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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진실 혹은 거짓 본문
진실 혹은 거짓
/서형국
남자에겐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가 있었다
물을 주지 않아도 시들지 않는 나무
협상을 합시다
내 수중엔 이틀을 버틸 술값이 있고 당신은 나와 흥정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나는 오래 살고 싶고 명예를 갖고 싶으며 후손에게 오래 기억되고 싶소 단,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데 남의 불행을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빈틈없는 제안이었다
날이 밝아 탁자엔 퇴고를 마친 원고 뭉치 위로 한 뼘이나 길어진 나무의 그림자가 꼭 두 잔이 모자랐던 술병을 끌어안고 연리지로 뻗어 있었다
세월은 흘렀고
남자는 헌책방에서 간간이 펼쳐진다는 소문이 돌았다
완벽한 거래였다
ㅡ'시골시인-K' 걷는사람, 2021
...............................
이 창작시를 읽으며 이윤기 선생을 떠올렸다.
이미 여러 번 블로그에 언급을 한 적이 있는 이야기의 재탕이고
그리스 신화의 남자, 바로 그 선생이다.
약 20여년 전 쯤일까,
그때도 선생은 신화의 고장 살로니키(그리스)에 신화 채집일로 가는 길이라고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며칠 간 들렀고
교민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독일 현역 문인들과 늦은 술자리도 가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깐깐한 지성의 깡 마른 백발의 노신사셨던 선생은
한쪽 귀로 잘 듣지 못하여서 큰 소리로 외치듯 나는 대화를 했었다.
그와의 인터뷰 내용을 어딘가에 실어야 했으므로
그때까지도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다는 그리스 신화이야기와 선생 자신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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