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어느 괜찮은 가을 날에.... 본문

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어느 괜찮은 가을 날에....

숲 지기 2021. 10. 27. 10:14

 

 

성에서 좀 거닐자고 친구가 전화를 했다.

그래서 만나러 가는 길,

자주 지나다니지만 그때마다 길을 멈추게 하는 곳이 있다. 

양갈래로 갈라지는 이 철길이 그렇다.

드 갈래의 길 가운데 하필

저 멀리 햇살이 내리쬐는 한 방향만 찍었을까

 

 

 

 

 

 

 

 

 

 

 

 

 

 

 

나무 뒤로 숨은 해,

그로부터 나온 햇살이 눈부셔서 한참을 바라보았던 풍경.

 

 

 

 

 

 

 

 

이 아이들을 어찌할까나 ㅎㅎ

마치 만화 속 등장인물 같은 차림을 한 소녀들,

나이를 물어보니 8학년이란다. 6세에 주로 입학을 했다면 지금 얘네들 14세? 

앞에 던져 놓은 게 학교가방일텐데 

하필이면 아래 물이 가득한 분수대에 들어갔냐고 물으니 

직직 찢은 바지를 입은 아이가 어깨를 한번 으쓱이더니 '그냥...' 그런다.

딱 봐도, 뭔가 엉뚱한 것을 저지르고 싶고,  

기껏 한다는 게 분수대나 들어가서 놀고 ㅋㅋ 

니들 사춘기구나, 라고 말하려던 걸 꾹 참았다.

 

대신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물으니

폼까지 지들 맘대로 잡아주는데,

분수대는 멀고 카메라 쥼은 짧고,

해 지는 때의 응달이고 ㅠㅠ

 

 

 

 

 

 

 

 

앞에 막 뛰어가는 아인 좀 전에 숲에서 쉬~를 하고 나오더라.

 

 

 

 

 

 

 

담쟁이가 성홍열처럼 붉다.

붉은 색의 종류가 여럿 있는 중에,

지는 해가 비친 저 선명한 빨강을 성홍열 색이라 하는 독일식 표현이 그럴싸하다.

 

 

 

 

 

...........

 

 

  • 산울림2021.10.28 00:10 신고

    어디를 가든 어디에
    서 계시든지요
    가을을 그냥
    보내기엔
    웬지 허전하게 느껴지는
    이번년도 가을인듯
    합니다
    오늘도 가을색은 너무나 눈이 부셨답니다.^^

    답글
    • 숲지기2021.10.28 00:19

      맞습니다. 어딜가나 낙엽이 휘날려서
      마음이 술렁거리지요.
      행복한 가을날 보내세요.

  • 파란편지2021.10.28 01:14 신고

    철길이 좋다 하신 곳에서 저~쪽 햇빛이 그만큼 좋습니다 했는데
    분수대에 오른 소녀들이 또 그만큼 아름답고
    다시 '성홍열'도 또 그만큼 아름다워서
    이래서 '어느 괜찮은 가을날'이 되었구나 싶었습니다.
    찬란한 가을......
    그렇지만 그만큼 서글퍼져야 할 나날들.....

    답글
    • 숲지기2021.10.28 15:37

      가을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해가 아직 있으니
      알타리를 수확하러 가야 겠다 싶습니다.
      농사를 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가을은
      아주 조금 다릅니다요 ㅎㅎ

      독서를 많이 하는 계절이라고 알지만,
      단풍 읽는데 정신이 없어서
      시 몇편만 읽고 지낼 뿐입니다요.

    • 파란편지2021.10.28 15:42 신고

      와!~
      선물이닷!!!
      (아주 조그만 소리로 "저 이 나이에 정말 주책이죠?")

    • 숲지기2021.10.28 15:44

      아이쿠 교장선생님,
      저도 참 주책입니다요 ㅎㅎ
      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열무김치2021.10.28 14:43 신고

    그곳에도 가을이 짙게 내려앉았네요.
    전 외국을 많이 다녀보지 못해서 우리나라만 가을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8학년
    이제 사춘기를 맞은 소년 소녀들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쟤들도 나름 고민이 있을테지만 아름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늘 파란편지님댁에서 쓰신 댓글을 읽다가 슬그머니 들어왔어요.

    답글
    • 숲지기2021.10.28 15:41

      우리나라 가을과 흑림은 비슷합니다.
      숲나무들 때문이겠지요.

      아이들이 , 특히 소녀들이 저렇게 놀줄 몰랐습니다.
      열무김치님께도 저러한 시절이 있으셨지요?
      시꺼멓게 옷을 입고 바지도 찢고 했지만
      제가 보기엔 천진한 어린 소녀들이었죠.
      너무나 반갑습니다 열무김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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