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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헤세 옆마을의 해질녘 본문
해가 세의 동네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사진 왼쪽 희끄무레한 산 아래 칼브(Calw)가 있으니.
서 있는 곳은 해를 배웅하는 명소,
저 곳까지 등산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마는
어르신 친구분들이시라 오르막까지 승용차로 돌고 돌아 올라갔었다.
아랫동넨 해가 진지 오래지만
햇살이 더 오래 머무는 곳이라 해서 발을 디딘 곳이다.
아랫동네 골목길 사진을 찍었는데
산 위, 우리가 서서 지는 해를 배웅하던 곳도 보인다.
우연이다.
다시 위에 올라서서 아래를 보니,
지난 몇 년간 망년회를 하러 열심히 규칙적으로 왔던 친구네 집이 보인다.
집 뒤에 작은 시냇가가 있고, 그 물소리 반주에 맟춰
새들이 늘 노래를 들려주던 곳이었다.
이제 친구는 갔고,
이날은 그 동안 날짜 조차 모르고 지냈던 친구 남편의 생일이었다.
집 매매 계약을 벌써 했다 하니,
앞으로 이 동네 올 일도 뜸할 것 같아.
Baumwipfelpfad Schwarzwald - Ausflugsziel für die ganze Familie (baumwipfelpfade.de)
사진 오른쪽 위, 소쿠리처럼 생긴 것이 북쪽 흑림의 명소가 되고 있는
바움윕펠파데(발음 하는대로 적었는데 참 어렵다 ㅠ )
첩첩 산중에 우리 일행 뿐,
다들 지는 해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앞 의자 어르신 중 한분이 지독한 채식주의자이자 불교도인 친구 남편이고 다른 분은 목사님.
참 이상한 조합이다 ㅋ
왼쪽 입구에 조그만 정자가 있는데, 패러글라이딩*을 하기에 적소라고
정자 지붕에도 그 모양을 얹어 놓았다.
가만히 보면 멀리에 패러글라이딩 3개가 보인다.
날아다니는 꿈을 워낙 자주 꿔서
마치 저런 장치없이도 여기서 뛰어내리면 저쪽 산까지 날아 갈 것 같은데...ㅎ
아랫동넨 아마 지금쯤 어두워질 것 같다.
이 사진을 찍고 바로 하산을 하니 깜깜했다.
하산하며 찍었는데,
아랫마을이 보이는 전망대라 하여 의자를 뒀던 모양인데
나무들이 양쪽으로 가지를 뻗어서
시야가 좁아져 있다.
큰 나무 윗가지엔 해가 비치는지,
붉은 빛이.....
차 세워둔 장소로 가는 중,
운이 좋아서 한번 더 해를 보고....
가도가도 어떻게든 나무 뿐인 흑림
이 낙엽은 친구네 마당의 것.
개울을 마당으로 끌여들인 참 멋스런 그 곳의 가을을 다음 편에.....
*패러글라이딩
본래는 헹글라이더라고 썼었는데 고맙게도 '페러글라이딩'이라고 일러 주셔서 수정하였다.
여깃말 Gleitfallschirm 을 멋스럽게 바꿔쓰려던 나의 무지가...ㅎ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
흑림을 다녀온 느낌입니다.
답글
전에도 더러 보여주셨으니 어처구니없다 하시겠지만, 진작 보여주시지 않고선.. 싶은 느낌도 있었습니다.
아잔 브람이라는 스님이 쓴 책을 보고 있는데 마침 이런 대목을 보았습니다.
"저는 가끔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의 기록에서 선정의 특징을 발견합니다. 특히 중세의 가톨릭에서 그렇습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 같은 성인이나 '아빌라의 테레사' 같은 성녀에 대한 기록을 보면
그들이 선정을 얻은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아빌라의 성녀 테레사는 기도 중에 공중으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
불교도 친구 남편과 목사님 모습을 보는 순간
'헤세 닮은 사람 얘기를 하시려나?' 했습니다. 엉뚱하죠? -
멋지다는 말로는 모자라고 웅장합니다.
답글
저런 자연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정말로 큰바위얼굴 같은 분이 나오지 않을까
해 집니다.
너무도 자연이 웅장해서 사람은 하나의 점 같다 싶습니다. -
-
-
나무 사이로 비치는 석양 사진이 마음에 들어 댓글을 남깁니다.
답글
캐나다 중부 대평원 지역에 산 적이 있는데, 한 지점에서 서서 몸만 180도 돌리면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지금은 숲이 많은 지역에 삽니다. 나무 틈새로 비치는 석양이 친근한 이유입니다.
평원이든 숲이든 모두 아릅답습니다. 천국은 내 마음속에 있나 봅니다.-
숲지기2021.10.30 01:46
그쵸, 그래야 하는데
저는 그 덩치 마저도 관리를 잘 못합니다.
짐승도 밤도 무섭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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