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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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과 수직 /'경계'란 없다

인체를 전시한 군터 폰 하겐스

숲 지기 2021. 3. 3. 09:39

인체를 전시하여 명성을 얻은 해부학자 군터 폰 하겐스*,

그는 사체를 보존하여 전시하는 일을 평생 해왔다.

그래서 그의 거주지 옆도시 하이델베르크에는 

기업수준의 사업장과 작업장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사용하는 인체 플라스티네이션(Plastination)은 사체의 수분과 지방을 제거하고

말랑말랑한 느낌의 에폭시를 주입하여

거의 반 영구적으로 형태 보존, 전시 가능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대상이 인체이므로 조심스런 표현이긴 하나,

사체를 박제하는 기술이라고 나는 이해한다.

 

 

 

Eine makabre Spielrunde: Plastinator Gunther von Hagens pokert mit zwei seiner Exponate. Foto: FRANKO MARTIN

 

 

하겐스가 이 방법을 고안해 내기 전까지는 

신체의 일부나 동식물 사체를 보관할 때는 흔히 액체 성분의 포르말린을 사용 했었다.

포르말린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하겐스가 오래 전부터 앓고 있는 불치병인 파킨슨병의 원인이 이 플라스티네이션용 포르말린 상용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체 하나가 전시용으로 완성될 때까지는 엄청난 시간과 노동과 돈이 필요하다고 한다.

사체의 수분을 제거하는 일이 또 그렇게 어렵다고도 하였다.

앞서 밝힌 바처럼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그는 몸 대부분의 근육은 물론이고 이제 혀의 움직임 마저도 둔해진 상태이다.

그의 아내와 자식들이 그의 불분명한 의사표현을 따로 통역(?)을 해주지 않으면 외부 사람과의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라 한다.

수 많은 타인들의 사체로써 작업하였던 그가, 정작 자신의 육체가 여러 해에 걸쳐 굳어가고 있음을 의식해 가는 느낌은 어떨까.

올해 76세인 하겐스는 자신의 사후에도 그의 여느 작품(?)들처럼 플라스티네이션 처리를 하도록

그의 아내에게 당부해 두었다고 한다.

 

이렇게 사체를 버젓이 전시를 당하니 죽은 후에도 고요가 없을 것 같다는 지적을 비롯하여

의사라는 명분으로 인간의 존엄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며, 그를 언짢은 시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여론에 대해 그는 

'죽은 물질과 고인의 기억은 구별해야 한다'고 응수하였단다.

 

 

 

 

 

 

 

인체 전시를 인생 작업으로 살아왔기에 

여전히 플라스티네이션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하겐스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사체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공연히 말한단다.

(이런 끔찍한 자랑이 있다니.....)

 

 

*Gunther von Hagens

1945 년 1 월 10 일 출생

Jena와 Lübeck의 의학 공부 

1977 년부터 plastination 작업

1996 인체 전시회 시작

 

 

 

하겐스부부,

죽게 되면 자신의 사체도 전시용으로 쓰도록 아내에게 지시를 해두었다고.

 

 

*하겐스는 박사 학위까지 마친 해부학자, 

그가 가치를 두고 전념한 업적에서 죽음에 대한 존엄이 결여되었다고 여겨.

그의 이름에 나는 존칭을 붙이지 않았다.

 

  • 파란편지2021.03.04 00:24 신고

    읽는 동안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생각했습니다.
    그에게 이 말을 하면 어떤 반응일까,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엄청난 노력은 당연하지 싶습니다.
    어릴 때 곤충채집을 해봤는데 포르말린이고 뭐고 잠자리 한 마리도 채집하기 어려웠던 걸 생각하면
    저 뱃속의 모습까지 다 찍힌 사진은 정말 끔찍합니다.
    박물관에서 미이라를 보면서 '이 사람에게 영혼이 있다면 끔찍하겠지?' 했었는데
    하겐스 부부는 원망의 대상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기이한 내용이어서 뭔가 더 쓰고 싶은 느낌입니다.

    답글
    • 숲지기2021.03.04 03:31

      이미 발표되고 전시까지 되고 있는 것이어서 가져오긴 했는데,
      저 사진을 볼 때마다 마음이 그렇습니다.

      전시물로 쓰여질 것이라는 허락을 이분들 생전에 받았을까요?

      그의 인체전시는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고 흥행에도 큰 성공을 거둔 나머지 그는 부자가 되었다 합니다.

      글과 함꼐 올릴 사진을 고르며
      그의 미소짓는 모습 여럿을 보았습니다.
      죽은 후에라도 저는 저 미소를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 열무김치2021.03.08 00:29 신고

    그냥...
    유태인 학살이 먼저 떠올라 섬찟한 느낌입니다.
    연구용이나 학술적인 방향에서 바라본다면 일반인들이 느끼는 혐오가 오해일 수도 있겠다는 긍정을 해 봅니다.
    저 바탕에 기인한 의료용품이나 치료제등이 유익을 주는 경우도 많을테니까요.
    사람은 사 후 땅으로 흡수되는 게 자연의 순리인데 물리적인 모습으로 영구히 남는다는 것은 순기능의 역할을 떠나 비극이 아닐까 합니다.
    세상엔 참으로 기이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답글
    • 숲지기2021.03.08 01:04

      말씀하신대로 해부학의 이해를 도왔으리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전공자나 비전공자나 말입니다.

      그러나 저 몸의 임자였던 이들에게는
      자신들이 가졌던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었을 겁니다.
      사후에 사용한다고, 저들 생전에 허락을 받은 몸이 있을까 싶습니다.

  • 까망콩2021.04.28 15:22 신고

    우선 ..그런분들위주로했다구하시는데 ~가족들도 죽을때까지 다같이사는것도아닌데 ..입장 바꿔서 ..그런상황ㅈ이니 본인가족중 그렇게 됐다고 생 각 않하겠죠~돌아오던데..그러니 짐 ..힘드시겠죠

    답글
    • 숲지기2021.05.01 11:06

      유교라는 굵은 축을 가진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는 주검을 보는 입장도 다릅니다.
      그 사실을 알고 보더라도 하겐스씨는 독특하죠.
      만약 사석에서 같이 앉아 뭘 먹는다면,
      저분의 손이 평소에 무엇을 해 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저는 그 앞에서 커피 한 모금도 삼킬 수 없을 것 같아요.
      인간이 다 같은 사람이라는 것은 틀린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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