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친구에게 말 걸듯 (茶) 본문

수평과 수직 /'경계'란 없다

친구에게 말 걸듯 (茶)

숲 지기 2023. 10. 9. 01:22

 

오래 마음에 둔 친구에게 말 걸듯

다기를 들였다.

 

이름도 국적도 따지지 않고 

이거다! 싶은 것을 온라인으로 주문했었다.

 

 

 

 

시음회는 볕이 환한 시월의 오늘,

초대는 딱 한 사람 나였지만

숲이 병풍되고

바람이 다향을 거들었다.

 

 

 

 

아직은 낯이 선 다구의 이름을 써 주었다.

 

그런데 수구의 손잡이가 .....

주문을 하고 우송하는 중에 부러졌을 터였다.

손잡이뼈가 조각조각 난 그 심정

알고 말고.

 

 

 

 

 

언젠가 생일선물로 받은 인도산 블랙티,

우려낸 맛에 대해 뭐라 하기엔 

차를 대한 내 혀가 미숙하다.

 

친구 C와 차 전문집에서 차 몇 주전자 우려 마시고 헤롱헤롱....

적어도 이틀 밤을 뜬 눈으로 새웠었다.

그때부터였다 차 마시는 일을 술만큼 절제해 왔던 것이.

 

말 나온 김에, 친구 C는 뭘 하고 있을까....

데모대 앞장서서 사과탄 맞은 정의로운 그녀를

데모대 근처도 안 간 겁쟁이인 내가 여러 날 숨겨주었지.

 

 

 

 

 

'다도茶道' 라는 귀한 어휘가 우리말에 있다.

차 마시는 예절, 차 마시는 일로써 길을 깨우친다는 말이렷다.

 

한복 자태가 고우셨고 다례? 어쩌고 하는 압구정동의 어르신,

일 때문에 들렀다가 얻어마신 직지사 주지스님의 차맛.

그간 잊고 지내던

스물 너댓 즈음이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