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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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과 수직 /이 순간

흑림의 태극기, 율레 시험 잘 보렴!

숲 지기 2022. 6. 1. 06:57

 

 

무심코 흑림 시골 마을 골목길을 지나는데,

내가 잘못봤나 했었다.

눈에 번쩍 뭔가가 옆으로 스쳤는데,

태극문양? 

태극기? 

설마 그럴 리가 ....

 

 

 

 

 

 

이어서 한참 운전해서 달리고 다음 마을에 도착해서도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도저히 안 되겠다,

흑림 심심 산골에 태극이? 사실이라면 꼭 확인해야지! 

차를 되돌렸다.

살짝 흥분한 상태로 서행을 하며

눈으로 더듬더듬 태극 문양을 찾았더니

 

 

 

 

 

 

아, 글쎄 태극기가 확연하게 나붙었다.

태극기 안엔 율레(Jule)라고 써 있고,

'넌 할 수 있어'라는 글귀도 애써 적어넣었다.

 

짐작컨대 저 곳은 학교일 것이고(율레가 다니는 학교)

머잖아 시행될 중간학년 시험(김나지움 10학년?)의 합격 염원을 써붙였나 본데

6개 염원의 깃발 가운데 엉뚱하게도 태극기가 있다.

어림잡아 16세? 17세?로 추정되는 율레,  

한때 우리 독림운동가의 가슴팍에 지니던 상징을 율레도 알기에 

16년, 17년 인생 최대 시험을 앞두고 태극기를 선택했지 싶다.

 

 

 

 

 

율레 시험 잘 보렴 

넌 할 수 있어!

 

  • 파란편지2022.06.01 03:22 신고

    누군가 갈림길에 서 있겠군요.
    좋겠습니다.
    선택할 수 있고, 선택 받을 수도 있는 지점에 서 있다는 건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거든요.

    하필이면 '초하루 시편지'의 댓글란을 막아놓으셔서...
    난 지금 보아뱀 속에 들어가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어설프게 대처해서 너무 오래 들어 앉아 있는 것이고
    그러면 보아뱀 독으로 거의 다 녹아버린 상태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답글
    • 숲지기2022.06.01 11:38

      율레는 여자아이 이름입니다.
      태극기 안에 오파(할아버지), 파울, 안네 등등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가족들 이름일텐데 같이 율레를 응원한다는 뜻이겠죠.
      저는 저 태극기의 배경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합니다.

      뱃속에 갇힌 무언가가 코끼리인 줄 모르죠.
      뱃속에 무엇이 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조차 안 하죠 대부분.
      오지 않을 고도를 기다리다가
      보아뱀의 소화액에 의해 서서히 분해되겠지요 코끼리는.



  • Chris2022.06.01 22:34 신고

    집에 태극기를 간직하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좋게 생각됩니다.
    태극기 내건 방식도 틀림이 없구요.(상하가 뒤집히는 것 같은 잘못)
    부모님이 의식 있신분인것 같다는 생각.
    거의 성년이 된 아이들 데리고 이민와서 몇년 지나지도 않아 혀 꼬이게 만드는 것 보다는
    훨씬 좋아보입니다.

    답글
    • 숲지기2022.06.01 23:28

      태극기를 소유한 사람을 저도 참 좋게 보는데,
      고백컨대 저는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오래 전 친구 생일에 초대를 받았는데,
      다국적 사람이 모였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이 친구가 국기 수집가였는지,
      입구에 태극기를 꽂았었습니다.
      한국인은 저 뿐이었지만 아주 감동적이었습니다.

      한국인이 정말 살까요 이 첩첩산중에요?
      아닐 것 같습니다.
      요즘 한류가 워낙 대세이니
      꿈의 나라 국기인 태극기도 멋스러워보였을 것 같죠.
      사실은 저도 율레라는 수험생이 너무 궁금합니다.

    • Chris2022.06.02 00:00 신고

      오래전에 크루즈를 탔는데,
      그때는 크루즈에 동양인이 별로 없었을 때,
      선장 리셉션 파티장에 서양인 부부가 대여섯살 정도 돼보이는 동양인 여자 아이에게 한복을 입혀서 데리고 나왔음.
      입양한 아이라고, 뿌리를 찾아 주고 싶었다고. 가슴이 찡~했습니다. 그 서양인 부부가 존경스러워 보였습니다.

    • 숲지기2022.06.02 11:42

      마치 크리스님과 그 배에 저도 같이 타고 있는 듯,
      한복 입은 아이를 보고 있는 듯 실감이 납니다.
      입양에 대해서 뭐라 쓰고 싶진 않습니다,
      인생은 길고, 상상도 못 할 일을 우리는 직,간접으로 겪으니까요.
      그때 크리스님을 찡-하게 해드렸던 아이도
      이제 성인이 되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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