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모든 실수의 집합 본문

수평과 수직 /'경계'란 없다

모든 실수의 집합

숲 지기 2022. 2. 13. 00:42

프란츠 카프카의 그림

 

 

 

모든 실수들의 집합

/이병국

 

 

세계는 불완전한 방식으로 완전합니다.

 

우리는 나란히 대기합니다. 

 

신호가 바뀌면

내달립니다.

 

앞선 이가 수챗구멍에 빠져 추락사하고

 

나는 무릎을 꿇고

 

내려다봅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무리수의 무한대는 유리수의 무한대보다 큽니다.

 

헐겁게

맞춰 입은 몸이

완전하게

비었습니다.

 

숫제

완벽한 실수가 있습니다.

 

 

.....................................

 

프란츠 카프카의 그림

 

 

 

.....나와 인류를 해롭게 하지 않기 위해

항원이라는 이름의 이물질을 두 번이나 왼쪽 팔뚝에 주입한 행위,

의문의 그 일을 대변하는 듯한 시.

실수도 완벽할 수 있다고 읽는데,

과연 우리 시대에 수정하고 또 회복할 수나 있을지.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에

미루던 숙제를 하듯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몇년 만에 비행기를 탈 것이고

살아서 발 한번 디디고 팠던 신화의 산으로 갈 예정이다.

 

 

 

 

  • 파란편지2022.02.13 01:26 신고

    큰 결정을 하신 것 같습니다.
    그만큼의 의미가 있겠지요.
    이병국 시인은 멋지구나 하며 읽었습니다.
    이런 시는 두 번 세 번 읽어도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고 자꾸 다른 생각을 하게 해줍니다.
    고마운 시입니다.

    답글
    • 숲지기2022.02.13 16:40

      세상에 시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생각합니다.
      언어로써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향유가 아닌가 싶고요.
      그러므로 노래 같은 운율을 가진 시가 오래 살아남을 것입니다.

      아팠던 뒤끝이어서 미루어 오기만 했던 할 일이 많습니다
      비록 후각 등이 회복되지 않있지만 말입니다.

  • style esther2022.02.14 16:11 신고

    어디 가시는지 궁금하네요.
    곧 알게 되겠지요~(두근두근..)
    코로나의 시대가 길어지면서 드는 생각은
    마음 속에 있는 일, 지금 당장 곧...더욱 더 절실해지는 것 같습니다.
    부디 좋은 여행되시길 빕니다.
    저는 멀리는 못가고 자동차로 3시간정도 걸리는 곳에서
    2박3일 지내다 올 예정입니다.
    이사한 집의 소음이 생각보다 심해서
    그냥 조용한 곳에 가는 것만이 목표였어요.


    답글
    • 숲지기2022.02.14 20:35

      에스더님 워낙 알찬 여행을 하시니,
      저도 기대됩니다.

      저는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텃밭식물을 가꾸고,
      뒷산에 한번씩 오르는 것을 즐거움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몇달 간 건강문제를 겪다보니
      억울한 게 많았습니다.
      그래서 끝내 안 하면 억울할 것 같은 것부터 시작합니다.
      어딜 가는지는요 하하 그곳에서 혹은 다녀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수평과 수직 > '경계'란 없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짓말  (0) 2022.06.03
케이크를 바른 모나지라  (0) 2022.06.01
고흐의 수채화 '밀짚 더미'  (0) 2021.11.19
칼 라거펠트, 샤넬남자가 책벌레가 된 이유  (0) 2021.06.23
진실 혹은 거짓  (0) 2021.05.12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