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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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과 수직 /'경계'란 없다

칼 라거펠트, 샤넬남자가 책벌레가 된 이유

숲 지기 2021. 6. 23. 20:32

 

우리시대 완벽주의자였으며 패션의 거장으로 알려졌던 칼 라거펠트*는 

입바른 소리를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가 출현한(패션쇼 등) 다음 날은 언론매체들은 앞을 다투어 까십거리를 실었었다.

박학다식했던 그는 말하기에도 주저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 모든 지식과 판단력을 '스스로 익혔다' 하였다. 

 

스스로 익힐 수 있는 힘은 그의 독서력에서 나왔고, 이에 따른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가 11살때 삼촌과 시내에 나가서 유연히 독일의 유명 시인의 이름을 단 거리를 보게 되었다.

삼촌은 대뜸 그 시인을 아느냐고 물었다.

어린 라거팰트는 모른다고 하였고 '그것도 모르냐' 며 삼촌은 아이의 뺨을 후려갈겼다.

뿐만이 아니라 귀가하여 어머니에게까지 "너처럼 네아이도 바보멍청이야" 라고 핀잔을 주었다.

이 일은 라거펠트에게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평생을 동안 잊혀지지 않았고,

이날 이후 그는 미친 듯 독서에 몰입하였는데

지식의 틈새를 메우려는 수단이었던 것이다.

독서광인 그가 생전에 했던 표현을 빌자면, 

책에 언제나 나는 목말라 하는데, 이것은 절대로 치료될 수 없는 고질병이다 라고.

 

여러나라 도시들에 위치한 그가 소유한 7개의 집에 약 30만 권의 장서가 비치되어 있다.

그의 표현을 또 빌자면 , 그는 도서 수집가는 아닌 것이 읽기 위해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하였다.

실제로 그는 수집엔 관심이 없어서 값 비싼 명화 따위도 소장하지 않았다 한다.

 

 

 

 

 

 

 

 

*오토 칼 라거펠트(Karl Otto Lagerfeld,1933-2019)

독일에서 태어나 파리를 중점으로 활약하며

세계패션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장,

사진작가.

  • 파란편지2021.06.25 17:08 신고

    "이건 절대로 치료될 수 없는 고질병이다."
    그럴 것 같습니다.
    참 멋있는 사람입니다.
    제 처지를 생각하며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기야 웬만큼 좋아해야 자신의 책도 낼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답글
    • 숲지기2021.06.25 23:53

      입고 치장하고 또 말 하는 것까지
      어느 하나 튀지 않은 게 없었던 사람이었죠.
      머리를 쫑긋하게 묶은 어른남자가 반장갑을 끼고 다니던 그에 대해
      사람들의 기호가 뚜렷이 갈렸습니다.

      사실은 그에 대한 좀 더 말랑한 연애얘기를 쓰다가 그만 책이야기나 했습니다.

    • 파란편지2021.06.26 02:17 신고

      이상하죠?
      책을 다 눕혀 놓았잖아요.

      그냥 패션의 거장인가? 했더니 역시,
      말랑말랑한 게 있었군요^^

    • 숲지기2021.06.26 12:01

      저렇게 갑옷 같은 것을 평생 치렁치렁 입고 산 사람은
      그 속의 말랑한 것을 의도적으로 감추려 했다고 봅니다.

      아, 책을 눕혔군요.
      아마 시각적인 효과때문이었을 거라 짐작합니다.

  • 요즘 책내는데 정신없어 독서 게을리하는 사람 책하기라도 하는 듯
    똑같은 이 머스마 이야기를 두번이나 대하네요!!
    코로나 피해 별고 없이 잘 지내지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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