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숲의 위로법 본문

수평과 수직 /이 순간

숲의 위로법

숲 지기 2022. 8. 22. 00:35

 

 

숲에 들자

멀쩡하던 하늘에서 소낙비가 내렸다.

그리고는 오롯이 나만 걷도록

안개로 가려 주었다.

 

 

 

 

 

 

사람이 감당할 영역이 아닌가 싶은 슬픔 수위에 

숲으로 드는 것 밖에는 할 줄 아는 게 나는 없다.

 

숲은 길을 내어주었다.

돌길은 야단을 치듯 험하게 이어지지만 

이내 촉촉히 젖더니 아래로 방울방울 흘러내렸다

마치 꾹 참았다가 훔쳐내는 눈물처럼.

 

 

 

 

 

 

 

 

 

돌길에 호되게 넘어뜨렸다.

나의 어리석음을 숲도 질책하려 했으리라.

 

핸드폰 투명판을 깨뜨리고 오른쪽 무릎이 깨졌다.

깨진 무릎 덕분에라도 

펑퍼짐 앉아서

한번 싫컷 울어보라 했던 것.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