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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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림살이 /동화·신화·재생

오월 두번째 토요일의 한 시간 반

숲 지기 2025. 5. 10. 22:36

 

 

오월 바람이 실어다 준 외마디

사람일까?

귀를 기울여보니 찌륵새가 묻고

고목 아카시아꽃들이 느낌표 묶음으로 답하고 있네

열린 창으로 들어와 세력을 키운 햇살 

콩알  여러 개를 뭉친 듯한 크기의 돌 몇 개를 비추니 

화산돌 작은 구멍에 말랑말랑한 울음이 그림자처럼 숨어든다. 

 

 

사려니숲 계곡에서 주운 돌들, 그중 두어 개는 제주에 두고 왔다.

 

 

한라산 중턱 어느 계곡에서 얻어왔는데

모두 두고올 걸 그랬나.

그 날은 산벚꽃이 칡넝쿨에 함부로 엉겨 피었고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이를 찾아

발바닥이 아프도록 그 숲을 걸었다.

세상의 가지들이 제 살을 열어 봄잎을 내보내고 있던 때. 

 

 

 

돌의 구멍을 하염없이 들여다볼 것 같다.

 

 

 

여기 이 먼나라 숲집에서

딱 한시간 반만 한라의 숲에서 살기로 하고 자명종을 켜 두었다 

오월 두번 째 토요일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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