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흑림(Blackforest)에 살으리랏다

오월의 춤(Tanz in den Mai)과 오월의 나무(Maibaum) 2 본문

독일의 명절·풍습 /기타

오월의 춤(Tanz in den Mai)과 오월의 나무(Maibaum) 2

숲 지기 2017. 5. 21. 21:51

오월의 나무(Maibaum)

 

 

 

우리 마을 앞에 세워진 마이바움, 흐린 날 찍은 탓에 ....

 

 

 

오월이 되기 하루 전, 자작나무나 전나무 가운데 건강하고 아름답게 자란 것을 골라 밑둥을 자르고 화려한 장식 띠를 둘러 특정한 장소에 세웁니다. 이름하여 오월의 나무라고 하는, 마치 전례 축제와도 같은 이 행사의 유래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옛 켈트족에서는 5월은 여름이 시작됨과 동시에 생명 잉태의 달로 여겼습니다. 그리스로마 문화의 다산의 여신 마이아에서 오월(Mai)이라는 이름을 따온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추운 계절이 끝나는 4월 말일부터 밤을 새워 춤을 추며 5월의 시작을 자축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상징적으로 무엇인가를 우뚝 세웠는데, 젊음과 녹색의 상징인 튼튼한 나무 한 그루 즉, 오월의 나무였던 것이지요. 

라인지방(Rheinland)에서는 오월의 나무를 몰래 품어 온 사랑 고백의 용도로 세웠습니다. 이때는 주로 자작나무를 썼어요. 잎이 갓 피어난 나무를 베어서 울긋불긋 장식을 한 뒤, 사랑하는 여자의 집 앞에 세웠던 것이지요. 일정한 시일이 되어 세운 나무를 스스로 치울 때, 여인 측에서는 한통의 맥주나 키스 등을 답례로 주었다고 하는데 참 로맨틱합니다.

 

 

 

 

산너머 동네엔 또 다른 나무가 세워졌어요. 길 가에 세운 탓에 길 이정표가 살짝 가렸습니다.

 

 

 

 

독일이라고 전 지역에 마이바움을 세우는 것은 아니고, 전통이 이어지는 곳은 남부독일 즉 바덴뷔르템베르크와 바이에른 라인란드 오스트리아와 동유럽 일부이고, 마을단위, 동네 단위의 결속력을 다지는 행사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아주 자그마한 마을에서부터 제법 큰 도시 단위로 그 지역의 젊고 힘쓰는 장정들이 주축이 되어 오월의 나무 세우기를 합니다. 곧고 건강하게 뻗은 나무를 톱으로 잘라서 마을의 중심이 되는 동사무소, 시청 앞으로 이동을 하는데 이 과정이 마치 놀이처럼 축제처럼 진행이 됩니다. 나무를 운반하는 긴 수레에는 맥주박스가 함께 담겨 있어서 청년들은 웃고 마시며 즐기며 함께 이 일을 합니다. 우리 지방 맥주회사에서는 이날 크게 한 턱을 쏘며 맥주들을 기부하기도 하고, 기분을 내느라 꽤 많은 청년들이 흑림의 전통 의상을 입고 이 즈음의 나무 운반 대열에 끼어있는 걸 보게 되지요.

예정된 터에 나무를 세우고, 마을의 동장이나 시장 등이 축하의 덕담과 함께 축배를 나눕니다.

(우리 마을은 관광지인 터라 더 화려했을텐데 ....... 내년에 필히 참석을 한 후에 이 글을 다시 보충해야 겠네요.)

 

 

 

 

여긴 계곡의 아랫동네

 

 

 

 

마이바움은 이렇듯, 남성적 기운과 마을의 번영을 기리며 세우는데 특이한 것은 나무의 껍질을 다 벗기고 세웁니다. 이유는 껍질 속에 악령이 가장한 딱정벌레가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좀 우스운 미신으로 치부되는 이론이지만, 어떤 시대의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절대적으로 믿었었지요. 

마이바움 행사가 마녀사냥의 이야기와 결부되었던 중세의 매우 슬픈 역사도 있었으니까요. 

이 이야기를 제 블록 어딘가에 썼지 싶은데...... 그쵸.. 

 

 

 

 

 

 

  • 노루2017.05.22 18:06 신고

    마이바움 이야기 재밌네요.
    마이바움을 나르는 수레, 청년들, 맥주 박스, 구경하는 처녀들과
    동네 사람들, 그 분위기, ....

    답글
    • 숲지기2017.06.07 00:23

      지역마다 동네마다 조금씩 다른데,
      북유럽은 이런 풍습이 없는 것으로 압니다.
      대대로 행해왔던 지역은 전통을 귀히 여겨서 지켜나가려고 하고요.
      내년엔 꼭 한번 저도 참석을 해볼까 합니다.

  • 이쁜준서2017.06.06 09:48 신고

    한국 시골에서 살아 본 저 같은 사람은 상시로 있는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성황당을 떠 올려 집니다.
    마이바움이란 행사가 친근하게 여겨 집니다.
    사람들의 기원이 이 우뚝 솟은 나무로 하늘에 전달 될 듯이 느껴지고,
    젊은 사람들의 나무를 베고, 운반하고, 맥주를 마시고의 축제가 참 좋아 보입니다.
    민속문화 입니다. 처음 들어 본 이야기 입니다.

    답글
    • 숲지기2017.06.07 00:27

      맞아요, 성황당이란 곳도 있지요 참.
      그런데 좀 무서웠던 기억이 있는데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유럽은, 특히 제가 사는 중부유럽은 여러 민족이 교차되고 섞여서 살아왔기 때문에
      풍습과 문화도 다양합니다.
      그 가운데 음식문화와 종교의식 등은 마을마다 집집마다 다르기도 하고요.

    • 이쁜준서2017.06.07 01:01 신고

      저는 집집마다 다른 김치 맛 된장 맛이 있어서
      우리들의 음식문화가 됨을 좋아합니다
      각국의 음식문화 민속문화는 일제점령기 36년
      동안 그렇게 말살시키려 해도 보존 되었던것
      왜군들의 점령으로 다 망한것 같았을 때 의병이.일어나고 이순신 장군 있어
      전쟁에서 이기고 그런 힘은 민초들의 문화와 정신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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