀를 다시 만나면 더 자세히 물어봐야 겠다.

 

 

 

 

 

 

이 사진은 아래 댓글로 교장선생님도 말씀하신

마울브론수도원 옆 '조각과 박물관 거리'ㅇㅔ 세워진 헤세의 흉상.

모자 위의 붉은 것은 흉상이 위치한 앞집 할아버지의 윗도리.

작업을 하다 벗어서 둔 곳이 하필 헤세의 모자 위였던 셈.

 

다음 기회에 이 거리 사진들도 마저 올릴 예정이다.

 

  • 파란편지2021.09.15 01:04 신고

    제일 아래는 헤세의 흉상입니까?
    붉은 천은 무얼까요?
    눈은 제가 지금까지 본 사진과는 좀 다른 분위기입니다.
    사진 설명이나 사진이나 꿈결처럼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답글
    • 숲지기2021.09.15 17:36

      아주 잘 보셨습니다.
      헤세의 흉상이 맞고요,
      수도원 옆에 '마울브론의 흉상조각 골목'이 있고
      골목 앞에 자리한 헤세 흉상에
      때마침 그 옆을 수리 중인 할마버지가 자신의
      웃옷을 헤세의 모자 위에 걸어 놓은 것입니다.
      제가 사진을 찍으니, 그분 아내인 할머님이
      '옷을 벗어 둘 곳이 따로 있지!' 라고
      핀잔을 주시더라고요.

      마울브론은 그 입구에만 들어서도 정신이 맑아지고
      뭔가 알 수 없는 개운한 힘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 파란편지2021.09.16 01:07 신고

      전할 수만 있다면 "괜찮다"고 "헤세도 좋아했을 것"이라고 전해달라고 할 것 같습니다.
      본래 노인이 되면 아이들이 버릇없이 굴어도 그걸 다 받아주고 귀여워해주는 것이니까요.
      그건 고금동서를 가릴 일이 아닐 것이니까요.

    • 숲지기2021.09.16 17:49

      아이들과 어르신들께 넉넉한 마음을 가지신 교장선생님,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외골수 헤세가 이 사실(모자 위에 뭘 올려놓은)을 안다면
      성질 꾀나 부렸을 것 같습니다.
      텃밭일을 할 때도 절대 방해하지 마라고 팻말까지 써붙여놓았고,
      이를 못본 사람들이 헤세를 만난 반가움에 인사라도 하 게 되면
      손사래를 쳤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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