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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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림살이 /수처작주隨處..

독일 흑림, 로타파트에 첫눈이 내렸다

숲 지기 2021. 12. 5. 11:50

숲동네 앞산격인 로타파트에 올랐다.

 

 

 

벌써 20년도 더 된 1999년 12월 26일

독일 흑림 일대에 폭풍 한자락이 불었는데, 그 이름도 별난 로타Lothar*였다.

폭풍 로타는 독일인들의 뇌리엔 정말 징한 이름으로서 

그 전까지 듣도 보도 못한 기록을 세우며 그 위력을 과시했다. 

 

 

 

 

 

 

바람은 200km/h 까지의 속도로 독일 흑림의 북부지대를 싹쓸이하였는데

3천만 큐빅메터에 걸친 울창한 숲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었다.

실제로 보지 않으면 상상이 잘 안 되겠지만,

내 기억으론 이 시기의 흑림엔 허리꺾인 장대 같은 나무들이 어딜 가나 보여서

그들을 지켜주지 못한 듯한 죄책감이 늘 들곤 했었다.

 

 

 

 

 

서론이 길었는데, 

지난 스무날 동안 지독하게 몸살을 앓는 동안

올해의 첫눈이 왔었다.

뿐만 아니라 폭풍까지 여러 날 불어서 

몸살이 낫기만 해봐라,

내 꼭 앞산의 로타를 만나러 가리라 했었다.

 

 

 

 

 

 

다행히 로타를 만나러 간 오늘 오후는 

하늘 풍경도 더할 나위 없이 근사했다.

 

 

 

 

 

 

해발 900미터 고지이니 ,

겨울의 이곳은 여차하면 이런 풍경이다.

하하 이 맛에 흑림에 산다니깐! 

 

눈평원이 햇살을 받아서인지

여기저기서 모락모락 김 같은 게 일어서 하늘 구름으로 오르고 있었다.

 

 

 

 

 

로타파트라는 팻말때문에 찍었다.

사실 아이폰을 몸살 동안에 구입해 놓고

첫눈을 꼭 찍고 싶었었다.

 

 

 

 

 

 

 

여기가 로타파트 길이 나 있는데,

눈 위 발자취는 수북한데

나 없을 때 다녀갔는지 정작 개미 한마리 안 보인다.

안내 표지판대로 걷는데 춥고, 비틀비틀 엉거주춤하길 여러 번,

뿐만 아니라 어느 순간에 가던 길마저 뚝 끊어져 

마치 개척자처럼 눈을 파헤치고 가야했다.

이러다 눈구덩이에 빠지면? 

날은 어두워질텐데 돌아오는 길을 못 찾으면???

 

이런 때 나는 딱 한 생각 밖에 안 난다, 무섭다는 생각 하하 

그래서 아주 조금 걷던 길을 

번개의 속도로 걸어 나왔다.

 

 

 

 

 

로타파트에서 본 흑림가도.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 곳은 로타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하였다.

이 일대가 그야말로 훠~ㄴ하다.

 

 

 

 

 

 

 

용케 로타로부터 살아남은 나무들이었겠지.

이런 걸 보면 나무나 사람이나 

운명은 참 복불복 같다.

 

 

 

 

 

흑림에선 로타의 흔적을 학습과 관광 자료로 활용한지 오래다.

군데군데 앉을 자리 쉴 자리는 기본이지만

눈이 글쎄 이딴만큼 쌓여서 ㅎㅎ  

 

 

 

 

 

흑림가도에서 로타파트 입구의 주차진입로

 

 

 

 

 

로타파트 500미터 전방쯤의 영상.

경치는 물론이고,

영상에서 확인되듯 독일 흑림의 철저한 눈길관리를 보여드리고 싶다.

볼수록 신기한 독일 흑림의 제설작업! 

 

 

 

 

 

 

유행 지난 새 손전화의 첫 영상,

열번쯤 눌러 2개 건졌다. 앞으로 애용할 것 같다. 

 

 

*

독일 흑림가도의 설경, 로타파트(Der Lotharpfad)를 지나며 (daum.net)

 

독일 흑림가도의 설경, 로타파트(Der Lotharpfad)를 지나며

흑림가도를 따라 서행을 하였다. 눈구경을 하며 카메라 셔터를 퍽퍽 누르며...ㅎ 흑림가도를 달리며 보았던 오늘눈은 참 예뻤다. 눈얘길 하기 전에 폭풍 로타(Lothar)이야기부터 해야겠다. 오늘

blog.daum.net

 

 

  • 하동댁2021.12.05 12:54 신고

    와우 제가 독일을 엄청 좋아합니다 뭐 특별한 이유보다는
    전헤린씨의 수필집에서 독일의 모습을 상상으로 그려보곤 했지요
    그리고 어느정도 세월이 지난후 독일의 노란 민들레라는 수필집
    김영희 닥종이 인형을 만드시던 분이 나이 어린 독일인과 살면서 쓰신 수필집에서도
    독일에 관한 상상을 많이 하곤 했어요 그런데 이런 멋진 흑림의 사진을 보면서
    정말 가고 싶어지는 곳이 역시 독일이군아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됩니다.
    핸드폰으로도 이렇게 멋진 사진이 나오네요 부럽습니다 풍경이 너무 멋있네요

    답글
    • 숲지기2021.12.06 01:37

      하동댁님, 선생님이시죠?
      존경합니다!!

      그리고 저도 전혜린님과 김영희씨의 책을
      어릴 때 읽었습니다.
      두 분 다 독일에서는 비교적 지역색이 강한 바이에른을 배경으로 사셨고 또 사시죠.

      독일도 북쪽으로 오를수록 개인주의가 강하고, 남의 눈을 덜 의식합니다.
      그러나 바이에른은 여전히 가족과 전통이 중요하죠.
      뭐 개인차가 있고 또 장 단점이 있기 때문에 뭐라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전혜린씨나 김영희씨, 지금 생각해도 참 대단한 한국여인들이 맞습니다.
      제 경우는 그냥 숨만 쉬는데도
      이 독일 사회가 죽도록 낯설다가 또 그럭저럭 살만 하다가 그렇습니다.

  • 노루2021.12.05 20:39 신고

    로타파트의 설경이 너무 아름답네요!
    힘들게 올라 보여주시는 사진들이라 더 그렇고,
    여기 올해 눈 안 내린 날이 288일째라서(1887년
    다음으로 최장 기록) 설경이 그립던 때라 더 그렇습니다.

    답글
    • 숲지기2021.12.06 01:42

      노루님 마당의 능금나무가 눈을 많이 기다리겠습니다.
      미국과 흑림은 눈 오는 스케일도 다를 거라 여깁니다.

      저는 첫눈 올 때만 눈이 반갑고요,
      그 다음은 노동으로 보입니다.
      참 멋 없죠.
      이번 눈은 힘이 안 닿아서 마당에 길도 안 냈는데, 그대로 눈이 굳었습니다.

  • 파란편지2021.12.06 00:40 신고

    첫눈인데도 폭설이네요!
    무섭다고 하면서 사진, 동영상을 많이도 찍으셨고요.
    로타파트가 지명인가 하긴 했지만 표지판이 보여서 확인을 했습니다.
    정말 몸살이 대단하셨군요.
    전 긴가민가 해서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이 포스팅 보면서 어린시절에 보았던 크리스마스 카드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땐 아직 주목조차 본 적이 없어서 원뿔 모양의 나무를 본 적이 없었는데
    카드에는 흔히 그런 침엽수가 등장하고 했거든요.
    카드에는 나무를 그렇게 그리는 건 줄 알았지요.
    어리숙하기만 했던 날들이었습니다.

    답글
    • 숲지기2021.12.06 01:48

      흑림 겨울 중 가장 근사한 풍경입니다.
      높은 곳에 평원이 있고,
      낮도 짧고 해선지 저렇게 내린 눈에 또 내리고 또 내리고 해서
      봄까지 몇 달씩 갑니다.
      독일에서도 공기 청정지역으로 알려져서
      겨울관광을 많이 오고요,
      숲마을 사람들에겐 요즘이 소위 대목입니다.

      운전 중에 안 찍으려 했고요,
      새로 뭘 사서 시험차 해보았습니다.
      풍경은 주민으로서 즐기는 특혜입니다.
      다른 데서 오면 일부러 휴가를 내야 겠지만요.

  •  
      •  
    • 숲지기2021.12.08 14:04

      진한 커피향이 묻어나는 당신의 서재에서
      달나라로 날아가는 노래를 듣습니다.
      아래 위로 번갈아 벌써 몇 번째 듣는지 ,
      이런 몽환적인 느낌이 좋아요.
      독서하는 남자, 매혹적이죠.
      맞아요, 노안이 오고부턴 쉽지 않은데,
      여전히 젊으신 당신은 이 많은 책을 읽으시네요.
      지성으로 꽉꽉 채운 당신,
      고맙습니다.
      [비밀댓글]

  • Chris2021.12.06 15:56 신고

    첫눈치고는 꽤 많이 내렸네요
    미안한 이야기지만, 눈이 많이 와야한답니다.
    여름철 담수 공급의 주요 source가 산에 쌓인 눈, 빙하라고 하더군요.
    캐나다의 빙하지대도 그중 하난데, 매년 수십미터씩 줄어드니...
    잘 다듬으면 크로스컨트리 스키하기 좋겠는데
    배부른 욕심이겠죠? ^^

    답글
    • 숲지기2021.12.06 21:50

      여기 첫 눈이 내릴 때 아랫 동네는 비가 여러 날 왔습니다.
      캐나다 만년설에는 비교도 안되게요,
      여긴 겨울 동안에만 눈이 옵니다.
      네,
      저 풍경들 주변에는 스키장이 여러 개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해외로 나갈 수가 없으니,
      이곳으로 많이들 올 거예요.

  • style esther2021.12.06 16:32 신고

    첫 눈인데 이만큼이나 내려주다니!!!
    과연 과연 입니다.
    눈이 내리면 눈물이 나요.
    눈이 약해져서 그런 것도 있지만
    마음도 감탄하기 때문에...ㅎㅎ

    극지탐험하시는 분의 글을 읽으니
    험난한 곳만 골라서 여행한 곳 중에 빙하가 젤 감격적이고
    빙하가 또 젤 무서웠다고...
    첫눈을 보고 제가 너무 많이 나갔지요...?
    모처럼 댓글을 읽으며 내려오다가 그만...

    답글
    • 숲지기2021.12.06 21:59

      저는 딱 첫눈만 반갑습니다.
      그 후에 오는 눈은,
      지붕을 위태롭게 하고요
      마당에 다니는 길을 지울 뿐입니다.

      빙하가 얼마나 무서울지 상상이 갑니다.
      가끔씩 스위스 눈산을 오가며 보는데,
      여름에도 눈이 녹아서 눈 상태가 안 하면 어쩌나 싶었습니다.

  • 이쁜준서2021.12.09 22:17 신고

    첫눈의 설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그런 중에 도로의 제설 작업은 너무도 잘 되어 있습니다.
    몸살을 오래 하셧는데도 조금 나으셔서 설경을 보고 담아 오셨네요.

    마당의 눈이 얼었다는 말에 쉽게 치울 수도 없고,
    조심에 조심을 하시겠지만 약간의 걱정이 됩니다.

    답글
    • 숲지기2021.12.10 02:05

      딱 첫눈까지만 아름답습니다요 ㅎㅎ

      어제부터 또 눈이 내리는데, 지금도 눈발이 날립니다.
      이렇게 눈을 안 치운 겨울이 몇 번 있었는데,
      녹을 때까지 길 없이 마당을 오르내려야 합니다.

      이웃들은 기계로 눈을 밀어 치우는데, 저처럼 옛날식으로 손으로 미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저도 한때는 기계를 살까 했지만,
      워낙 기계치에다 그 큰 기계 둘 곳도 마땅치 않아서 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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