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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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과 수직 /'경계'란 없다

거짓말

숲 지기 2022. 6. 3. 06:46

 

 

내가 사랑한 거짓말

​/장석남

나는 살아왔다 나는 살았다

살고 있고 얼마간 더 살 것이다

거짓말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거짓말

나는 어느 날 사타구니가 뭉개졌고 해골바가지가 깨졌고

어깨가 쪼개졌고 누군가에게는 버림받고 누군가에게 구조되었다

거짓말, 사실적인……

그러나 내가 사랑한 거짓말

나는 그렇게 내가 사랑한 거짓말로

자서전을 꾸민다

나는 하나의 정원

한창 보라색 거짓말이 피어 있고

곧 붉은 거짓말이 피어날 차례로 봉오리를 맺고 있다

거짓말을 옮기고 물을 준다

새와 구름이 거짓말을 더듬어 오가고

저녁이 하늘에 수수만 년 빛을 모아 노래한다

어느 날 거짓말을 들추고 들어가면

나는 끝이다

거짓말

내가 사랑할 거짓말

거짓이 빛나는 치장을 하고 거리를 누빈다

​-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웹진 2022   6월호

 

 

 

 

 

 

1992년 발행된 베르겐그루엔 탄생 1백주년 기념우표.

 

 

거짓말
/베르너 베르겐그루엔*

영혼을 다치지 않고 견디는 이가 어디 있을까?
해를 거듭하는 동안 우리의 매일의 자양분은 거짓말이다.
기계와 쟁기를 들고 축제를 즐기며
자유와 식량에 대한 말은 거짓이었다.
선사시대로부터 빌려온 용맹의 독수리 비행,
선조들의 자부심이 다 거짓이었다.
거리를 행진하는 끝 없는 깃발열차
벨 울린 모든 것이 거짓말이었다.

 

.................(내 집중력의 고갈로 여기까지만 번역)

 

 

................................

 

.....꽃과 새와  구름도 시는 거짓의 보따리에  넣고 있다.

바라보는 내 눈이 완전체 거짓일 뿐 , 그들 만큼은 눟아주고 싶은데  장석남씨는 '사랑'으로까지 연이었다.

내가 서툴어 하는 것이다

베르겐그루엔은 절박한 시대를 살아낸 사람,

그때는 살아만 있어도 대단한 것이었고

생존자들은 차라리 입을 다물어 버린다.

 

..... 플라스틱을 쓰지 않고 살 수 없듯이,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는 일에도 자신이 없다.

누구보다도 나 자신에게 신용이 없다.

어제 마음 먹었던 가벼운 것을 어겼고,

그 이전엔 수도 없이 스스로를 속였다 나만 알아차리는 거짓말로. 

 

*

베르너 베르겐그루엔(Werner Bergengruen 1892-1964) 은 우리시대 저평가된 작가라고 생각한다.

여러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에 대해 쓸 생각은 없고

나치 전범 아이히만이 처형될 때 그의 시가 낭독되었다는 것은 너무도 유명하다.

유태인학살과 관련한 사형수였던 아이히만은

2차대전이 끝나자 신분세탁과 변장을 하고 남미에서 살다가 체포되어 이스라엘로 이송되었었다. 

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1962년 예루살렘에서 형이 집행되었다.

 

 

  • 노루2022.06.03 16:19 신고

    아이히만 재판에서 낭독됐다는 그 시 (영역본)
    "The Last Epiphany"의 네 번째 연:

    An orphaned boy on Eastern plains,
    I fell to my knees and begged for bread.
    You, however, feared a future revenge,
    And so you shrugged and gave me death.

    를 읽으면서는 특히,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Shuafat Refugee Camp 같은 데의,
    팔레스타인 소년들이 생각나네요.

    답글
    • 숲지기2022.06.04 13:04

      선입견 없이는 읽을 수 없는 시입니다.
      시인 생존 시 낭독 되었을 텐데,
      그 느낌은 어땠을지 궁금해집니다.

      험한 시절을 산 사람들,
      여기 친구들의 부모님들의 여전히 잊히지 않는 기억 이지요.

  • Chris2022.06.03 19:38 신고

    내 눈에 보이는것도, 내 귀에 들리는 것도, 내가 느끼는 감각도
    본질 그 자체는 아니라고 합니다. 거치고, 가공되고, 왜곡되고, 누락된 것.
    어쩌면 내 생각 조차도...
    "이것만은 확실히 진짜야" 할 수 있는 것이 없네요.

    답글
    • 숲지기2022.06.04 14:30

      공감합니다.
      잔디깍기를 하기 전부터,또 잔디를 깎는 중에도
      크리스님 댓글을 생각하였습니다.
      잔디가 말끔하게 정리된 발판도,풀이 웃자란 곳도
      가짜이고 거짓이라면,
      장소를 사이에 허균 양쪽에 시간 되는 사이에서
      물 한잔 마시고 있는 저도
      또한 거짓이라면요.
      그래도 다시 풀 깎으러 갑니다.

    • Chris2022.06.05 01:09 신고

      꿈을 꾸는 동안은 우리는 꿈속 세상이 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깨어나면 꿈은 허상이고 우리는 진실의 세상에 살고 있다고 믿구요.
      매일 반복되는 실상에 사실 진실과 허상의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 숲지기2022.06.05 11:51

      장자지몽을 생각합니다.
      어제도 많은 나비들이 꽃 들판으로 몰려 왔어요.
      숲속 저의 일거수일투족을
      그들의 꿈 속과 나눠 가지고,
      이미 어제 일이 되었습니다.

    • Chris2022.06.14 21:26 신고

      꿈에서 깨어나셨습니까?
      좋은 꿈속에서 도끼자루 썩는줄 모르실까봐서요.
      소식이 뜸해서 댓글 달아봅니다.

    • 숲지기2022.06.16 10:33

      크리스님 반갑습니다.
      제 블록이 좀 그렇죠 하하
      꿈이면 좋겠다 싶은 순간들이 있네요.

      이제 저는 숲집까지 한번도 안 해 본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볼까 합니다.
      가면서 글도 쓰고 주변도 좀 보고요.


  • 해바라기2022.06.11 07:16 신고

    안녕하세요?
    숲지기란 닉네임에 이끌려 방문했습니다
    오늘도 좋은 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답글
    • 숲지기2022.06.16 10:34

      답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해바라기님,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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